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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세계일주 전성시대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
정화용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2월
평점 :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어느 곳이든 불타는 청춘이라면 한 번쯤은 세계일주를 꿈꿔봤을 것이다. 나 또한 저 어딘가 버킷리스트 한 켠에 작성된 세계여행 란은 몇 년이 지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일주라는 것은 돈과 시간 그리고 용기 이 세박자가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겨우 갈 수 있는 종목이라고 생각했다. 돈과 시간이 받쳐주더라도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세계를 여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작가는 제목에서부터 얘기해준다. 괜찮다고. 위험하지 않다고.
세계라는 무대에 진입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 작가의 경험담이나 여행기를 함부로 판단하는 것이 그저 어렵기만 하다. 책을 읽으면서 그저 부럽기도 하고 또 이 모든 경험이 얼마나 큰 자산이 될까 대단하기도 했다. 나는 베트남 등의 휴양지를 제외한 동남아 지역이라거나 인도나 중국, 중동 지방 등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데 거리낌없이 여행지를 선택한 것이 신기하고 또 흥미로웠다. 아마도 내가 절대 가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더 유심히 읽지 않았나 싶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주의깊게 읽은 부분은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 뿔라우웨의 이야기였다. 변변한 호스텔이나 호텔 하나 없는 작은 섬인 뿔라우웨섬은 이 말만 들어도 여행하기 참 쉽지 않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작가 또한 이 섬을 여행하기 위해 흔치 않은 방법인 '카우치서핑'을 이용했다고 한다. 카우치 서핑은 여행을 좋아하는 로컬 호스트가 개런티를 받지 않고 여행객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행객들은 숙박비가 굳고, 호스트들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여행의 재미를 간접적으로 느낀다는 것에 있다. 작가도 이 곳을 여행하면서 카우치서핑을 처음 이용해보았다고 하는데 에피소드만 봐도 첫 도전 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느낌을 받은 것 같아 보였다.
물론 이 카우치서핑도 굉장히 신기한 것 중 하나이긴 하지만 내가 이 부분을 보다 더 깊게 느낀 것은 작가가 머물렀던 곳의 호스트였던 모하의 말 때문이었다. "우리 집에 초대된 이상 누구에게든 잘해줄 의무가 있거든." 본인이 어느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 집단과 개인을 동일선상에 놓고 구분하지 말라는 얘기이다. 그와 더불어 집에 초대된 손님은 손님 그 자체로만 본다는 의미였다. 이 얘기를 보았을 때 간간히 방송에 출연하는 탈북자들의 얘기가 생각났다. 방송에 출연해달라고 부탁하길래 나왔는데 녹화가 시작되자마자 제작진이 형편없이 응대하고 북한인이라고 무시했다는 얘기였다. 이 제작진들이야말로 특정 국가와 특정한 개인을 같은 선에 놓고 동일한 취급을 해버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나도 설마 외국인 또는 타향사람을 대할 때 이런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덜해진 지역감정이라지만 익명의 세계에선 아직도 완연하게 퍼지고 있는 지역갈등, 지역혐오, 분란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모두 모하의 마음가짐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