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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
채도운 지음 / 삶의직조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 <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는 '드림래더, 도마 위의 생, 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 세개의 소설이 수록된 소설집이에요. 갈수록 퍽퍽한 고된 인생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은 소설을 읽으면서 한편으로 인간으로서 갖는 수치심, 부끄러움, 분노, 좌절, 외면, 회피의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남한테 보이고 싶지 않은 감추고 싶은 내면의 어떤 것을 끄집어 낸 기분이랄까요. 나만의 길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기도 바쁜 청년들에게 도움은 되지 못할 망정 순진함을 이용하고 자신들의 출세를 위해 세워두는 인형으로 삼은 나쁜 어른들을 보며 분노게이지가 머리끝까지 상승했어요.

사람으로 태어나 선한 마음을 갖고 착하게 행동하면 더 좋은 일이 생기는 계기가 되기는 커녕 어떻게 하면 순진한 이를 꾀어 이용할까를 셈하는 악인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 된 것은 아닌가 슬퍼지기도 했구요. 소설에서 보이는 심리 묘사나 주인공이 처한 상황들에 몰입해서 보게 되니까 속이 뒤틀리고 울화병이 치미는 기분이었어요. 선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피해받지 않는 세상이었으면 하는 바람과 나만 알고 타인을 짓밟고서라도 위로 올라가려는 인생들에게 드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구요.

가슴 한켠에 숨겨둔 솔직한 마음을 들키고 나에 대한 반성 보다는 타인을 향한 비난으로 감정을 회피하는 자세를 보기도 했지요. 솔직하지 못한 나에 대한 수치심과 남들 보는 눈에 잘 포장된 내가 깨져버린 순간 일어난 일이었어요. 하나의 잘못은 꼬리를 물고 더 큰 늪에 빠지는 법인데 말이죠. 마지막 소설 '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까지 이어지는 전개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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