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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보이는 런던의 뮤지엄
윤상인 지음 / 트래블코드 / 2023년 4월
평점 :
혼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천천히 걸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 아쉽게도 혼자 그런 시간을 즐길 기회가 많지 않지만 이렇게 책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보는 것도 즐겁다. 저자인 윤상인님은 영국에 살면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런던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미술해설가로 활동하는 미술에 조예가 깊은 분이라서인지 책을 통해 영국의 역사, 문화, 미술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제서야 보이는 런던의 뮤지엄>에서는 11개의 런던의 뮤지엄을 소개한다. 국립 미술관, 영국 박물관, 테이트 모던을 제외하고는 잘 알지 못하는 곳이다.
경제 성장을 하면서 영국은 문화적 변방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생겼다. 영국은 만국박람회에서 얻은 수익으로 세계의 예술품을 들여오고, 박물관을 세우며 19세기부터 문화 예술을 육성해 왔다고 한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의 반대편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과 과학 박물관은 산업 혁명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국립 미술관은 1824년에 문을 연 후로 쭉 무료라고 한다. 나이, 출신, 국적 무관하게 무료인데 국민 계몽과 교육을 위한 목적때문이라고 한다. 고흐는 런던에 지내는 동안 국립 미술관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화가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고흐의 해바라기는 테오의 아내 요한나가 끝까지 소장하고 있었는데 이 해바라기는 고갱으로부터 아를로 오겠다는 회신을 받은 후 고갱과 지낼 방을 꾸미기 위해 그린 것이다. 이 그림을 요한나가 국립 미술관에 팔게 된 것은 무료 입장 때문이다. 고흐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을 지향했고 그 예술관과 잘 어울리는 곳이 국립 박물관이라서 그림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는 요한나와 국립 미술관 관장의 편지가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알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하면 그림 한 점 한 점을 자세히, 천천히 감상하고 싶어진다.
런던 한 도시에 이렇게 다양한 뮤지엄이 있다니 부럽다. 마지막에 소개된 쇼디치는 꼭 직접 거닐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거리의 지붕없는 갤러리가 멋지다. 예술가들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작품이 가득한 런던으로 빨리 가고 싶어진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