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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공원에서 만나 ㅣ 도넛문고 13
오미경 지음 / 다른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청소년소설 <망한 공원에서 만나>는 주인공 중3 소녀 수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청소년만이 갖고 있는 미숙함이 있고 채 초록이 되지 못한 연둣빛 감성의 색이 피어나는 푸르른 이야기죠. 영원할 것 같은 현재의 위치가 어느 한순간에 뒤집힐 수 있고 안락함과 편안함에 깃들어 있는 가족에게 감추고 싶은 옛 과거로 돌아간듯한 아찔함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다 큰 성인이 겪기에도 버거울 집안의 폭삭 망함이 여리고 섬세한 청소년 감성에게는 그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왔을테지요.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허름한 다세대 주택촌으로 쫓기듯 내려온 수하네 가족은 경제적인 여유가 상실한 만큼 화목했던 집안의 온기도 잃는듯 보였습니다. 배경이 되는 계절감도 아직은 시린 겨울이고 집안의 상황과 계절이 어쩜 이렇게 코드가 잘 맞을까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는 크고 작은 문제 하나쯤은 안고 있는 법이죠. 수하에게는 소위 예쁘고 잘나가는 친구들과 친한 덕분에 인싸 축에 속해서 뜻하지 않게 주목받고 은근 잘나가는 본인의 모습에 취해있는듯 보였어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잘보이기 위해 싫어도 좋은척하고 맞장구 쳐주기 바쁜 친구 관계에서 오는 골은 깊어만 갔고 진짜 원하는 것, 내 성향과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나게 되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내려왔으면 좋았으련만 수하에게 불편한 상황의 연속이 되고 말지요.

이사간 곳에서 처음 발견한 망공원은 망한 공원이 아니라 원래 희망공원이었음을 알게 되고 새로 만나는 친구들과 연결고리가 생기면서부터 이야기가 전환되는데요. 망한 집안, 망한 공원, 망한 것만 같은 인생이어도 한줄기 빛은 찾아오는 법이죠. 다가올 푸릇푸릇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는 청소년 소설 <망한 공원에서 만나>는 힐링이 되는 소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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