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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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いつ殺される)

1950년대 병실 괴담, 낡은 무대 위 섬뜩한 미스터리

제목을 마주한 순간, 독자는 이미 함정에 빠진다. 살해의 '시점'을 묻는 질문은 결국 '왜, 누가'를 묻는 것과 다름없으니.


1. 언제 살해당할까

당뇨병 치료를 위해 입원한 주인공과 '죽을 사(死)'를 연상시키는 4호실 병실.
그곳엔 '공금횡령'과 '동반자살' 사건을 일으킨 공무원이 사망했다는 불길한 소문, 그리고 밤마다 나타나는 유령이 있다.
스마트폰도 CCTV도 없는 쇼와 시대의 병원. 현대 기술의 개입 없이, 오직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심리전만으로 미스터리를 구축하는 아날로그적 긴장감이 이 작품의 첫 번째 무기다.


​2. 만담 같은 초반, 뒤통수를 후려치는 숨겨진 단서

초반 전개는 영화를 보는 듯 대화 중심이라 속도감이 좋다. 주인공과 병문안을 오는 친구(수사1과)의 만담 같은 대화 속에서 이야기는 가볍게 흘러간다.
작가는 이 유쾌함 속에 치명적인 단서들을 교묘하게 숨겨놓았다. 이 수다들을 절대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중반 간호사의 실종과 함께 병동이 완벽한 밀실로 변모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된다.
(에도가와 란포 센세도 인정했다는 밀실 트릭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3. 미로처럼 얽힌 인물 관계, 유령과 아내의 이중 함정

​후반 부 핵심은 복잡한 인물 관계와 설정이다. 복잡해서 메모는 필수다. 이 복잡함 자체가 작가가 파놓은 의도된 미로같다.
특히 주인공 아내의 정체는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다. 금슬 좋은 아내, 하지만 유령이 아내를 닮았다는 묘사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누가 누구인지, 유령과 어떤 관계인지 고민하는 순간, 트릭에 빠진 것이다. 이 인간관계의 미로 속에 진범과 반전의 열쇠가 숨어 있다.

​4. 숨 막히는 급가속 전개

​이야기는 한순간에 급가속한다. "뭐야? 뭐지?"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는 엄청난 사건이 터지면서, 전반부의 가벼움은 순식간에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바뀐다. '유령의 정체'는 예상을 완전히 깨는 결말이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것보다 더 짜릿한 유쾌한 반전도 있었다.

다 읽고 나면 초반의 대사들을 다시 읽을 수밖에 없는 명작이 었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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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아름다운 밤에
아마네 료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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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각의 융합

주인공의 능력은 공감각이다.
청각이 시각으로 바뀌는 묘사가 자주 등장해, 말 그대로 공감각 그 자체다.
그리고 공감각에서 다양한 추리가 파생된다.
소설내에서 언급하는 기생수처럼 비현실적이지만 자연스러운 상황이 인상 깊다.

2. 미스터리적 전개

표면적으로는 능력으로 범인을 잡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본격 미스터리 소설처럼 단서는 주고, 범인찾기는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3명의 인물이 추리를 하기 때문에, 정신줄을 잘 잡아야한다.
심지어 범인은 이미 누구라고 정해져 있다.
와이더닛. 왜? 라는게 상당히 중요하고
마지막에는 엄청나게 소름 돋았다.
이렇게 이야기를 만든 작가에게 존경의 박수를!


3. 독특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같은 매력

캐릭터 자체가 ‘애니메이션 최적화’라 불러도 될 만큼 생동감 있다.
일부 대사는 대놓고 애니메이션 냄새를 풍긴다.
세카이물 느낌도 있는데, 캐릭터들이 그걸 직접 언급하는 점이 개그 포인트.
남여주인공과 주변인물들, 범인까지 소년 만화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거 애니로 나와도 되겠는데? 싶은 장면이 연달아 터진다.
심각한 상황에서 묘하게 웃긴 대사와 감성적인 장면이 섞여서 몰입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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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아름다운 밤에
아마네 료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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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능력을 지닌 탐정 미야가 연쇄 방화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
소리를 색으로 인식하는 설정이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은발의 미소녀 탐정이라는 캐릭터도 인상 깊다.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커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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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
곤도 후미에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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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1번째 책

『인플루언스』

– 소녀들, 그리고 살인사건
- 세 명의 소녀가 만나는 순간, 이미 무언가 시작되고 있었다.

- 할아버지에게 성적으로 학대 당하는 소녀
- 여중생 유괴범을 살해
-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을 죽여달라는 부탁

『인플루언스』는 WHY에 집중한다.
마음을 흔드는 심리 미스터리.

1. 첫 만남의 기억

지방 도시의 무채색 배경 위에서, 세 소녀가 만난다.
어느 누구도 평범하지 않았고,
그들의 결핍은 서로를 향해 조용히 기울고 있었다.
우정이었을까. 공모였을까. 혹은 의존.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관계는 너무 조용히, 무너져 내린다.


2. ‘사건’이 아닌 ‘감정’의 서사

초중고 여자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
인간관계 속 미묘한 시기, 질투, 왕따, 폭행.
모든 것은 여자들의 복잡한 감정에서 비롯 된다.
살인사건의 정답보다 더 오래 남는 건, 그들이 감당했던 감정의 무게다.

3. 장르적 묘미

1) 제한된 공간 – 지방 소도시, 가족, 학교
2) 범인은 공개 – 추리는 독자의 몫 (트릭과 반전)
3) 결말은 닫혀 있지만, 여운은 열려 있다

4. 영향

이야기 속 인물들은 겉보기와 다르다.
그들이 맺은 관계는 한없이 가까워지다가도, 문득 차가워진다.
선과 악의 경계는 흐릿하고, 누구도 완전히 죄인이라 할 수 없다.

5. 결

『인플루언스』는 소녀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 폭력에 대한 은유다.
소년범죄를 다룬 영화가 떠올랐고,
잔잔한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결국은 범죄소설이었다.
그것도 아주 서늘하고 정교한.

읽고 난 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인플루언스 : 영향’을 주고 받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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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죄
#곤도후미에
#인플루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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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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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군함의 살인 -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작
오카모토 요시키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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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1번째 책

『범선군함의 살인』

– 전쟁, 밀실, 그리고 인간의 그림자
역사의 뒤편에서 벌어지는 비극에는 언제나 영국이 있다.
- 18세기 영국 해군의 현실과 전쟁의 부조리함을 그려낸 본격미스터리!

1. 제목의 중의적 의미

1) 범선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미스터리)
2) 해군 전투(포탄으로 적군 살인)
3) 범선 내 테러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다. 전쟁과 국가, 그리고 인간의 존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이 숨어 있다.

2. 시작은 항구 도시

결혼을 앞둔 구두장이, 네빌.
그러나 그의 삶은 한 잔의 술로 뒤바뀐다.
영국 해군의 병력 부족 그리고 강제징집.

3. <헐버트호>에 갇힌 삶

1) 4시간씩 돌아가는 당직
2) 구더기 낀 비스킷과 소금 고기
3) 인간의 삶이 사라진 곳, 바다 위의 감옥
읽으며 떠올랐다.
나 역시 20대, 원치 않던 징집을 당했었다.
그 시간은 참혹했고, 오래 남았다.
본 소설이 내게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진짜 살인자는 누구인가?’
국민을 동원해 전쟁으로 내모는 국가.
그 구조 자체가 살인인지도 모른다.

4. 장르적 매력

1)한정된 공간 – 범선
2)밀실 – 영창
3)본격 미스터리 – 총 3건의 살인과 수많은 죽음

트릭도 정교하다.
범인을 추리해봤지만, 완패.
예상은 빗나갔고, 반전은 날카로웠다.
납득되는 동기.
완성도 있는 결말.
게다가 필력도 좋다.
책을 덮고 나면, 바다 위로 끌려갔다 온 것 같은 체험감.

5. 인상적인 문장

1)“인간이 한낱 물고기만도 못하게 죽어나가다니, 도저히 이세상의 광경이 아닌 것 같았다.”
2)“내가 죽어도, 살인자는…… 꼭 찾아내게.”

6. 결

『진격의 거인』이 떠올랐고,
『대항해시대』 게임도 스쳤다.
어딘가 대체역사물 같기도, 이세계물 같기도.
그런데 결국은 철저히 현실의 그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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