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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민자로서 겪고 느꼈던 모든 것을 기본 베이스로 한 응축된 소설 한 권을 만났습니다. <벌집과 꿀>이라는 이름의 이 소설은 6개의 단편으로 인물들의 아프고 시린 서사에 빠져들어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멍'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이 땅에 태어나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의 뿌리, 나의 근원인 이 곳에서 살아감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토착 원주민들이 있는 곳에서 덜컥 생김새도 다르고 말투도 다른 이방인이 뚝 떨어진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봅니다. 바라던 행복에 다다른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니 인생은 해피 엔딩이 아니고 새드 엔딩이라 불러야 할까요.

변변치 못한 일자리와 성에 차지 않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이 눈물겹고 힘을 보태어 응원의 마음을 보내게 됩니다. 피치 못해 범죄에 연루되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잘못된 길로 접어들게 되는 순간들을 겪는 인물들의 삶에서 저 멀리 어딘가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을 누군가를 떠올립니다.
낯선 땅에서도 결국은 내 집을 짓고 꿀을 저장하는 꿀벌처럼 인생도 노력의 산물이겠거니.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얼굴이 스치듯 지나가며 그들의 고달픈 인생은 어땠을까 감히 상상해봅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자고 부단히 노력하는 삶을 실천에 옮기는 누군가가 되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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