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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 현직 초등교사가 만든 하루 15분 빙고혁명
김양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평점 :
방학 계획표 대신 ‘방학 빙고’
매번 방학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와 함께 방학 계획표를 짜는 것이에요.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공부하고,
오늘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동안의 방학 계획은 대부분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시간표와 목록을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었어요.
아이에게 “방학 동안 무엇을 하고 싶어?”라고 물어보고,
공부뿐만 아니라 놀이와 취미, 경험까지 넣은
방학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해야 할 일만 정해두었을 때보다
아이가 직접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을 때
참여도와 성취감이 훨씬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를 읽으면서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이번 방학에 정말 유용하게 활용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학 계획표가 아닌 ‘방학 빙고’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가 어릴 때 한 번쯤 해봤던 빙고를
방학 계획에 활용하는 것이에요.
방학 동안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빙고판의 한 칸 한 칸에 직접 채워 넣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계획한다는 것이었어요.
부모가 “이번 방학에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해.”라고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고 선택합니다.
그리고 하나씩 해낼 때마다 빙고판을 채워가며
자연스럽게 ‘내가 계획한 것을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이면
아이의 자기주도성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6:4 원칙’

책에서 소개하는 방학 빙고에서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놀이와 학습의 균형입니다.
방학이라고 해서 공부만 가득 채우지도 않고,
그렇다고 놀기만 하는 계획도 아닙니다.
책에서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6:4 정도의 비율로 구성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24칸의 빙고판이라면
하고 싶은 일, 놀이·취미 등 15칸
해야 할 일, 공부·생활습관 등 9칸
정도로 구성하는 방식이에요.
저는 이 부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방학은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평소 학교생활에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니까요.
‘해야 해서 하는 것’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적절하게 섞인 방학.
빙고 한 줄을 완성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게 되는 구조가 참 좋았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에 우리 집도 처음으로
방학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아이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다음 방학에는 아예 처음부터
방학 빙고로 시작해 보고 싶어요.
빙고를 다 채우지 못해도 괜찮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빙고를 반드시 완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부모 입장에서는 계획표를 만들어 놓으면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왜 이것도 못 했지?’
‘계획을 세웠으면 지켜야지.’
아이보다 부모가 더 조급해질 때도 있죠.
하지만 방학 빙고는 빈칸이 남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이유를 돌아보고,
다시 해보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때로는 계획을 바꾸어 보는 과정 자체가
아이에게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아이의 실패를 줄여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많았는데,
육아서를 읽으며 실패하지 않게 하는 것보다
실패했을 때 다시 해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아이는 작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회복탄력성을 배우니까요.
아이만 성장하는 방학은 아니다

이 책에서 또 하나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부모도 함께 빙고를 만들어 보라는 것입니다.
아이에게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빠도 자신만의 빙고를 만들어 함께 도전하는 것이죠.
아이에게
“실수해도 괜찮아.”
“다시 해보면 돼.”
“끝까지 하지 못해도 괜찮아.”
라고 말하면서 정작 부모인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부모가 직접 노력하고, 실수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좋은 배움이 될 것 같아요.
아이의 빙고판이 채워지는 동안
부모의 성장판도 함께 채워지는 것.
그래서 이 책이 ‘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방학이 끝나도 계속해 보고 싶은 ‘빙고 프로젝트’

이번 여름방학에는 이미 우리 집만의
방학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실천하고 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처음부터 아이와 함께 방학 빙고판을 만들었다면
공부와 놀이, 생활습관을 좀 더 재미있게 균형 잡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늦지 않았으니 남은 방학 동안
작은 빙고판부터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꼭 방학에만 활용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주말 빙고, 한 달 빙고, 독서 빙고처럼
아이가 직접 하고 싶은 것과 필요한 일을 정해서
실천해 보는 자기주도 프로젝트로
이어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학 계획표를 짜고도 아이가 잘 실천하지 않아 고민이라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해야 할 일만 가득한 계획표 대신
아이의 ‘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는 방학 빙고.
한 칸을 채우고, 또 한 칸을 채우는 작은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힘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요?
이번 방학, 아이에게 무엇을 더 시킬까 고민하기보다
“이번 방학에 너는 무엇을 해보고 싶어?”라고 먼저 물어보는 것.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가 알려준
가장 좋은 방학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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