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주식회사

암살주식회사
잭 런던 지음, 한원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처음에는 복잡한 머리를 식히는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읽다보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는 물게 되요.

드라고밀라프가 만든 악인 암살 전문 집단은

비밀 보장, 성공률 100%를 자랑해요.

특이한 점은

모든 살인은 정당성 검증 후에 실행이 된다는 점이에요.

다방면으로 조사한 후 사회적으로 타당한 죽음이라고

인정되어야지만 의뢰를 실행해요.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가해자의 처벌이 가벼운 경우가 있죠.

가해자는 웃고 살고 피해자는 움츠리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기도 해요.

이런 비슷한 컨셉의 소설과 영화도 볼 수 있어요.

덱스터. 모범택시(살인은 아니지만) 등

악인을 처단하고 그걸보며 카타르시스를 얻기도 해요.

그러던 어느 날 휼을 만나게 되요.

휼은 그에게 의뢰를 하기 위해 찾아와요.

저는 출판사 소개글에서 읽어서

누구를 의뢰할지 안 상태였어요.

글을 읽는 동안 묘한 긴장감이 느껴져서

더 흥미진진하게 읽었어요.

둘의 오랜 시간동안 갑론읗박을 이어가요.

처음에는 드라고밀로프의 편이었던 저는

읽으며 점점 모호해졌어요.

악인은 죽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정말 화가 나서 귀신은 저 사람 안 잡아가고 뭐하나 생각이 드는

사건들도 있어요.

교화도 되지 않아 보이는 범인들을 보면 답답해져요.

그렇다고 의뢰를 하는 게 옳은 걸까요?

자신의 부족한 면을 인정하고

의뢰를 받는 드라고밀로프가 대단해요.

그는 자신의 마지막 의뢰일지도 모르는 일들을 부탁하죠.

저는 사실.. 하스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냐고 소리칠 줄 알았는데

바로 공격을 해서 당황했어요.

드라고밀라프는 당연히 피하고

제압까지 해내죠.

그렇게 자신의 죽음을 의뢰한 채 사라져요.

책을 읽으며 지성을 갖춘 S급 킬러라는 말이 이해되요.

그 조직의 심볼을 만들면

한 손에는 철학책, 한 손에는 천으로 가린 쟁반을 든

여신상이 어울릴 것 같아요.

횃불과 책을 든 자유의 여신상처럼 말이죠.

어떤 것이 무기가 될지 모르기에

천으로 가린 쟁반,

그들의 지성을 나타내는 철학책.

잭 런던은 소설이ㅡ 결말을 논리적으로 끝맺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집필을 중단했다고 해요.

팽배하게 대립되는 두 의견을

논리적으로 맞춰 결말을 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피시의 완벼결본에는 소설 완성을 위한 잭 런던의 메모와 차미언 런던이 구상한 결말이 함께 수록되었어요.

짧막한 두 개의 결말을 보며

나라면 어떤 결말을 냈을지 상상하는 재미도 있어요.

긴박함이 느껴지는 철학책을 읽는 기분이에요.

드라고밀라프의 조직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