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 Avat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3D로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즐기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제임스 카메론의 12년만의 작품은 예상보다 더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특히 영화속 '나비'족의 아름다운 모습과 판도라 행성의 독특한 동,식물들의 예쁜 모습이 황홀한 기분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에게도 아름다운 지구가 있지만 그에 걸맞게 인간이 아름답다고 말하긴 힘들다. 오히려 지구를 파괴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비족은 자연과 교감하고 받아들인다. 어쩔수없이 짐승을 사냥해도 기도를 하고, 주인공 제이크가 무서운 동물들에 둘러쌓여 죽게되자 나비족인 네이티리가 동물을 쏴 죽이는데 이때도 '슬픈 일'이라고 표현한다. 만약 인간이라면 동료를 해하려는 동물을 죽인 후에 안도하고 기뻐하지, 죽은 동물을 위해 슬퍼할까? 그만큼 나비족의 심성과 자연을 숭배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런 나비족에게 인간은 무한한 욕심을 드러내고 어둠의 손을 뻗친다. 나비족이 살고있는 나무 밑에 '언옵타늄'이라는 거대한 자원이 묻혀져 있었고 인간은 이것을 탐낸다. 작은 언옵타늄 조각 하나가 수십억짜리이니 이곳을 점령하기만 하면 돈방석에 앉는건 시간문제였다. 더불어 지구의 자원고갈 문제도 해결되니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이아몬드를 얻기위해 전쟁까지 치르는 인간들인데 우주에서 못할까? 더구나 나비족에겐 인간처럼 거대한 탱크와 최첨단 무기도 없으니 단시간에 쓸어버리고 목적인 언옵타늄만 가지면 된다. 하지만 그 전에 이곳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탐사를 할 필요가 있었고, 해병대 출신인 제이크와 박사등이 아바타로 변해 나비족에게 들어가게 된다.  

이처럼 줄거리는 상당히 단순한 편이다. 아바타로 지내며 인간과 나비족 사이에서 방황하는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사랑,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벌어진 거대한 전쟁은 예상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루하지가 않았다. 판도라 행성의 아름다운 배경, 꽃, 동물, 하늘을 나는 새 등은 입이 떡 벌어지게 할 만큼 신기하고 멋지고 아름다웠다. 내 눈앞에 저런 풍경이 있다면, 10분 만이라도 지낼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무엇보다 나비족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체형과 얼굴에 박힌 점(?)에서 뿜어져나오는 환한 빛등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생명체였다. 그래서인지 나비족이 나오다가 인간이 나오면 왠지 더 작아보이고 평범해보였다. 돈 때문에 위대한 자연을 망가뜨린 인간의 모습이 어찌나 추악하게 보이던지.  

반면 나비족, 특히 네이티리의 모습은 같은 여자가봐도 참으로 아름다웠다. 제이크역을 맡은 샘 워싱턴에겐 큰 매력을 못 느꼈지만, 네이티리의 모습은 눈이부실만큼 예뻤다. 영화를 보고 나온뒤 떠오른 것은 작년에 본 김윤진씨의 책 이었다. 그 속에서 제임스 카메론의 파일럿 프로젝트에 잠시 참여했고, CG작업을 위해 특수 옷을 입은 사진이 있었는데 혹시 그게 [아바타]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이 작품이 맞았다. 감독은 파일럿 촬영때 김윤진씨의 연기가 좋아 정식으로 캐스팅 하고자 했지만 [로스트]의 촬영때문에 시간이 안돼 결국 포기했다는 인터뷰였다.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멋진 작품에 참여한다는건 좋은 기회였을텐데 말이다.  

긴 러닝타임 동안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게 해준 제임스 카메론 감독. 그가 보여준 세계는 파라다이스였고, 결코 파괴되지 말아야 할 곳이었다. 이곳을 택하고 사랑하게 된 제이크의 심정이 십분 이해됐다. 현실의 그는 하반신 마비의 군인이었지만, 이곳에선 걷고 뛰고 하늘을 날수있는 용맹한 나비족 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마음을 움직인건 아름다운 나비족 사람들의 마음과 눈부실만큼 위대한 자연의 모습이었다. 만약 그가 지구로 돌아가 다리 수술을 했다하더라도 아마 평생 판도라를 그리워했을 것이다. 잠시 그 행성을 본것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그는 직접 겪었으니까. 그래서 그가 나비족 편에 서서 전쟁을 용맹하게 치르는게 이해가 됐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목숨이 아깝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곳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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