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 너의 손길이 필요해 너의 손길이 필요해
예영 지음, 황유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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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에선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좋은 일보단 나쁜 일이 많고, 그래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곳이 즐비하다. 이 책은 도와주고는 싶지만 방법을 몰라 주저했던 이들에게 '이런 곳이 있으니 관심을 가져주세요'라며 소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책의 제목처럼 세계 곳곳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고, 우리는 작은 관심과 격려가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경험을 할수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수도 있다. 내 주위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도와줘야지, 왜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까지 신경쓰느냐고.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옳다고 맞장구 쳐 줄 수도 없다. 우리가 6.25 전쟁을 치르고 여러면에서 힘들었을때 세계각지에서 보내준 사랑의 손길을 그새 잊었느냐고 되려 묻고 싶다. 얼굴 한번 보지도 못한 이들이 십시일반 전해준 따뜻한 마음은 전쟁의 상흔을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받기만 한 우리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베풀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나눌 수 있다는건, 그만큼 성장했다는건 큰 축복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도 도움을 주는데 인색하다면 그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자신 스스로가 부끄러운 일이다. 더 부끄러운 사실은 우리나라가 경제면에 비해서 많이 베풀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들이 구호 물품을 많이 낸다는 건, 우리가 반성하고 생각해 볼 문제이다.

 

코트디부아르의 열세 살 마리암은 100명의 아이들과 함께 카카오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부모님의 말과는 달리 학교에도 못 가고 배 불리 먹지도 못한채 하루 12시간을 열매를 따고 거름을 주고 농약을 치고 잡초를 없애는데 쓴다. 품삯은 커녕 조금만 쉬어도 채찍이 날아오는 그 곳에서 아이들은 절망을 맛본다. 카카오 열매를 만지면서도 초콜릿은 한번도 먹지 못한 아이들. 가난은 아이들을 값싼 노동자로 만들었고 어른들은 거리낌없이 착취해갔다. 학교 가기 싫다고, 밥 먹기 싫다고 떼를 쓰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리암의 이야기를 해주면 어떨까? 너가 하기 싫은 일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소원 이라는걸 알려주면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가난한 나라 아이들은 노동 착취의 덫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 모습을 보고있으면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애처롭다. 한창 엄마 품안에서 어리광을 피워야 할 5~6살 아이가 배에 갇힌채 하루종일 물고기를 잡고, 축구공을 만들고, 돌을 쪼갠다. 그런 모습을 TV에서 접할때 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과연 누가 이 아이들의 웃음과 미래를 빼앗는가. 누구도 그럴 권리가 없는데 말이다. 설령 그게 부모일지라도.

마리암과 같은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라는 기구가 생겼다. 어린이와 관련된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개선하기 위해 생겼고 우리나라도 6.25 당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작은 나라 투발루는 해마다 해수면이 높아져 면적이 바닷물에 잠겨 사라지고 있다. 이 나라의 슬프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W]라는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있다. 가뜩이나 작은 나라가 100년 후에는 세계지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니 어떻게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 일은 투발루만의 문제가 아니었는데, 해수면이 높아진건 지구의 기온상승때문이었고 그 원인은 선진국들에게 있었다. 경제발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의 증가와 자연파괴 등으로 피해를 입은 곳이 엉뚱하게도 투발루 였던 것이다. 지구를 멍들게 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죄없는 사람에게 간 경우다. 이에 투발루는 2001년에 국토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이 일은 사람들에게 지구 환경을 개선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그린피스'라는 세계적인 환경 단체등이 더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다.

 

다음으로 만나볼 사연은 더 끔찍했다. 할례라는 걸 들어본 적이 있는가? 처음 알게 된건 성경책을 통해서 였는데 그땐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그러다가 할례가 '여성의 성기 일부분을 잘라 내고 소변과, 생리를 할때 피가 흘러나올 만큼의 작은 구멍을 남겨 놓고 다시 꿰매는 시술'이라는걸 알게 된 후로는 경악했고, 이런 일이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여지껏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소말리아의 아르다도 생일 날 이 의식을 치뤄야만 했다. 이 끔찍한 경험 후에 언니와 친구가 죽고 엄마는 평생 고통스러워 한다는걸 알기 때문에 너무도 두려웠지만 어린 소녀가 도망 갈 곳은 없었다. 평생 소변 볼때마다 30분 이상 고통 받아야 하고 아이를 낳을때 죽을수도 있는 할례를 과연 아름다운 전통 이라고 할수 있을까? 그것은 철폐되어야 할 악습일 뿐이다.

'국제연합', 즉 UN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정치,경제,환경,무역 등 갖가지 문제의 현장속에 가장 먼저 달려가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이다. 아르다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수술을 했고, 사람들은 할례의 위험성을 알리는데 힘썼다. 하지만 지금도 없어지지 않는 할례.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케냐의 사무엘은 물을 길으러 6km의 강가까지 가고, 동물의 시체와 쓰레기들이 떠다니는 강물을 마시고 씻으며 생활한다. 우리가 봤을땐 썩은 물이 그들에겐 유일한 식수원이다. 이 물을 사용하면 각종 병에 걸려 죽을거라는 걸 잘 알면서도 먹을수밖에 없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우리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나오는걸 당연시 여기고, 물 부족 국가임에도 아끼지 않고 쓴다. 물낭비가 심해 국가에선 요금을 더 올리지만 효과는 없어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물은 주위에 흔했고 아껴야 한다는 배움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엔 물을 사먹는게 큰 충격이었는데 이제는 생수를 사는게 당연하다. 만약 몇십 년 후 케냐처럼 물이 귀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흙탕물도 감지덕지 하며 마시지 않을까. 인간에게 꼭 필요한 물이 없어 '재앙의 물'을 먹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줄수 있는건 무언지 생각해보자. 6.25때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 목사와 한국의 한경직 목사가 설립한 '월드비전'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외에도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나 자연재해,기아 등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달려가 즉각적인 구조활동을 펼친다. 나도 처음엔 의사들로만 구성된 단체인줄 알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질병예방사업을 하고 구호물자를 나눠주는 일을 한다. 또 '국제앰네스티'는 국적,인종,신앙의 차이를 초월하여 활동하는 비정부기구로, 전세계의 250만 회원이 활동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적인 인권단체이다. 우리에게 많이 익숙한 세계보건기구 'WHO'는 병으로 죽어 가거나 혹은 제때 치료받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보건단체 이다. 전염성 강한 콜레라는 치료하지 않고 놔 두면 사망률이 50%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주면 1%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 병원을 못가 아까운 목숨을 잃게 된다. 때론 간단한 응급처치를 못해 악화되거나 죽는 경우를 보면 무척 안타깝다. 그런면에서 우리의 도움이 주는 무게는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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