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우리 미술 블로그 -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교과서에 숨어 있는 우리미술 이야기
송미숙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양미술에 대한 책이 많은데 비해 우리 미술에 관한 자료는 상대적으로 부족한게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들어 많은 조명이 비춰지고 책이 나오고 있어 다행이다. 특히 이 책은 많은 자료와 재미있는 해설이 곁들여져 있어 자칫 딱딱하게만 느껴질수 있는 부분을 잘 피했다. 블로그 라는 제목처럼 책 속 디자인도 인터넷 블로그 메뉴를 연상시키게 해놔서 흥미로웠다. 단, 너무 빽빽하게 해놔서 처음엔 겁(?)을 먹을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실려있는 정보가 많다는 뜻이겠다.   

삼국시대, 조선 초 중기, 후기, 말기, 한국 근 현대로 크게 나뉘어 지는데 삼국시대의 회화는 주로 학창시절에 많이 봐왔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자료가 적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작품 속 의미와 시대상을 알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고구려,백제,신라의 뚜렷한 개성이 돋보이는데 같은 시대를 살고 있고 같은 민족이지만 차이점이 있다는게 두드러진다. 씩씩한 고구려,여성적인 분위기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백제, 섬세한 세련미가 돋보이는 신라는 생활상의 다름 만큼이나 벽화에서도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옛날엔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종교와 미술이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서양의 벽화와 작품을 보면 종교를 모티브로 한 경우가 많고 그로인해 발전이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에겐 불교가 그러했는데 그중에서도 국교가 불교인 고려가 그러했다. 불교를 바탕으로 한 미술 문화는 많은 예술품을 낳았고 그 중 신비로움을 뽐내는 고려청자는 으뜸으로 꼽힌다.중국이나 일본의 청자의 화려함에 비해 고려 청자의 첫 인상은 너무도 수수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계속 보면 볼수록 은은한 색상에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감동받는데, 아직도 고려청자의 오묘한 푸른색의 비밀을 풀지 못했다고 하니 아마 오랫동안 신비로움으로 남을 것 같다.  

조선으로 오면서 불교는 천대받고 유교가 채택되며 미술 문화도 그쪽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각 시대마다 유명한 화가들이 많이 등장한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꾼 꿈을 바탕으로 한것은 유명한 이야기이고, 현모양처의 대표로 꼽히는 신사임당의 그림이 실제와 너무 똑같아 벌어진 일화들도 유명하다. 조선 시대 그림을 보면 선비의 고고함을 나타내는 사군자와 풍경, 새 와 같은 그림들이 많은것 같다. 그리고 초상화도 많이 그려지는데 주로 사실적인 표현에 집중하고 인물의 내면과 교양,학문의 깊이까지 담아내도록 한게 큰 특징이다. 예전엔 사진이 없기 때문에 초상화가 발전할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국,일본의 초상화와 비교해 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김홍도와 신윤복 말고도 개성 넘치는 화가들을 만날수 있었는데 스스로 눈을 찔러 애꾸가 된 취북이 그러했다. 이한철이 그린 최북의 초상엔 오른쪽 눈을 감고 있는 그를 볼수 있다. 그리고 개와 고양이, 새를 대상으로 한 그림도 많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동물들 이어서 친근함이 더해진다. 하지만 가장 좋은건 그 시대를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담긴 그림이다. 김홍도가 대표적인데 그의 작품은 역사 고증으로서의 가치도 있는것 같다. 자연의 풍경도 좋지만 조상들의 생활 모습에 더 큰 호기심이 생기고 좋아하게 된다. 한국 근,현대의 작품은 대부분 모르는 것이어서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도 그러했다. 요즘들어 위작 논란에 휩싸여 안타까움을 낳고 있는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은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우리나라 미술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분들인데 불미스러운 일에, 특히 작품에 매기는 돈 때문에 벌어져 더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우리 미술의 대부분을 시간순대로 짚어주고 있는데, 중간 중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곁들여져 있어 지루한줄은 몰랐다.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자칫 겉만 핧고 갈수도 있지만 내용이 충실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에 어렵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 미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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