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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보헤미안 랩소디 OST 피아노 연주곡집
스코어 편집부 지음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18년 12월
평점 :
어린 나이에 피아노를 처음 접하고, 학창시절의 한 때에는 피아노를 전공해보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교회에서 반주 봉사를 하며 내 인생 악기는 당연히 피아노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시간에 좇기고 할 일이 많아지며 집에 있는 피아노도 거들떠 보지 않는 애물단지 신세가 되었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열심히 악보를 프린트해 피아노를 쳤던 그 시절 생각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나는 퀸의 세대가 아니어서 그랬는 지는 몰라도 보헤미안 랩소디를 그다지 감명 깊게 보지 않았다. 오히려 주연 배우의 키스신에선 두 눈을 가리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광고 음악으로 알고 있는 노래도 생각보다 많았지만 모르는 노래는 더 많았고, 내가 모르는 노래에 홀린듯 빠져있는 사람들은 다 이상하게 보였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시간이 흐른 뒤 여러 매체에서 다뤄지는 머큐리와 보헤미안 랩소디 OST들은 괴상하게도 머릿속에서 반복되어 울렸다. 나도 모르게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가사를 찾아보고. 그러다가 느꼈다. 이렇게 물 흐르듯 빠져드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봤을 때 한동안 놓았던 피아노를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치게 된다면 이 곡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실제로 연주하니 원곡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 내 맘대로 변주하여 멜로디 몇 마디를 없애버렸지만 오랜만에 예술의 세계에 빠지니 그것도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가 연주할 땐 그렇게 어려워 보이던 곡을 나 또한 연주할 수 있다는 쾌감이 가장 컸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특유의 옥타브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멜로디도 따라해보고 적힌 가삿말도 부르면서 나 혼자 퍼포먼스도 해보고. 이제야 느끼건대 이것이 퀸의 매력이자 마력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피아노 앞에 앉을 것 같고, 이 악보집을 꺼낼 것 같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찾아왔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