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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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세 여자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는 프랑스 파리의 작가 조나탕 베르베르의 첫 장편소설이다. 6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젊은 작가의 첫 작품답게 기성 작품들과는 다르게 독특한 소재와 개성있는 문장을 가진 매력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은 19세기 말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심령술과 탐정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전개된다. 탐정 소설은 늘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심령술, 마술사라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영적 세계까지 다루다니 읽지 않을수가 없다.

제니는 길거리에서 마술을 하는 아가씨이다. 어느 날 핑커턴 탐정회사에서 제니에게 종교계의 의뢰를 받아 폭스 자매의 심령현상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면 거액의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제니는 여성이고 마술사라는 점 때문에 핑커턴 탐정회사에서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제니는 윌리엄이 남북 전쟁 때 겪었던 비극을 알게 되었다. "심령님, 오셨다면 <딱> 소리를 내주세요." 폭스 자매는 망자를 소환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러한 심령술 덕분에 폭스 세 자매는 많은 부를 이룰 수 있었고 제니는 그들의 비밀을 알아내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그저 평범했던 제니에게 이러한 역할을 맡긴 이유가 무엇일까? 제니는 점점 위험한 모험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스스로도 진실을 밝히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폭스 자매의 사건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내용 자체는 모두 베르베르 작가가 쓴 상상 속 이야기이지만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에 더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다. 베르베르라는 이름 덕분에 또 다른 베르베르의 등장이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는 작가라서 앞으로의 책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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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수학 - 우리를 둘러싼 일상 속 수학의 원리
아드리안 파엔사 지음, 최유정 옮김 / 해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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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재미있다고 하는 아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아마 수학하면 '문제 풀기'가 떠오르기 때문일 것 같다. 사실 수학은 문제 풀고 맞히기가 아닌데 우리는 수학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문제로 배우고, 문제 풀기로 아는지를 확인했다. 국어, 사회나 과학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로 배우면 아이들도 수학을 좋아하지 않을까?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수학>은 우리를 둘러싼 일상 속 수학의 원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일, 스페인 등 전 세계에 1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저자인 아드리안 파엔사는 수학 박사로 수학 대중화를 이끈 공로로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릴라바티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일부는 저자인 파엔사가 <아르헨티나의 과학자들>이라는 tv 강연 프로그램에서 제공한 내용이라고 한다.

1장은 흥미로운 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수학의 시작은 '수'인데 우리는 수에 대한 고민없이 수학을 만난 것 같다. 1, 2, 3, 4를 배우는 것이 어른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 같지만 그 수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큰 수가 어떤 것이 있는지 자세히 말한다. 수와 관련된 여러가지 예를 통해 수를 이해하고 수가 얼마나 흥미로운지를 알게 한다. 소수, 정수, 합성수 등의 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이 읽으면 잘 이해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골드바흐, 가우스 등의 수학자를 소개하는 내용이 2장에 있다.이번 수능에서도 수학이 변별력이 높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입시를 치르러면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수학. 노력을 해도 어려워서 잘하기 어려운 교과라서 그런지 수학을 공부는 하지만 좋아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수학을 공부하는 교과로만 여기지 말고 재미있는 학문으로 여겼으면 하는 마음에 수학 관련 책을 찾아서 권해주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수학>은 꽤 재미있는 책이라서 중간중간 관심 있는 주제를 골라서 읽어보면 수학을 좋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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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 경계 위의 방랑자 클래식 클라우드 31
노승림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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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는 예술에 대한 나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시리즈이다. 나는 지극히 예술적이지 못한 사람이라서 예술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내 삶도 그들처럼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번 책은 체코의 음악가 구스타프 말러의 이야기이다. 교향곡은 모든 것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말을 한 말러는 그의 삶에서 얻은 경험을 음악 속에 녹여 놓았다. 그래서 말러가 살아왔던 과정을 이해하면 그의 음악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책의 저자인 노승림님은 음악 칼럼니스트로서 각종 매체에 고전 음악을 소개한 글을 집필한 분이다. 책의 곳곳에 말러와 관련 있는 그림, 장소의 사진이 담겨 있어서 그가 살아온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낭만주의 시대의 마지막 거장이자 현대음악의 관문으로 평가받는다는 말러는 자신을 고향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소외된 자의 운명적 고독이 그의 음악에 묻어 있다는 표현이 참 와닿는다. 세상의 선택을 받기 위한 작곡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한 음악이라서 더욱 독창적이라고 인정받는다. 이 책은 말러의 전기가 아니라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말러의 흔적을 이정표 삼은 여행기에 가깝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첫 장소는 말러가 묻혀 있는 빈의 그린칭 묘지이다. 말러가 살던 시대는 죽음이 흔했고 말러의 형제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빨리 목숨을 잃었다. 자신의 묘비에 자신의 이름만을 써넣으라고 했다는 말러의 말과 함께 거의 묘비를 보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더 궁금해진다. 어린 말러가 성가대원으로 활동한 성 야고보 성당, 어린 시절 말러의 사진, 어릴 때 자주 갔던 이흘라바의 숲, 말러의 별장 등을 보면 말러라는 음악가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책을 읽으면서 말러가 작곡한 음악을 들으니 참 좋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음악가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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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쪽 한자 365 : 2 - 고전에서 배우는 초등 국어 필수 한자 하루 한 쪽 한자 365 2
송재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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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우는 초등 국어 필수 한자를 담아놓은 하루 한 쪽 한자 365 2권이다. 1권에 이어 가을, 겨울 2학기편으로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6개월동안 매일 한 쪽씩 공부할 수 있는 분량으로 되어 있다. 1, 2권을 모두 공부하면 1년 과정이 되는 것이다. 저자인 송재환 선생님은 오랜 기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신 분으로 '초등 1학년 공부 책읽기가 전부다', '다시, 초등 고전 읽기 혁명' 등 유명한 저서가 많다. 이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내용으로 인성 교육을 할 수 있는 한자 교재이다. 이 책은 명심보감, 논어, 맹자 같은 고전 속 명문장과 절기, 기념일 등 일상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한자어를 365일동안 매일 쉬지 않고 조금씩 공부하는 것이 목표인 교재이다.

한자는 우리 한글과 달리 뜻글자이기 때문에 한 자, 한 자 외우며 익히기가 쉽지 않아서 아이들은 한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어를 잘하려면 한자어, 한자의 뜻을 알고 있어야 하니 한자도 초등 시기부터 집에서 챙겨서 공부해야 나중에 국어 공부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이 책은 하루에 1쪽만 하면 되고 복잡한 설명은 없어서 그날 그날 한자 내용을 읽고 따라 쓰면 된다. 30분이 채 걸리지 않으니 습관처럼 매일 아침이나 자기 전에 꾸준히 하면 좋다. 모든 언어는 소리 내서 따라 읽어야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내용이 책 앞부분에 나온다. 소리를 내면서 음과 뜻을 연결짓고 글자의 모양까지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내용은 고전에 나오는 명문장과 의미, 따라쓰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번만 공부해서는 잘 잊어버리니 전날 것은 소리내어 읽어보는 정도로 복습하고 있다. 날짜가 표시되어 있어서 완독을 목표로 하려면 매일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게으름을 부리기 시작하면 다시 습관을 바로잡기 힘들어서 교재에 적혀 있는 날짜대로 하면 좋다.

1권 교재보다 한자의 수준이 조금 어려워지고, 글자수도 많아졌다.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니 스스로 보지 않고 쓰기는 안되더라도 읽고 뜻은 알 수 있는 정도로 공부하고 있다.

1년 동안 이 두 권의 교재를 끝까지 해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침마다 한자 한 쪽 공부하기를 목표로 12월 31일까지 해내면 엄청 뿌듯해할 것 같다.

9월 14일 내용은 사자소학의 '효당갈력 충즉진명'이다. '효도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은 목숨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효도는 가장 기본중의 기본인데 아이들이 한자 공부를 하면서 좋은 글귀를 통해 자신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반성할 수 있도록 한다. 옛 성인들의 좋은 가르침이 담긴 고전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하면 예의 바르고 바른 마음가짐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것이다. 그러한 마음으로 한자를 한 자씩 정성들여 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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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지키는 아이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김정화 옮김 / 꿈꾸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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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당>으로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청소년 문학 <신을 지키는 아이>이다.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만의 글이 풍기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 책에서도 잘 느낄 수 있다. <신을 지키는 아이>는 청소년 이상 성인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내용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의지할 곳이 없는 열두 살 치요는 아고 집안에 팔려 간다. 치요는 아고 집안을 지켜주는 보호신 아구리코의 시중을 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신을 지키는 아이>는 바로 치요이다.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 아구리코는 금줄이 쳐진 방에 갇혀 있다. 하지만 그는 사실 백년 전 아고 집의 아이를 도와주었던 은인이었다. 아구리코에 힘입어 집안은 조금씩 풍족하게 되고, 아구리코와 집안의 관계가 십 년이나 이어지면서 아구리코는 아고 집안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가난한 삶을 살 때와 풍족해졌을 때 마음 가짐은 달라질 것이다. 아고 집안 사람들 역시 그랬다. 다시 가난해질까봐 두려운 마음에 그들은 아구리코가 계속 자신들의 곁에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아구리코를 솎여 봉인 목걸이를 채우고 결계에 가두었던 것이다. 행운을 불러오는 아구리코의 기운은 계속해서 아고 집안에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아고'는 아구리코의 아와 힘으로 누른다는 고가 더해져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치요는 아구리코가 자유를 되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치요와 아구리코는 진정한 벗이 되었고 아구리코는 아구리 숲과의 끈을 끊고 치요를 구했다.

사람의 탐욕은 은혜마저 저버리게 만들지만 모든 인간이 그런 것은 아니다. 아구리코와 치요의 서로를 생각하는 소중한 마음은 결국 아구리코를 자유롭게 했다. 가슴아프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라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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