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청와대에선 무슨 일이? - 권불십년
송국건 지음 / 네모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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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선 후보들의 공방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임기가 끝나가는 참여정부의 뒤를 이어 과연 누가 청와대에 입성하게 될까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되든 제발 비리에 연루되지 말고 경제를 잘 살려줬으면 좋겠다. 어쨌든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은 국민들의 관심거리이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잘 알지못하는 청와대 생활에 대한 궁금증과 대통령 임기중 일어나는 뒷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통령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생활을 하는걸까 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주변 정치인들과의 관계, 정책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든것이 궁금하다. 그리고 청와대 출입 기자 출신인 저자는 쉽고 재미있게 청와대의 모습을 설명해주고 있다.

독재정권부터 지금의 참여정부까지 짧지않은 시간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대통령과 정권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말 한마디 잘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던 암울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정권을 비판하고 의견을 낼수 있다.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서 일한다는것 하나 때문에 어깨에 힘주고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도 있었다. 청와대 청소부를 고위층 인줄 알고 뇌물을 갖다 바친 이야기는 불과 몇년 전 이야기이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실소가 나오는 사건이다. 그만큼 아직도 권력에 붙고 뇌물을 먹여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고, 청와대 사람임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다행히 참여정부 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은 탈권위 를 표방하고 젊은 사람들을 기용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또 북악산을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대통령의 별장도 개방 하면서 국민들과의 교류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고 친인척 비리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참여정부도 비리 까지는 아니더라도 의혹을 산 일은 있었다. 그렇지만 역대 정권에서 드러난 엄청난 비리와 "그들만의 잔치"는 없었기에 가장 깨끗한 정권이 아닌가 싶다. 친인척 과의 비리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동창 인맥이 난무했던 정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회의원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동창회 분위기가 됐다고 하니 혼탁한 상황이 어느정도 였는지 짐작해 볼수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MK" 라 불렸는데 이건 목포상고와 광주일고를 뜻했다. YS는 "PK"로 경남고를 의미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TK"로 경북고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육법당"으로 육사 인맥을 뜻했다고 한다. 이러니 다음 정권으로 교체되면 자연스레 자신의 인맥으로 물갈이가 시작되고 정책이 변함으로써 혼란이 야기됐다. 그런데 특이할만한 사항은 대다수의 후임자는 전임자를 딛고 일어선다는 것이다. 전임자와 차별화를 행함으로써 새로운 정권을 탄생시켰는데 그게 참으로 재밌다. 박정희의 총애를 받은 전두환은 정권을 잡자 말자 유신정권의 실력자들을 단죄했고, 노태우는 전투환을 백담사에 보냈으며, 김영삼은 전두환,노태우를 구속시켜 버렸다.

다만 김영삼은 김대중으로부터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고 오히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시비를 걸고 독설을 내뱉었는데 이건 자기와 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한다. 공격이 최고의 방어인 셈이다.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글이었다. (이야기의 풍성함은 재산이 27만원 밖에 없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따라갈수 없겠지만) 정권 동안 단 한푼의 정치자금도 받지 않겠다며 청와대 공식 식탁에 달랑 칼국수만 내민 YS. 덕분에 대통령과 오찬,만찬을 한 사람들은 양이 적은 칼국수를 먹자마자 청와대 인근 식당으로 달려가 밥을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습게도 YS는 어마어마한 비자금을 받은게 탄로났으니 "청와대 칼국수"는 참으로 민망한 작품인 셈이다.

이런 재밌는 비화 이외에도 대통령의 건강, 퍼스트 레이디의 삶, 성격 등등 잡다한 이야기부터 청와대 사람들만 아는 많은 비화들이 소개되어진다. 어떤 이야기들은 우리가 신문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많이 들어봤던 사건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하고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어찌됐든 한 나라의 살림을 이끌어가는 대통령은 단순히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마치 신 인양 행세하던 옛날 정권을 떠올리면 미래가 암울하고 가슴이 답답했는데 이제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제 내년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그리고 또 한번의 물갈이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부디 역대 정권의 길을 답습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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