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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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락에 걸린 글쓰기에 돌파구가 필요해서 샀어요.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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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스펠 100+ Vol.1 - 한국가스펠 복음성가 30주년 기념, Since 1970-2005
Various Artists 노래 / KSR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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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운전할 때 차에서 듣는 가스펠 곡들, 이번에 바꿔줄 겸 해서 샀어요. 4장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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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함께한 900일간의 소풍
왕일민.유현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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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별로 없는 평일 낮 도서관에서,

나는 가방 속에 보드마카 지우는 용도로 갖고 다니는,

꽃무늬가 그려지고 엄마 향기가 나는 두루마리 휴지 반통을 이 책을 읽고 우느라 다 써버렸다.

 

 

문장이 주옥같지 않아도, 표현이 투박해도,

며칠 동안 읽은 글 중 가장 인상적이었고 가장 감동한 건,

요즘 읽었던 덥으면 잊혀지는 글들이 아니라 이 책이었다.

이게 진정, 삶이고 사람이다.

 

 

멈칫멈칫 하는 사이에 날은 간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아쉬운 건 내 청춘이 아니라, 내 젊음이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노모의 여생과, 그리고 노모와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다.

 

이른 여섯의 할아버지가 백한 살 된 노모를 수레에 태우고 무려 삼만 킬로미터를 돌아서 중국 땅을 구경시켜 드리다가 노모의 임종을 지켜보는, 늙은 아들의 진실한 송가(送歌)다.

 

세상 구경이 소원인 어머니를 위해 자전거 수레 페달을 밟아서 2년 반 동안 중국 땅을 여행했다.

 

아흔아홉이 된 노모와 여행을 하기 위해,

자전거 페달을 이어 붙힌 세발 수레를 만드는 것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노모는 여행 중에 펼쳐지는 풍경에 어린 아이처럼 기뻐한다.

어머니가 여행 중에 기분이 좋을 때면 노래를 흥얼거렸다.

치아가 거의 다 빠져버려 잇몸에 힘겹게 매달린 이 세개로 부르는 노래에서는 노래 속엔 차마 다 흘리지 못한 눈물이 울렁이고 있었다.

 

 

"어머니, 노래 잘하시는데요."

"젊었을 땐 더 잘했지."

"근데 왜 저는 어머니가 노래하시는 걸 못 들었었죠?"

"나 혼자 불렀지.  

너무 슬픈 노래들이라서."

 

 

노모가 아파서 들른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아들과 친구가 된 의사는 치료비를 받지 않았다.

오늘 아침부터 7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는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는 것.

의사의 손이 가리키는 병원 문 앞에 붙은 하얀 종이를 아들은 봤다.

정말이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효도를 다 하지 못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천국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계림'을 떠나려고 할 때, 노모는

"조금만 더 있다가면 안 되겠냐?"

라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거의 다 둘러본 것 같다고 아들이 말하자 노모는 말했다.

"다 봤어? 그럼 또 보자."

그래서 아들과 노모는 계림에서 며칠을 더 둘러본다.

 

노모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원 같은 곳보다 자연의 산수가 그대로 드러난 곳을 더 좋아했다.

노모가 원하는 대로 계림을 다시 둘러봤다.

그런데도 노모는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놀라워했다.

 

 

"누가 만들었는지 신기하게도 참 잘 만들었다."

"조물주의 힘이 대단하지요?"

"조물주란 사람이 여길 다 만들었어?

그 양반 참 재주도 뛰어나구나.

어떻게 이렇게 좋은 델 다 만들었다니?"

 

그렇게 두번을 돌았는데도 노모는 무엇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자꾸 뒤를 돌아보며 아쉬워했다.

다시는 와 볼 수 없을 거라고 짐작하는 사람처럼.

 

 

아들은, 요리를 할 때면

무엇이든 참견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마음을 알기에 어머니의 참견을 기분 좋게 들었다.

그건 기력이 있다는 얘기니까.

 

오히려 노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아는 것도 모르는 척 했다.

냄비에 물을 반쯤만 붙고서 물었다.

"어머니, 물이 이 정도면 되나요?"

 

 

중국의 제일 북쪽 끝, 탑하에서 시작된 여행이 하얼빈을 들러, 북경과 항주를 거쳐 땅 끝 해남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노모의 기력이 쇠하고 있음을 아는 아들이

돌아가시더라도 가족들 품에서 보내드려야 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노모의 소원이었던 서장(티벳)까지는 갈 수 없었다.

 

아들은 수레를 끌고 다시 장사와 정주를 거쳐, 청도, 그리고 둘째아들이 사는 하얼빈으로 다시 돌아왔다.

 

사람들은 노모의 건강을 걱정하며 하얼빈부터 고향 탑하까지는 비행기로 돌아가라고 했다.

 

비행기는 커녕 자동차나 전철도 탈 수 없을 만큼 가난했던 아들과 노모는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동네 하나도 빠져나가기 힘든 두 시간이, 비행기로는 하얼빈에서 탑하까지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향기가 정상궤도를 잡고 완만한 비행을 하기 시작하자 노모가 말했다.

 

"애비야, 비행기가 하늘에서 멈췄나보다."

 

 

 

노모가 유언으로 남긴 "서장(티벳)에 유골을 뿌려달라."는 말에,

아들은 노모의 유골함을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다시 티벳까지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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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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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소설들은, 잘 정제되어 있다.

문체와 표현과 단어 선택 하나가 장인의 작품이다.

 
 
그런면에서,

"개밥바라기별"은 조금 다르다.

펜을 잡자 마자 신나서 썼다.

비문이 더러 보이고,

문학적 장치나 작품의 완결성 같은 요소를 따질 만한 작품이 아니다.

이것은 소설이라기 보다,  그의 젊은 날의 일기이다. 

 
 
작가가 작품에 많이 녹아 있다.

고유명사로서의 황석영이 아니라,

불안하고 예민한 감성으로,

도전하고 훌훌 떠나던 황석영이.

 
 
그래서, 이 소설은,

글을 쓸까말까 하다가 마침내 쓰게 된,

젊은 작가들이 보았으면 좋겠는, 작품이다.  

 

  

p.s. : "몰개월의 새"와 동일한 구절이 "개밥바라기별" 속에 있다. 

몰개월의 새, 는 개인적으로- 

황석영 소설 중 가장 백미가 아닌가 한다. 

 

그 구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한참이나 역 광장을 맴돌았다. 먼저 어디로 가서 나를 만날 것인가. 

내 흔적이, 내 그림자가 어디에 남아 있는가.  

나는 가족들의 식탁 뒤편에서 앓고 있다가 방금 일어나 끼여든 환자처럼, 도시의 활기가 어쩐지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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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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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황석영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 이것은, 그의 문학 원형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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