솔트 - Sal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액션영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남자 배우의 차지였고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안젤리나 졸리가 그런 편견을 말끔히 부숴버렸다. 그동안 '툼레이더','원티트','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등을 통해 남자 못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여왔고 터프한 여전사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놀라운 변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담은 있었을 것이다. 액션영화의 원톱 여주인공은 거의 없었을 뿐더러 성공보다는 실패 위험이 더 컸기 때문이다.  

'솔트'는 원래 톰 크루즈가 맡을뻔 했지만, 그가 출연을 거절하면서 다른 남자 배우가 아닌 안젤리나 졸리에게로 오게 됐다. 평소 본드걸 보다는 본드 역할을 하고 싶다던 그녀인지라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는 CIA요원 역이 당연히 탐날수밖에!! 졸리는 이 복잡미묘한 에블린 이라는 요원을 너무도 훌륭히 잘 표현해냈다. 무엇보다 전작들에선 (액션도 좋았지만) 감추려해도 감춰지지 않는 섹시미를 마구 뿜어냈다면, '솔트'에선 섹시미 대신(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잘 훈련받은 요원의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다만 냉전시대의 산물인 '데이-X' 이라는 가설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소재임엔 분명해 보인다. 더이상 러시아와 미국에 관한 이야기는 설득력도, 재미도 없고 좀 지루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새로운 악으로 자주 거론되는 북한이 초반에 나오는데 차라리 그게 더 새로워 보일 지경이다. 물론 한국인으로서 자꾸 북한이 거론되는게 기분이 유쾌하진 않지만, 확실히 다른 나라 관객들보다는 색다른 재미를 찾을수 있다. 예를 들어 북한 병사들의 말을 자막없이 들을수 있고, 북한을 찬양하는 선전문구들을 읽을수 있으니 말이다.  

CIA 요원 솔트는 남편과의 근사한 결혼기념일 시간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게 된다. 러시아인 망명자가 자수를 했는데 그의 말 한마디가 그녀를 스파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가 말하길 러시아에서 고도로 훈련된 스파이들이 미국 곳곳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으며, 곧 입국하게 될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할 스파이의 이름이 바로 에블린 솔트 라는 정보였다.  

망명자의 말은 기계 체크에선 진실로 나왔고, 이는 솔트가 러시아 스파이 인지에 대한 심문을 해야 한다는걸 의미했다. 과연 솔트는 그의 말대로 이중 스파이 였던 걸까? 아니면 그의 거짓으로 위험에 처하게 된 죄없는 요원인 것일까. 진실은 조사하면 나오겠지만 솔트는 탈출을 감행한다. 그녀가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무모한 탈출을 시도한 이유는 바로 남편의 안전 때문이었다. 자신에게 누명이 씌워진다는건 곧 남편에게도 위험이 뒤따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솔트는 자신의 무죄를 항변하며 남편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숨겨뒀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북한군에 의해 무자비한 고문을 받았던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맨 몸으로 뛰어드는 차 위에 뛰어 들고, 벽을 타고 총을 빼 든다. 남자 17명과도 거뜬하게 이길듯한 포스로 말이다. 그녀가 누명을 쓴 CIA 요원인지,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는 러시아 스파이 인지는 꽤 이른 시간에 밝혀진다. 나야 솔트가 누명을 썼길 바랬지만 그녀는 망명자의 말대로 러시아 스파이였고, 러시아 대통령 암살이라는 계획을 위해 지금까지 조용히 살아왔다. 선량한 미국 시민이자 국가를 위해 일하는 CIA 요원으로 말이다. 철저하게 신분을 속인 그녀는 망명자의 말대로 러시아 대통령을 죽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까?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남편을 찾을수 있을까? 

제 아무리 살인병기로 교육받은 사람이라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면 굳건한 사상도 바뀌는 모양이다. 이건 에블린이 여자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남자였어도 마찬가지 일것 같다. 북한군에게 고문을 받고 아무도 그녀를 구할수 없는 상황이었을때 오직 단 한 남자만이 그녀를 구하기위해 애썼다. 처음엔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그 순간 이후로 솔트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그 남자는 솔트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그 전부를 잃게 됐을때의 솔트의 심정은 충분히 짐작할수 있게 된다. 더이상 그녀에게 남아있는 것도, 지켜야 할 것도 없게 됐다. 오직 복수만이 남을 뿐.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의 후속편이 나올것 같은데 기대가 된다. 단, 스토리는 좀 더 짜임새있고 재밌었으면 한다. 액션신 빼고는 볼만한게 없어서 많이 아쉬우니 말이다. 그래도 안젤리나 졸리의 시원시원한 모습을 봐서 개인적으로는 큰 불만은 없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졸리는 금발보단 흑발, 갈색 머리가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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