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제자 - The Sorcerer's Apprentic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범한 소년이 어느날 세계를 구할 영웅으로 점 찍어져서 커 간다는 이야기는 판타지 영화의 기본 골격이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영웅이 악한 세력에게 당하는 반전이 생기거나, 그동안 보지 못했던 참신한 스토리가 나온다거나 하는 영화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화려한 볼거리를 즐기기 위해서 선택한다. 뻔한 내용이지만 현실세계와는 다른 환상적인 세상을 그리기 때문에 대리만족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평작은 하기 때문에 크게 실망할 일이 없고 아이들과 함께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인 관객들에겐 큰 재미와 점수를 받진 못하는게 사실이다. '마법사의 제자'도 예외일순 없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마법사로 나오는데, 그는 최근 이런 가족 오락 영화류에 많이 출연하고 작품도 쉴새없이 하는 것 같다. 젊은 시절의 다채로운 연기의 폭을 보고싶은데 조금 아쉬운 마음도 있다. 마법사의 제자 데이브 역으로는 제이 배러첼이 맡았는데 어려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82년생 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판타지 영화 주인공을 보고있자면 하나같이 비슷한 모습이다. 갈색 머리에 샌님같은 이미지, 몸짱은 커녕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처럼 비리비리하고 약해 보인다. 주변에서 쉽게 볼수있는 평범한 학생 같다고나 할까? 솔직히 이런 외모로는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긴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어째서 주인공으로 뽑힌 것일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관객들에게 '나 처럼 평범한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 되는'과정을 보여주면서 감정이입을 쉽게 이끌어 내게 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허술한 점이 없는 완벽한 엄친아가 영웅까지 되는 모습보단 확실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수 있다. 그래도 '착한 것'빼고는 매력이 안 느껴져서 영화를 보는 재미가 조금 덜 하긴 했다. 그래서 더 화려한 볼거리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이렇듯 평범한 데이브는 발타자로부터 후계자로 낙점받게 되고 얼떨결에 마법사 수업을 받게 된다. 어린시절 발타자와의 만남으로 인생이 크게 꼬였던 데이브 로서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운명이었지만,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해야만 했다. 그래서 촌스러운 뾰족 구두도 신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지만 그에게 큰 열의는 없어 보인다. 세계의 멸망이 그의 손에 달려있다는 심각한 소식을 듣고도 큰 사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면 10년만에 만난 여자친구의 마음을 얻기위해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반면 스승님의 유언을 받들어 후계자를 찾아나섰던 발타자에게 데이브 라는 존재는 꼭 필요했다. 그 만이 세상을 구할수 있었기에 무려 천년이나 찾아 헤맸던 것이다. 그래서 데이브에게 열심히 마법을 전수하지만, 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데이브 또한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벗어나려고만 하니 발타자의 속만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 발타자는 너무도 진지한데 데이브는 그렇지 않아서 왠지 안쓰럽기까지 했다. 제자 데이브 보단 발타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게 돼서 그런가보다. 

영화의 8할이 마법을 배우는 과정과 사랑을 이루려는 장면이라 조금 지지부진 하기도 하다. 그러다 갑자기 영화를 끝맺어서 성급한 느낌까지 들었다. 세상을 지배하려는 이들이 깨어나려고 하는 순간이 너무 싱겁게 끝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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