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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 - 후회 없이 나로 살기 위한 달콤한 여행법
범유진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1월
평점 :
가끔 살다보면 막연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니,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장 좋아하는 여행 에세이를 한 권씩 꺼내어 읽곤 하는데 같은 나라라도 다른 생각과 다른 마음으로 떠난 사람들을 보다보면 자연스레 힐링이 된다. 특히 작은 나라들, 혹은 유럽의 똑같은 도시를 다녀오는데도 일정이나 코스가 제각기인게 볼 때마다 색달랐다. 이번 방구석 여행지였던 이 책의 나라들도 같았다. 저자는 병이 들고 나서야 비로소 이 시간이 계속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랬기에 평소에 다른 우선순위에 밀렸던 여행을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이 시간을 돈을 위해 바쳤는데 정작 그 돈이 내 장례 비용이나 무덤 속에 노잣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작가를 바다 너머로 보낸 것이다. 나 또한 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유에 여행갈 돈을 모아서 집을 사자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여행은 그 다음에 가도 늦지 않는다고.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늦지 않는 것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지금 시작해도 이미 늦었다고. 그렇기에 지금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이다.
이 책은 다른 에세이와 다르게 사진 대신 그림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덜 딱딱하고 더 예술적이며, 훨씬 공감이 되지 않나 싶다. 중간중간 그려넣은 아기자기한 그림이 사진으로만 봤던 그 광경을 연상시키고 그 곳에서의 작가의 추억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어쩌면 그림에 반해 그 나라로 향하는 꿈을 계획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원래가 1순위 여행지였던 스페인이지만 이 책을 보며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꿈을 더 크게 키운 나같은 사람도 있듯이 말이다.
작가를 소개하는 책날개에서 작가는 이렇게 얘기했다. 의문이 있는 자는 끄적거리게 되는 법인지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너무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 표현을 보고 작가의 문창과라는 학력을 보니 자연스레 고개도 끄덕여졌다. 그렇지, 예술가 다운 표현이었다. 덕분에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궁금증과 의문을 갖고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은 헤밍웨이의 에세이라는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작가가 파리에 가서 헤밍웨이를 생각했다니 나도 이 곳에서 헤밍웨이를 생각해본다. 그러면서 작가와 동행하는 여행에 빠져든다. 잘 쓴 기행문만이 누릴 수 있는 작가와 독자의 교감을 이뤘으니 이 책도 꽤 명작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