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스트 - The Soloi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극적인 전개를 원하거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을 많이 듣고 싶었던 관객이라면 조금 실망했을 법한 이야기다. 영화처럼 놀라운 실화를 바탕으로 했겠거니 했는데 밋밋하다 느낄만큼 싱거운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억지 감동을 주는 영화는 사양하지만, 이 영화처럼 마지막까지 잔잔한 영화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기대했던 것 보다는 감동을 받지 못해서 그런가보다.  

LA 타임즈 기자 로페즈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칼럼을 쓰고 있다. 동료는 자신의 이라크 기사에 메일을 보내온 사람은 고작 10명인데 반해, 로페즈의 가벼운 사고(자전거 추돌사고)엔 몇십명의 위로 메일이 왔다고 투덜거릴 정도다. 하지만 로페즈는 언제나 칼럼 소재를 찾아 다니는데 지쳤고, 새로운 메시지가 하나도 없다는 전화 녹음 소리만 듣고, 정원에 너구리가 나타나 헤집는 등 좋은 일이라곤 없는 상태다.  

도로에 멍하니 앉아 있는 로페즈.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아름다운 연주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에 이끌려 찾아간 곳은 베토벤 동상 이었고 그 앞엔 노숙자가 줄이 2개밖에 없는 바이올린은 켜고 있었다. 횡설수설 끊임없이 말을 하는 나다니엘에게서 칼럼 소재를 발견한 로페즈. 줄리어드 음대를 다녔다는 그의 말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로페즈는 그를 찾아 나선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시끄러운 도로변에서 연주를 하는 나다니엘. 온갖 물품이 담겨져있는 카트를 밀고 다니는 그를 돕기위해 한 할머니가 자신이 쓰던 첼로를 주고, 로페즈는 그를 LAMP라는 장애인 공동체 숙소에 데려가려 한다.  

하지만 나다니엘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고 자주 마찰을 빚는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그를 돕기위해 로페즈는 힘을 쓰지만, 과연 그게 나다니엘을 위한 길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다니엘에 관한 칼럼을 쓰고 상까지 받고, 나다니엘이 다시 레슨을 받고 연주회에 설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어쩌면 자기 만족 이었을지 모른다. 메리의 말처럼 어쩌면 그는 나다니엘을 이용했는지도 모른다.  

나다니엘이 로페즈에게 사랑한다고 했을때 보인 반응이 그렇다. 자신은 그를 평생 책임질수도 없고, 그 사랑이 부담스럽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를 도와줘야 하는 입장이 아니라,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그가 힘들때 손 내밀수 있고 가끔 만나며 우정을 확인하는 친구는 어떤 부담도 없을테니까. 그렇게 로페즈는 나다니엘에게 정중하게 말한다. 당신과 친구여서 영광이라고..

둘의 만남으로 기적이 벌어지는 일은 없었다. 나다니엘의 정신질환이 나은것도 아니고, 세계적인 연주자가 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친구를 얻었고 그게 가장 큰 변화였다. 언제나 베토벤과 음악가들을 생각하던 나다니엘이 친구라 부를수 있는 사람이 생겼고, 그의 멋진 재능을 알아봐준 로페즈는 새로운 친구를 얻었으니까. 그들의 우정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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