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데 쿠닝의 드로잉>은 1960년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초기 행위예술작으로 평가된다. 〈백색 그림)은 미니멀리즘의 선구자 역할을 했고, 그 덕분에 라우센버그의 절친한 벗이자 작곡가인 존 케이지는 무음으로 이루어진 〈4분 33초>라는 유명한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현대미술의 핵심은 혁신과 상상력이지, 현상 유지나 그보다 더 나쁜 흐리멍덩한 모방이 아니다. 게다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희소성을 경제적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다.
마네는 (압생트를 마시는 남자) 같은 그림에서 세부적인 요소들을 생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보면 19세기 중반에 추상미술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주장할 법도 하다. 이후에 등장한 예술가들은 대기 중의 빛을 포착하거나(인상파), 색채의 감정적 특징을 강조하거나(야수파), 다각도에서 관찰한 대상을 표현하면서(입체파) 시각적인 정보를 더 많이 없애버렸다.
재규어가 우리를 마주 응시할 능력이 있는 존재-재규어 자신과 같은 하나의 자기, 즉 ‘너‘-로 본다면, 우리를 가만히 놓아둔다는 뜻이다. 그러나 재규어가 우리를 먹잇감-‘그것‘-으로 보게 된다면, 우리는 죽은 고기나 다름없다.
"사람 눈에만 보이는, 카메라로는 볼 수 없는 것이 있지. 카메라는 항상 무언가를 놓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