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맨틱 가이드 - My Life in Ruin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니아 발다로스가 이번엔 아예 그리스로 갔다. 여행가이드라는 역할 덕분에 그리스의 멋진 곳이 화면 구석구석 나와서 보는 즐거움은 있었지만 전작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웠다. 관광객들의 캐릭터도 이상했고(물건을 훔치는 할머니는 보기 불편했다.) 다양한 에피소드도 내 정서엔 안맞는 부분이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쌩뚱맞은 이야기 전개도 영화를 매끄럽게 해주지 못했다. 이 영화는 정말 킬링타임용이다. 잘만든 킬링타임용은 아니지만..

조지아는 그리스에 교수로 채용돼서 왔다. 그런데 교수에 재임용되지 못하면서 한순간에 실업자가 됐고 궁여지책으로 택한 일이 여행 가이드였다. 그녀는 다시 교수로 임용될날만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다. 여행가이드라는 직업은 잠시 머무르다 가는 곳일뿐, 그녀가 모든 열정을 쏟을 일은 아니었다. 그러니 관광객들에겐 지루한 가이드로 평가받기 일쑤였고, 여행사 사장은 조지아가 열정이 없다며 스스로 그만두기를 바랄 정도였다. 조지아 또한 이번을 끝으로 그만둘 생각이었다.  

반면 같은 여행사의 남자가이드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유적지에선 장황한 설명 대신 판넬을 세워 사진찍기 좋게 해주고, 잘나가는 클럽을 데려다주고 주구장창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쇼핑쇼핑쇼핑~!

내가보기엔 이런 일정이 재미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은 굉장히 좋아한다. 꼭 그리스가 아니더라도 가능한 일들을 왜 이렇게나 좋아하는걸까? 아마 관광객들 대부분은 그리스의 경치를 배경삼아 푹 쉬고, 멋진 사람과 교제하며 즐겁게 노는걸 가장 좋아해서 그런듯싶다. 물론 내가 그리스로 여행을 간다면 조지아 스타일이 더 좋을것 같다. 비행기표도 비싼데 술먹고 놀기보다는 멋진 유적지를 둘러보는게 더 나을테니까. 싸구려 기념품 살 시간에 말이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남자 가이드와 조지아의 스타일이 계속 비교되면서 재미를 준다. 조지아는 유명한 유적을 보여주며 관광객들에게 그리스의 역사를 설명해준다. 마치 교수가 학생에게 수업을 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조지아의 설명을 지루해하고 관심없어한다. 그럴때마다 조지아의 열정은 싹 틀 기미도 안생긴다.

에어콘도 안되는 버스, 말도 없고 수염이 덥수룩한 운전기사 포르코피, 자신이 하는 말엔 귀를 기울이지 않는 관광객들과 씨름하면서 조지아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일 자체가 싫어진다. 그러다 관광객 중 한명인 할아버지 어브의 조언에 따라 그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내 사람들의 호응을 얻게된다. 그렇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괴짜 손님들과도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도 포르코피와 사랑을 하게 되면서 생기가 돌게되는 조지아.

그전에는 재미와 열정이 없었던 가이드 일이 이젠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일과 사랑 두마리 토끼를 잡은 조지아. 영화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충분히 예상이 되지않는가?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덕분에 조지아의 삶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작위적인 설정이 너무 티나지만, 어쨌든 조지아의 가이드는 앞으로도 쭉 로맨틱하고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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