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깨비 놀이 여름편 : 지옥 음악회 ㅣ 도깨비 놀이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오토나이 지아키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3년 5월
평점 :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의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책이라서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방법 중 하나로 보통 독자들을 서늘하게 만드는 무서운 이야기를 찾곤한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의 무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잔혹하거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정도로 선정적이지 않고 히로시마 레이코 특유의 글솜씨와 분위기로 도깨비가 등장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첫번째 이야기의 제목은 <그림자밟기>이다. 흐린 날이 아닌 해가 떠있는 날, 보통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 중 하나가 그림자밟기이다. 술래인 아이가 다른 아이를 쫓아가 그림자를 밟으면 끝나는 잘 알려진 이 놀이가 이 이야기에 등장한다. 열한 살 소녀 쓰유는 평범하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처럼 태양이 오래도록 하늘에 머물며 끈질기게 빛을 비추는 무더운 여름에는 밝으니까 조금 더 놀아도 되겠다고 생각하는 활발한 소녀이다. 이웃 아이들과 강으로 놀러가기로 약속한 날 쓰유는 숙제를 안 해 왔기 때문에 수업이 끝난 뒤 학교에 남아야 했다. 숙제를 하지 않은 벌로 교실 청소와 함께 공책 베껴쓰기까지 끝낸 쓰유는 아이들과의 약속에 늦었다. 집으로 가는 길 열 살 히나, 아홉 살 아카네, 일곱살 모모와 기요를 만난 쓰유는 아이들과 집까지 달리기 시합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가까운 동산이 쓰유의 눈에 들어왔다. 완만하게 솟은 그 동산은 꼭대기에 풀이 자라지 않고 봄과 여름에도 붉은 흙이 언제나 그대로 들어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쓰유는 아이들에게 그 동산에서 그림자밟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모두 좋다고 하지만 열살 히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집에 가자고 한다. 예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여기는 좋지 않은 곳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히나의 말에 이 곳에 대해 궁금해졌다. 히나를 설득해 동산 공터에서 그림자밟기 놀이를 시작한 아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시간을 보낸다. 이들의 모습을 읽으니 나 역시 웃음이 나왔다. 한 명씩 돌아가며 술래가 되고 히나가 술래가 되었을 때 밝았던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바람도 선선해졌다. 숫자를 세고 멀리 떨어진 아이들을 잡으려고 했는데 히나는 그저 우뚝 선 채로 빤히 땅만 바라보고 있었다. 알고보니 쓰유의 그림자 옆에 형체가 없는 낯선 아이의 그림자가 나란히 있었는데 이것을 읽고 아이는 소름이 돋았다고 한다. 사람은 없는데 그림자만 있는 공터에서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감은 굉장히 컸을 듯 싶다. 아이들은 공터 바깥으로 나가려고 애를쓰지만 보이지 않은 벽이 가로막고 있어서 나갈 수도 없었다. 큰소리를 쳐도, 소리를 질러도 나갈 수가 없는 그 상황에서 그림자가 아이들에게 다가오는 것은 어린이 독자들이 공포스러워할 듯 싶었다. 히나에게 다가간 그림자는 그녀를 데리고 사라졌다. 쓰유가 히나를 구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와 다른 여러가지 무서운 내용을 이 책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