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3 : Berlin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어렸을 적 독일에 대해 막연하게 가까워지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항상 로망은 프랑크푸르트의 수많은 건물들 중 한 곳에서 평화롭게 창문을 열어 독일의 공기를 마시고 독일의 브런치를 먹고, 독일의 신문을 읽으며 독일의 거리를 산책하는 것일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하게도 베를린에 대한 환상은 전혀 없었다. 아마도 수도여서 (도심지여서) 그랬겠거니 추측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요상한 일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서 서울에 안 들리는 꼴 아닌가. (...) 물론 베를린에 대한 무언가가 없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잡지, 아니 잡지라고 보기엔 방대한 양과 담고 있는 지식이 전문가 급이니 책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 책은 베를린에 사는 베를리너의 삶은 물론이고 그들만의 패션이나 문화를 정확하게 녹여냈다.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으니 말 다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베를린 장벽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에 살면서 기초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것이 바로 이 독일의 분단과 통일, 그 산물인 베를린 장벽에 관한 것일 건데 그러면서도 베를린이 어떻게 통일 되었는가, 베를린 장벽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것들은 정작 모르고들 지나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할 때 그 중심에 베를린이 있었음은 알고 있지만 이제와서 베를린 장벽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살아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나의 이런 무지함을 단숨에 깨우쳐주었다.

 


 

베를린 장벽은 통일 직후 무너지듯 붕괴되었지만 사실은 베를린에 아직까지도 유지가 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통일을 기원했던, 또 기념하는 예술가들이 하나 둘 모여 베를린 장벽을 하나의 캠퍼스로 삼아 그림까지 그려 넣었다.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기쁨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나는 예술이라 하면 먼지만큼도 모르는 사람이라 이들의 행위를 평가하기에는 무지몽매 그 자체지만 그래도 통일이 되었을 때 이들이 얼마나 기뻤을까 하는 마음은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예술이 마음을 울린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우리나라와 다른 제도였다. 바로 스타트업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치열하고, 또 교육의 격차를 줄이기에 힘든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타난 폐단 중에 하나가 상위권 학생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다. 나는 줄곧 이것이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가장 선진국인 미국을 벤치마킹해서 따라하려고 해도 제도가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창업에 있어서 위험부담이 커지고, 자연스레 청년들은 안정적인 대기업과 공기업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베를린은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에서 임대료를 지원해주고 스타트업 지원금을 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펙토리 베를린이라는 벤처 창업 단지에서 스타트업 회사들이 모여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성공의 기반을 닦는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성공하면 좋은 거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곳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 같아 베를린이란 도시가 굉장히 부러워졌다. 특히 아이티 기반의 사업들만 스타트업 취급하는 우리나라에 비해 패션이나 물류 그 어느 쪽이든 시작하기 좋다는 말이 더 그러하게 만들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전혀 몰랐던 내가 이 정도로 느끼고, 우리나라와 비교하게 되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불과 며칠 전 정말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편의상 책이라고 표현했지만 잡지다운 레이아웃 구성과 어투, 또 가독성을 좋게 만드는 글씨 크기와 사진의 첨부 여부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헤어샵에 이런 잡지만 있다면 머리하는 몇 시간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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