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슬프고 웃긴 사진관

 

아잔 브람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

 

38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아잔 브람이 2013년 한국을 방문하여 했던 법문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세계 곳곳을 돌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인생의 진리를 전하는

아잔 브람은 위의 책 외에도 성난 물소 길들이기와 같은 책으로도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아잔 브람이 들려주는 38편의 이야기는 모두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어

누구라도 그 진리를 쉽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혼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어려움들,

그리고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 시험과 같은 일상적인 문제들에서부터,

살면서 고통에 맞닥뜨렸을 때, 죽음을 받아들여야할 때와 같이

조금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주제에 이르기까지,

아잔 브람은

어떻게 그것들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소중한 가르침을 줍니다.

 

결혼에 관해서,

 

중요한 것은 결혼한 두 사람의 사랑과 조화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사랑하는 사람과 다툽니까?”

 

라는 구절은 깊은 깨달음을 주며 그동안의 행동들을 반성하게 합니다.

 

꽃에다 물을 주면 꽃이 자라고, 잡초에 물을 주면 잡초가 자란다.” 라는 구절은

남의 장점을 바라보고 같은 점, 공통점에 집중하여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진정한 자비는 자신에게도 자비로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자비란 자신을 희생하여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구절은 오랫동안 마음에 쌓였던 자비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었습니다.

 

아잔 브람은 타인에게 진정 자비롭고 친절하려면 우선 자신에게 자비로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면서도 의외로

자신이나 가족에게는 자비롭지 않고, 친절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가 들려준 마지막 이야기 하나만 언급하고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아잔 브람은 자신이 예전에 벽돌을 쌓았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정성스레 쌓은 벽돌담이 삐뚤어진 두 장의 벽돌로 인해 보기도 싫어

그것을 다시 부수고 싶은 고통에서 힘들어 했는데,

누군가가 그것을 아름다운 벽돌담이라고 칭찬해 주는 것을 듣고,

비로소 그 두 장의 벽돌로 인해 보지 못했던

구백구십팔 개의 아름다운 벽돌들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고통에서도 완전하게 해방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아잔 브람은 우리 역시 두 장의 삐뚤어진 벽돌(인생에서의 작은 일부분의 실수)

인해 자신의 인생을 파괴하고픈 욕망에 시달려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눈을 돌려 나머지 벽돌들을 바라보면 우리의 인생도 충분히 살 만하고

감사할 일들로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인생에서 기쁨과 슬픔의 양은 동일하다 했지만,

누구에게나 인생은 고통스럽기만 하고, 즐거움은 적습니다.

 

아잔 브람에 의하면 그것은 우리가 슬픔이나 고통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것만을 확대해서 바라보기 때문인 것입니다.

 

눈을 돌려 삶을 다시 바라보면 결국 고통도 슬픔도 삶에서 필요한 자양분이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아잔 브람의 글들은 재미있고, 유쾌하며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려운 말로 과도한 수식을 하지도 않고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로

평범하지만 정말 소중한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의 정화되고,

가슴의 아픔들이 하나둘 치유되는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이야기겠지 생각하고 무심코 책장을 넘겼지만,

책을 읽을수록 열심히 밑줄을 그으며 그 구절들을 가슴에 새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잔 브람에 의하면,

 

인생은 그 자체로 축복입니다.”

 

 

.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1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명승기행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서만 무언가를 찾으려하고, 뭔가 새로운 것만을 찾으려고 하는 욕심이

정작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우선 명승이란 단어가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르니,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명승경승지라 할 수 있으며,

고정원, 누대, 옛길, 역사·문화의 명소, 전통산업·문화 경관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이러한 것들 가운데 보존할 가치가 있다 여겨지는 것은

국가에서 명승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자연유산에 대한 관심이 쭉 지속되어 왔던 것은 아니며,

모두가 저자를 비롯한 뜻있는 이들이 노력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자의 노력은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책을 넘길 때마다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소중한 유산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알게 되었고,

책에 소개된 모든 것들을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옛 건물은 무엇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고, 건물의 용도나 쓰임새,

건물을 세운 정신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건물을 세운 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그 모든 것이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하고,

타인과 함께 공유하려한 아름다운 정신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본래 우리나라의 원림은 인공적인 일본의 정원이나 과장된 중국 민가정원과는 달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자연 요소를 모두 소재로 차용해서 정원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문: 43]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건축물들은 주변의 아름다운 환경과 더불어

꼭 함께 보존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아직 명승으로 지정되지 못한 소중한 자연유산들이 아직은 많다고 합니다.

이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여름휴가에는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우리 땅에 우리가 보존해야할 소중한 유산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거기에 깃든 아름다운 정신과 문화까지 본받을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소개된 곳들을, 그 종류에 따라,

또는 같은 지역에 있는 곳을 묶어서 함께 돌아보는 것도 뜻깊은 여행이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명승을 알리는 데 큰 기여와 노력을 기울인 저자에게 응원과 존경을 보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직 독서뿐

 

언제부터인가 책읽기가 당연한 일이 아닌 게 되어버렸습니다.

 

신문에서 출판사와 서점의 고충을 토로하고,

문화에 대한 소비는 늘어난 반면 책에 대한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일 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에 맞춰 독서 가이드북(?)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담은 책들입니다.

 

하지만 어떤 책들은 독서를 권하고 있음에도 그 내용이 마음에 와 닿지 않습니다.

책을 읽어야 유식해 진다느니, 삶이 달라진다느니,

물론 그 말은 맞지만, 어떤 목적을 위해 독서를 해야 한다는 어투가 불편합니다.

 

그런 책들 사이에서 정민 교수의 오직 독서뿐은 참 반가운 책입니다.

 

 

독서의 대가 9인의 독서에 대한 글들을 엿보는 것은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독서 그 자체의 즐거움’, 그것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옛 선비는 말합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래, 맞아.”라며 혼자 맞장구를 치며 읽었습니다.

어떤 구절은 너무 좋아 몇 번을 반복해 읽기도 했습니다.

 

옛 선비들의 독서에 비하면 지금 우리의 독서는 얼마나 빈약한 것인가 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 책을 붙들고 수백 번을 반복해 읽는 끈기와,

그 의미를 깨닫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독서를 하는 그 진지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좋은 구절 가운데, 마음에 특히 더 와 닿았던 한 구절을 들어보면,

 

 

일과는 하나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사정이 있다고 거르게 되면 일이 없을 때에도 또한 게을러지게 마련이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만큼 한가한 때를 기다린 뒤에야 책을 편다면

평생 가도 책을 읽을 만한 날은 없다.

비록 아주 바쁜 중에도 한 글자를 읽을 만한 틈만 있다면 문득 한 글자라도 읽는 것이 옳다.”

 

 

 

왜 책을 읽지 않느냐고 물으면, “읽고 싶은데 읽을 시간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어디 독서뿐이겠습니까? 다이어트가 됐든, 공부가 됐든,

인내와 끈기를 필요로 하는 일들을 우리는 너무 쉽게 거르고, 그러다 결국 포기하고 맙니다.

 

독서에 대한 자세 하나만 바로 서도, 우리의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책에서 말하고 있듯, 책을 대하듯 모든 것을 대하고,

늘 배우려는 마음으로 매사를 대한다면, 세상살이가 달라질 것입니다.

 

어떤 목적을 가진 독서를 할 게 아니라,

그냥 책이 좋아 읽고, 그 즐거움에 취하다 보면,

다른 것들은 저절로 따라올 겁니다.

 

하지만 독서가 행위와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두려워하듯,

무의미한 독서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첫 권만 때 묻은 책>이라는 글에서 이덕무 선생은,

첫 권은 색깔이 반드시 손때가 묻어 더러우나, 둘째 권부터는 씻은 듯이 깔끔하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영어문법 책을 사놓고, 맨 앞부분만 보다가 그만두기를 여러 번 하다 보면

앞부분만 새카매져 있었던 부끄러운 일이 떠올랐습니다.

큰맘 먹고 산 열 권짜리 대하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일은 꾸준히 해 나가는 것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독서는 정신을 기쁘게 함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은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해박해지는 것이다.”

 

이덕무 선생의 글입니다.

 

그 자체로 즐거운 독서, 그리고 독서 후의 실천, 맨 마지막이 해박해지는 것인데,

요즘의 독서는 해박해지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해 집니다.

 

독서를 하다 마음이 흐트러질 때면 몇 번이고 다시 꺼내어 읽을 만한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 기뻤고, 오랜만에 독서의 시간을 참으로 행복하게 보낸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합니다.

 

.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