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고양이
테리 프래쳇 지음, 그레이 졸리피 그림, 김세미 옮김 / 채움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하하. 이토록 성의없이 번역된 작품은 오랜만에 만나는것 같다. [멋진 징조들] 이라는 책을 너무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기에 이 책 또한 기대가 되었다. 유머를 아는 작가가 전하는 고양이의 습성과 이야기들은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 책 뒤의 홍보문구를 보니 "2003년, 영국에서 [해리포터]에 이어 두번째 판매고를 올린 작품"이라고 되어있다. (그런데 책 날개에는 2003년에 영국에서 팔린 하드커버 소설의 3.4%가 프래쳇의 책이며 이는 [해리포터]시리즈의 조앤 롤링 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렸다고 적혀있다. [순수고양이]가 두번째로 많이 팔린건지 아니면 작가의 책을 다 합쳐서 두번째로 많이 팔린건지 조금 의아하다.)

그만큼 영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다는것을 보여주는 이 책, 기대를 안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가면서 느낀 점은 대체 내가 무슨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번역은 한숨이 푹푹 내쉬게 만들었고 나중에는 급기야 짜증이 치솟았다. 번역가 소개란을 보니 꽤 많은 책을 번역한것 같은데 이 책은 왜 이렇게 번역했단 말인가. 혹시 내가 이해력이 딸려서 그런가 싶어 읽고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문장도 물 흐르듯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잘 이해할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고양이에 대해 잘 몰라도 유머를 즐기는것은 관계가 별로 없는것 같다. 난 만화를 통해, 책을 통해 고양이를 주제로 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영국식 농담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번역이었다. 가끔 보이는 재미있는 글에 킥킥 거리며 웃을수 없었던건 이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테리 프래쳇 책에 이렇게 악평을 한다는게 가슴아프지만 어쩔수 없다. 이 책을 읽고싶으신 분들은 차라리 원서를 사서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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