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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평점 :

블레이크 파우치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파인즈>, <웨이월드>, <라스트 타운> 등의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냈다. <30일의 밤>은 '어느 날, 나는 나에게 납치됐다'는 아주 기발한 상황에서 시작된다.

제이슨 애슐리 데슨은 원자 물리학 교수이고, 그의 아내 다니엘라는 화가이다.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찰리를 낳게 된다. 여느 가족이 그러하듯이 그들도 자신의 일보다는 아들이 최우선인 삶을 살게 된다. 어느 날 제이슨이 대학동기인 라이언이 파비아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괴한에게 제이슨은 납치된다. 괴한은 제이슨에게 어떤 약물을 주입하고, 깨어나보니 자신이 처한 상황이 원래 알고 있던 것과 달라져있었다. 그는 파비아상을 수상한 과학자인데 실종되었고, 지금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와 결혼했던 다니엘라는 자신의 아내가 아니라 15년 전 헤어진 사람이 되어있다. 분명 제이슨인데 자신이 갖고 있던 기억과는 많이 다른 제이슨이 되어 있다.

다중우주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다중 우주의 다른 공간에 또다른 나가 존재하고 있다면? 또다른 나가 나타나 지금 내가 쌓아놓은 모든 삶을 빼앗아 가려고 한다면 어떨까?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진동으로 표시할 수 있는 여러 공진기와 결합시킨 초진도 큐비트를 연구했고, 그 결과 제이슨은 파비아상을 수상했다. 이 다중우주라는 상황을 이해하지 않으면 소설 속의 제이슨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어려운 과학소설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스릴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다중우주에서 제이슨과 또다른 제이슨들이 벌이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랑하는 가족의 곁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삶을 다시 찾기 위한 제이슨의 절실함과 안타까움이 잘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지하지만 실제로 3차원 공간에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3차원은 정적입니다. 여기에 4차원을 추가하지 않으면 우리 존재의 본질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4차원 입방체는 시간 차원을 추가하죠. 연속으로 이어진 3차원 입방체가 공간을 표상하면서 시간의 화살을 따라 이동하며 시간이 더해집니다. 이 개념을 잘 실증하는 예는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
210~211쪽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