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나영씨의 새로운 작품인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오랜만에 그녀를 본다는 기쁨이 컸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남자로 변하는 모습은 더이상 모험도 아니고, 자칫 허술하게 했다간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굳이 그런 모험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나영씨가 남장 시도를 할만큼 이 영화에 큰 매력이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안 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영화, 이나영씨가 출연하니까, 오랜만의 작품이니까 꼭 봐야만 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코믹하고 심각한 주제가 나오진 않는다. 포토그래퍼 손지현(이나영)은 과거에 남자였지만 현재는 여자이다. 그녀는 남자친구 준서와 사귀고 있는데 둘의 관계는 좀 미적지근하다. 분명 서로 좋아하고 애인 사이는 맞는데 1년간 만난 사이치고는 조심스러워 보이고,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한 것 같은 풋풋함이 보인다. 준서 역을 맡은 김지석씨는 확실히 이런 역할이 제격인것 같다. 무게잡고 진지한 역 보다는 깨방정도 떨고 분위기도 업 시켜주는 역 말이다. 손지현을 너무도 사랑하는 귀여운 로맨티스트 역이 제법 잘 어울렸다. 낯간지러운 대사가 몇번 나오는데, 그 대사를 할때 오글거리긴 했지만.  

근데 이 영화는 그런 오글거리는 대사 뒤에 곧바로 코믹한 장면을 집어넣어 진지한 분위기, 정통 멜로 장면(?)을 금방 잊어버리게 하는 것 같다. 지현과 준석이 모래사장을 거닐며 얘기하는 장면이 그 중 하나인데, 준석의 멋진 말 뒤에 보이는 모텔 풍경이 나온다. 멋진 대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준석의 숨은 뜻이 밝혀지며 웃음을 유발한다. 이처럼 이 영화는 군데군데 아기자기한 코믹 요소를 많이 집어넣었다. 손지현의 동창생인 영광(김흥수)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자동차 세일즈를 펼쳐서 나중엔 그가 무슨 말을 꺼낼지 예상할수 있다.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면 그건 곧 자동차 카달로그요, 대화를 마무리할땐 반드시 '차 한대 뽑아라'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코믹한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에 지현에게 닥친 상황이 무겁게 그려지진 않는다. 존재조차 몰랐던 아들과 같이 살게 되며 어쩔수없이 남장을 하게 되는데, 누가 봐도 티가 나는 변장이다. 새아빠의 핸드폰 문자를 통해 친아빠의 주소를 알아내고, 가출까지 해가며 손지현을 찾아온 아들 유빈은 꽤나 영특해 보인다. 그런데 고모로 알았던 손지현이 남장을 하고 아빠로 나타나자 그걸 그대로 믿는다. 나중에 손지현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되고 난리가 나는데, 그 장면을 모두 목격한 유빈은 어쩌면 아빠의 정체를 알면서도 모른척 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요즘 아이들은 성전환 에 대해 조금은 알지도 모르니까. 어쨌든 아는지 모르는지 유빈은 친엄마와 새아빠의 걱정도 모른채 친아빠 손지현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처음엔 아들을 어쩔줄 몰라하던 손지현은 아들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그건 유빈 또한 마찬가지이다. 게임을 하며 공통점을 발견하자 "아빠"하고 안기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 전에는 아빠에 대해 조금은 의문을 갖고 있었던것 같은데 게임을 통해 친아빠가 맞다는걸 깨달은 듯 싶다. 그렇게 아빠와 아들 관계가 되는 이들 부자.  

그런데 결말로 내달리는 과정이 너무 작위적 이었다. 지현과 아들이 야영을 하는데, 잠자던 유빈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단다. 지현은 아들을 업고 병원까지 가는 내내 울면서, 자신이 유빈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되는데 좀 뜬금없다고나 할까. 끝은 내야되겠는데 계기가 없으니 갑자기 애가 배 아픈걸로 한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렇게 유빈이 부모님과 만나게 되고(지현의 동창과 선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게 된다. 현실에서라면 쉽게 이해하지 못할텐데 말이다.  

잘 만든 영화도 아니고, 허술한 장면이 많았지만 그래도 나영씨에 대한 충성심 때문인지 나름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나영씨의 마스카라 두께가 눈에 거슬렸다. 남자였다가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손지현 캐릭터를 보여주기위해 일부러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두껍게 발랐을수도 있지만, 나영씨의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자꾸 마스카라 두께만 보게 됐고, 흰 자에 자꾸 그림자가 지는게 아닌가!!!그래도 나영씨의 미모를 가릴수는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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