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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 My Sister's Keep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항상 반짝반짝 빛나는 역할만 할 것 같았던 카메론 디아즈가 세 아이의 엄마 역할로 나타났다. 아픈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불사하는 강인한 엄마로 말이다. 화장도,멋진 의상도 없지만 그녀의 또다른 변신을 본것 같아 좋았다. 여기에 알렉 볼드윈, 제이슨 패트릭, 아비게일 브레슬린, 소피아 바스실리바 등등 멋진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더 감동적이고 진한 여운을 느낄수 있었다.
부모는 백혈병에 걸린 딸을 살릴수 있다면 0.01%의 가능성이라도 붙잡기 마련이다. 어느 부모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두살배기 딸 케이트가 희귀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순간, 브라이언과 사라는 의사에 권고에 따라 맞춤형 아기를 만든다. 그 일이 비윤리적이라 하더라도 그건 제 3자나 할수있는 말이다. 막상 자신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윤리,도덕의 고귀한 정신보다는 내 아이의 목숨이 시급할 테니까.
하지만 맞춤형 아기로 태어난 안나의 입장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엾고 안쓰럽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나레이션대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연한 기회에,혹은 시덥지않은 사건으로 태어나게 된다. 하지만 안나는 분명한 목적을(언니를 살리기위한) 가지고 태어났다. 그리고 그 목적대로 안나는 끊임없이 언니 케이트를 위해 주사를 맞고 수술대에 올랐다. 그런 안나가 이제는 더이상 할수없다고 선언한다. 자신의 몸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엄마를 상대로 소송을 건다.
엄마 사라로선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안나는 그동안 잘해왔고 언니 케이트를 사랑했다. 이 소송이 케이트를 죽음으로 이끈다는걸 잘 알면서도 벌인 일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배신감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 브라이언은 안나의 입장을 이해해준다. 안나의 권리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의 소송은 큰 다툼으로 이어질 뻔 하지만 영화에선 원만하게 풀어지는것 같다. 소송 대상자가 가족이기 때문에 한 집에서 생활했고, 그로인해 갈등이 많이 생길거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소송때문에 불거지는 말다툼은 적었고, 오히려 케이트와 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많았다. 마치 소송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원작에선 더 심도있게 다뤄지지만 영화에선 케이트 위주로 이야기가 돌아가서 그런것 같다.
그동안 케이트의 병 때문에 가족의 모든 관심은 케이트로 갈수밖에 없었고, 그로인해 안나와 오빠 제시는 상대적으로 외로워했다. 책에서와는 달리 제시의 비중이 적고 캐릭터가 약간 다른데, 그래도 영화에서 잠시나마 제시의 방황이 그려진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턱대로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뒤 늦은 시간에 집으로 오는데, 불쌍하게도 아무도 제시의 외출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렇다고 모든게 케이트의 잘못은 아니다. 케이트 또한 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케이트는 첫사랑을 한다.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소년과 말이다. 첫 키스를 나눌때 약 맛이 느껴지고, 항생제 때문에 토하는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여줄수 있는 사이다. 가족이 줄수없는 또 다른 사랑을 준 소년. 그러나 이 만남은 오래가지 않았다. 둘은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별은 예상됐지만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공평하게 다가오지만 어느 누구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특히 가족들은 더 그렇다. 어떻게 해서든 케이트를 살리고 싶었던 사라의 욕심을 탓할순 없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테니까.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하는걸 지켜봐야만 했던 케이트의 삶도 짠하다. 위태로운 가족을 지켜봐야 했던 아빠도, 제시도 안나도 모두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만큼의 값지고 좋은 추억과 시간을 가졌다. 그들에겐 같이 있는 1분 1초가 너무도 소중했을테니까. 원작과는 달리 따스하게 끝나서 조금은 위로(?)가 됐다. 다 함께 스티커 사진을 찍고,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장면이 계속해서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