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크리스털 하나 김 작가의 <네가 나를 떠나면>은 한국전쟁 이후의 시대상을 배경으로 어딘가 서글프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녹여낸 작품이에요. 실제로 크리스털 하나 김 작가의 외할머니께서 겪으신 한국전쟁 피난길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하셨다는데 섬세한 이야기 전개 과정과 그 속에서의 감정선의 깊이에서 남다름이 느껴졌어요. 데뷔작이 무려 워싱턴 포스트, 뉴욕 포스트 선정 2018 최고의 소설, 전미 24개 매체 추천 도서라니 정말 굉장하죠. 전미를 뒤흔든 K-디아스포라 화제작 <네가 나를 떠나면>을 읽으며 섬세한 묘사에 마음을 뺏겼고 덕분에 상념에 잠기게 되었어요.

해미의 관점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한국전쟁 직후 부산으로 피난을 온 해미의 가족들의 이야기로 전쟁 이후의 생생한 상황 묘사와 피난길에 올랐던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실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어요. 원래 터전을 잡고 살아가던 사람들 조차도 전쟁의 상흔으로 팍팍한 살림살이를 근근히 유지하는 처지가 다반사인 상황인데 하물며 피난길에 올라 집도 절도 없이 새로운 터전을 찾고 삶을 이어가려는 피난민들의 삶은 오죽했을까요. 운이 좋게 초라하지만 집의 외형을 갖춘 곳에서 살아갈 수 있었던 해미네 가족이 처한 현실적인 상황들이 설명되었고 해미의 남자들인 지수와 경환의 서술로 이들에게 찾아오는 위기 상황들이 가슴 아리게 직접적으로 전달이 되었어요.

한국전쟁이라는 굵직한 역사적 비애와 뒤안길에서 그려진 위태로운 삶의 모습이 아슬아슬하게 읽혔어요. 내가 원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어 행복을 꿈꾸는 오늘날의 모습과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이 불러온 비극적인 삶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더 애잔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시대상을 반영한 인물들의 삶의 모습들에 깊이 몰입하여 이입도 해보고 피치 못한 선택이 가져온 참담함에 만약이라는 설정을 더해 상상도 해보면서 읽게 되었어요. 크리스털 하나 김 작가님의 눈부시게 찬란한 데뷔작 <네가 나를 떠나면>은 하나의 단어로 정의내리기 어려운 삶의 모습들이 진하게 녹아 있는 소설이에요.
#K디아스포라 #장편소설 #한국전쟁 #네가나를떠나면 #크리스털하나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