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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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은 440만 달러라는, 평생을 모아도 만질수 없는 거액의 돈 이었다. 행크와 제이콥 형제,그리고 루는 우연히 추락한 비행기 안에서 시체와 돈을 발견하게 된다. 주인이 없는 거액의 돈을 본 그들은 당황하고 흥분하다 결국엔 욕심을 낸다. 아마 그 돈을 직접 보지도, 만지지도 못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할것이다. 하지만 내 눈앞에 440만달러의 지폐뭉치가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싶다는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눈이 많이 내려 자신들이 남긴 증거를 없애주는 자연조건, 고로 비행기가 빨리 발견되는 일도 없고, 일련번호가 나란히 있지 않는 낡은 지폐라고 한다면 완전범죄를 꿈꿀수도 있다. 설사 이 돈을 찾는 사람들이 나타난다해도 증거를 남기지만 않으면 그돈은 세 사람의 것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돈에 굶주리고 실패한 인생을 살고있는 제이콥과 루는 당장에라도 이 돈을 나눠 갖고 싶어했다. 하지만 행크는 이 돈을 욕심낼만큼의 처지는 아니었다. 비록 많은 돈을 벌지 못하지만 안정된 직장을 갖고있는 그가 범죄를 저지르면서까지 위험한 도박을 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440만달러가 줄 행복한 미래를 떠올리자 그는 계획을 세워 돈을 갖기로 한다. 6개월동안 자신이 돈을 숨겨놓고 있을테니 그동안 아무일이 없으면 셋이서 나눠갖고 이곳을 떠나기로 말이다.

 

이렇게 세 사람은 단순하지만 그럴듯한 게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 선택이 줄 엄청난 재앙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들에겐 다가올 재앙보다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돈 뭉치와 그로인한 미래가 더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젠 6개월동안만 쥐죽은듯이 지내고 그들이 남겨놓았을지도 모르는 증거를 얼른 없애기만 하면 모든게 다 잘 될줄 알았다. 하지만 이 간단한 계획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일단 세 사람의 관계가 끈끈하고 신뢰로 뭉쳐져 있었다면 일은 한결 쉬워졌을지도 모른다. 일단 행크와 제이콥은 어린 시절부터 우애있는 형제관계가 아니었다. 행크에게 제이콥은 덩치만 큰 어린아이였고, 형다운 모습은 전혀없는 한마디로 있으나마나한 존재였다. 제이콥 또한 행크를 어려워했기 때문에 부모님의 묘지를 찾는 12월31일 이외에는 만나지 않았다. 제이콥의 유일한 친구인 루는 행크를 샌님 회계사님 이라며 놀리고 비웃고, 행크 또한 루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440만 달러라는 공통점만 아니었더라면 그들은 인사조차 하지 않을 사이였던 것이다.

 

이런 아슬아슬하고 얇은 유대감,신뢰가 없는 그들의 관계가 일을 그르치게 된다. 행크는 마음 약한 제이콥과 교활한 루를 믿지 못하고, 루는 돈을 갖고있는 행크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이콥과 루가 한시라도 빨리 돈을 갖고 싶어 했기 때문에 행크는 아내와 함께 새로운 계획을 짜야했고 그때부터 살인은 하나 둘씩 발생하게 된다. 잡히지 않기위해, 돈을 갖기위해, 증거를 남기지 않기위해 했다라고 자기 변명을 하며 애써 살인을 잊으려고 하는 행크지만 그는 알고있었다. 모든 일이 다 끝나 돈을 가진다고해도 그 죄책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것임을 말이다. 이 범죄에서 발을 빼기엔 너무 늦었다는 사실 또한 행크를 앞으로 전진하게 만들었다. 한번도 누군가를 죽일 생각조차 하지 못한 그가 이제는 너무도 쉽게 살인을 하게 된 것이다.

 

행크와 아내는 매 순간 어려움이 닥치고 선택을 해야할 순간이 올때마다,이건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되뇌었다. 그렇게 자기 암시를 통해서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죄를 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거액의 돈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혔지만 어쩔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경찰에 잡히는건 시간문제였기 때문이다. 감옥에 가지 않기위해 그들은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이리라.

 

작가는 마지막까지 행크의 심리를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돈 때문에 점점 변해가는 행크의 모습, 불안하고 나약하며 두려움에 가득한 그의 내면을 읽고있으면 내가 마치 행크가 된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만약 행크가 완벽한 계획을 세워 철두철미하고 냉철하게 행동했다면 큰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행크가 평범한 소시민 이었기 때문에 그의 변화된 모습과 그로인한 결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고 생각한다. 데뷔작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탄탄한 심리 묘사가 압권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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