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 때로는 빛나고 가끔은 쓸쓸하지만
김재연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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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제목을 보면서 문득.. 나는 내 마음에 대해서.. 살면서 제대로 바라본 적이 얼마나 있을까? ​.. 란 생각이 들었다.

속상하고 화가 나고 울적할 때는 내 마음이 왜 이럴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런 감정들은 얼른 떨쳐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외면한 적이 많았다.

안 좋은 감정도 강물처럼 흘러가게 내버려 두면 좋을 텐데.. 늘 좋은 기분이어야 하고..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야만 한다고

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의 상처, 슬픔 등등.. 나 아닌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은 당연하면서..

정작 내 마음에게는 소홀했고.. 그게 문제가 된다는 인식도 하지 못했는데..

책을 읽다가 갑자기.. 그래서.. 지금... 행복하니? 진심으로?

다른 누군가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 인해 행복하냐고 묻게 됐다.

<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이 책은 나에게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준 책이다.

시간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만 생각했는데..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유유자적하며.. 다른 사람들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생각하며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을 하면서 지내는 것.. 그것이 아주 잠깐이라고 해도...

그런 시간을 가짐으로써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면..

생채기 난 마음도 어루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고 작은 상처들... 살아온 시간만큼.. 내가 알게 모르게 쌓이고 쌓인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위로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생각할수록 막막해지는 느낌이었고.. 울적하고 피곤한 마음을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

소소한 이야기지만..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의 책.

그리고 다 읽고 책을 덮을 때쯤... 울적함이 모두 날아가고 긍정의 에너지를 얻게 된 책.

<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좋은 글귀도 많고.. 공감 가는 글도 많은 책이었고.. 지나온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인생과 사람....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

더불어 위로도 많이 받고 더 열심히 사랑하며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이 책이 오래오래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당신도 외로움을 품고 있을까

    - p.166  

 

'외롭다.' 여자가 중얼거렸다. '외롭다.'

왜 뭐때문에 무슨 일이 있냐고 묻지 마라.

그냥 외롭다. 그 이유를 여자도 알 수가 없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데 한숨처럼 한마디가 스르륵 흘러나왔다. '외롭다.'


왜일까. 밥도 잘 먹고 텔레비전도 재밌게 보고

일도 문제가 없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것 같은데 왜.


나이를 먹어서 일까?

좋았던 때는 다 지나가고 이제는 그런 날이 다시 없을 것 같은 기분.

실은 그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점점 그냥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어느샌가 사랑은 우정처럼 변해버리고

그 누구에게도 여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

여자는 급기야 이런 생각에 고인다.

'이대로 늙어버리는 것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다들 그녀처럼 밥도 잘 챙겨먹고 텔레비전도 재밌게 보고

웃고 말하고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도 실은 가슴 안쪽에 주머니 가득 외로움을 품고 있을까.


그렇다면 그들은 혹시 알고 있을까.

외로움이란 녀석은 대체 왜,

뭐 때문에


어디서부터 오는 건지.

 

 

또 다른 해피엔딩

   - p.198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해피엔딩은 영영 오지 않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쓸쓸할 필요는 없다.

아니, 기대해도 좋다.

이 구름 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 다른 해피엔딩이

눈부시게 떠오르고 있다.

 

 이런 게

사랑이라면

  - p.250  

 

사람들은 사랑이란 말을 넣어 질문하길 좋아한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넌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해 봤니?"


사랑이란 말이 들어가는 질문은 하나같이 다 난해하다.

대답을 찾다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그러다 문득 오늘 꿈 생각을 한다.

요새 자꾸만 네가 꿈에 나온다는 걸 생각한다.


다 잊었는데

싹 잊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잊어버렸으면 좋겠는데

대체 왜 네가 꿈에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너를 꿈꾸는 나의 기억 어딘가를 쥐어뜯고 싶을 정도로.


그러다 문득 오늘 이런 생각을 한다.

이런 게 사랑인가? 하는.


다 잊었는데

당연히 다 잊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제발 다 잊어버렸으면 좋겠는데

참 난감하게도

무의식중에 나도 모르게

네가 나의 꿈에 나오는 것.


그게 사랑이라면

지금껏 살면서 나는

적어도 한 번은

사랑을 해보았나 보다.


너는 사랑이었나 보다.

 

 



또 다른 해피엔딩
- p.198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해피엔딩은 영영 오지 않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쓸쓸할 필요는 없다.
아니, 기대해도 좋다.
이 구름 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 다른 해피엔딩이
눈부시게 떠오르고 있다.



당신도 외로움을 품고 있을까
- p.166
`외롭다.` 여자가 중얼거렸다. `외롭다.`
왜 뭐때문에 무슨 일이 있냐고 묻지 마라.
그냥 외롭다. 그 이유를 여자도 알 수가 없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데 한숨처럼 한마디가 스르륵 흘러나왔다.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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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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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

.

<별 헤는 밤 中에서>


시인 윤동주 서거 70주년
치밀한 고증과 시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청년 윤동주의 삶과 문학

이토록 염치없는 시대에 윤동주를 읽는다는 것 
 


우선 <시인 동주> 이 책을 받자마자 오디오북으로 시인 윤동주의 작품을 들었다.

'더 책' 오디오북을 연결하면 그가 남긴 작품들을 시인 박준 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책을 읽기 전에 윤동주 님의 시를 듣고 책을 읽으면 이 책이 훨씬 더 잘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마치 그가 글을 쓰며 고뇌하고 아파했던 그 마음까지 전해지는 느낌이랄까...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에 입학시험을 보러 고종사촌 송몽규와 함께 고향 용정을 떠나 경성으로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윤동주 시인의 삶이 너무나도 짧았기에... 안타까움과 함께 슬픔이 몰려왔다.

1917년 12월 30일 출생한 그는 1945년 2월 16일에 사망했다고 한다.

해방이 되기 몇 개월 전... 만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

그리고 그가 남긴 순수하고 아름다운 작품들..

이 책은 한 사람의 생애를 그리고 있지만.. 일반적인 전기문처럼 딱딱한 느낌이 없다.


그가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던.. 20대 그 시절은... 

일제 강점기 중에서 제3기에 해당되는 민족 말살 통치(1930년대 이후) 시기라..

일본이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기를 썼고..

우리의 말과 글도 쓸 수 없고.. 급기야 창씨개명으로 이름마저 잃어버렸던.... 가장 암울한 때였다.

이토록 힘든 시기를 안소영 작가는 마치 그 시대에 내가 가 있는 듯..

눈앞에 그 시대의 풍경이 떠오를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그리고 있고..

청년 윤동주의 일상과 섬세하고 아름다운 서정시를 남긴 그의 깊은 고뇌까지...

또한 그와 함께 공부를 했던 벗들과의 우정, 그리고 나라를 걱정했던  청년들의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있어서..

더더욱 깊게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는 나라를 빼앗긴 시대에 태어나서 끝끝내 나라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작품 속에.. 깊은 뜻을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학창시절 시험 때문에 시를 분석하고 외웠던 그때는 전혀 몰랐던 것을....

그리고 나라를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목숨을 내놓고 희생하였기에.. 지금이 있는데..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 건가..를 생각하게 되고.... 너무나도 부끄러워졌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안소영 작가님과 출판사 창비에 감사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잊고 있었는데.. 다시금 그의 작품을 보게 됐고.. 이제는 윤동주..라는 사람이 더욱 친밀한 느낌이 든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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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도종환 지음, 송필용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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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게 이 책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도종환 시인이 30년 동안 펴낸 아홉 권의 시집 중에서 아끼는 작품들만 선별하였고..

총 61편의 시와 '물의 화가'라 불리는 송필용 화백의 그림 50점을 함께 엮은 시화 선집이다.


요즘 케이블에서 <괜찮아 사랑이야> 드라마를 다시 보여주고 있는데...

오늘 14화에서 이 책이 나왔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장재열을 찾아온 지해수가 이 책에 실린 시 한 편을 읽는 장면...

보고 있기 짠해지는 그 장면....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이라 그런지..

드라마를 생각하면 이 책도 같이 생각난다.

예전에 그 드라마를 보고.. 이 책을 구입했는데.. 언제 읽어도 좋은 책이지만..

요즘처럼 날씨 좋고 선선한 바람 부는 날.. 산책하며 읽으면 참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도종환 님의 시도 좋지만 이 책에 실린 송필용 님의 그림도 모두 예쁘다.

시와 함께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있는 시화 선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일단 이 책은 표지가 정말 예쁘다.

표지를 중요시하는 편이라.. 이 책 보자마자 저건 꼭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딱 내 스타일~^^

 

 

그리고 작품 속에 실린 그림들 역시 마음에 든다~ 부드러운 느낌과 강인함이 느껴지는 그림 등등...

 

 

 

 

시와 그림이 잘 어우러져 읽는 동안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시를 읽고 그림을 보면서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던~

나 홀로 일찍 깨어 책을 보고 작품을 필사하는 시간... 수많은 작품들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바람이 오면 p.18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나온 시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p.60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하리라 마음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 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이 시를 읽으며..

예전에 다짐했던 것들이 생각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절대 변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사랑을 시작할 때의 초심初心

처음 그 사람을 사랑하고 보고 싶고 그리워할 때 품었던 그 마음..

다시 한 번 그 마음을 떠올리며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바람이 오면 p.18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p.60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하리라 마음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 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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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이빨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0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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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 경찰청장 데말리옹은 오후 5시에 여러 사람들을 경찰서로 소환해 놓은 상태였다.

그의 비서는 그와 관련된 일들을 경비원에게 알리고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려던 순간에..

베로 형사가 비틀거리며 나타난다.

새하얗게 질린 그의 얼굴을 보며 비서는 걱정하지만.. 베로 형사는 그것보다 청장님을 급하게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경찰청장은 오후 5시나 돼야 올 거라는 말에 더욱 초조하고 불안해지는 베로 형사..

그는 한 달 전에 발생한 살인 사건과 그 사건으로 인해 오늘 밤 발생할 두 건의 살인 사건을 막아야 한다며..

오늘 밤 반드시 두 명이 살해될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모든 내용이 적힌 편지 봉투를 비서에게 넘겨주고..

계속 누군가 자신을 쫓고 있어서 두렵다고 말한다.

비서는 그를 진정시키고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고.. 베로 형사는 점점 이상해지는 자신의 몸을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금 느끼며.. 비서를 찾으려 몸을 움직이지만.. 이동하기가 어렵다..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앞도 보이지 않는 혼란한 상황에서.. 비서의 방이 아닌 탈의실 쪽 문을 열고 쓰러진 베로 형사...

경찰청장이 돌아와 편지봉투를 열어보지만.. 그 안에는 빈 종이만 들어있을 뿐이었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소환한 사람들과의 약속시간이 다 된 청장은 사람들을 만나러 가고..

그곳에서는 모닝톤 씨가 남긴 유산과 그것을 받을 상속자에 대해 적은 유언장이 공개된다.

어마어마한 금액의 유산... 그것을 남긴 모닝톤씨는..

가장 먼저 자신의 친족과 사촌에게 유산을 물려줄 것인데.. 상속자가 단 한 명도 없다면..

돈 루이스 페레나..라는 자신의 친구에게 최종적으로 상속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경찰청장에게 맡긴 것이고..

서장은 그의 부탁대로 신분을 확인하고 그를 증명해줄 사람들을 소환한 것이었다.

이곳에서.. 돈 루이스는.. 모닝톤처럼 유능한 의사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었을 리가 없다며..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베로 형사 역시 죽었을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정말로 그를 발견했을 때 베로 형사는 죽어가는 상태였고.. 그가 남긴 증거로 찾은 첫 번째 상속자 포빌과 그의 아들은..

유언장이 공개된 다음날 밀실에서 독살당한다. 이 수수께끼와 같은 사건...

그리고 유일한 증거품... 호랑이 이빨 자국 같은 잇자국...

호랑이 이빨의 주인은 포빌의 부인으로 밝혀지지만..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다음 상속인 역시 자살을 하는데....

모든 상속인이 없다면... 모닝톤의 재산은 돈 루이스의 차지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돈 루이스 페레나...

그는 이 사건들을 꾸민 범인일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

그는 과연 이 사건들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아르센 뤼팽 전집 열 번째 이야기, 호랑이 이빨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그리고 < 813 >을 읽고 이 책을 보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

그가 자취를 감춘 동안에 숨은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유산 상속을 둘러싼 사건들... 읽을수록 흥미진진하다.

거듭되는 반전 속에..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용의자들을 가려내며 읽으면 더욱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초반 범인으로 지목된 아르센 뤼팽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정이 안쓰럽기도 하고..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과 아리따운 여인과의 사랑까지...

그동안 보아온 뤼팽의 모습에 정점을 찍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의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미안할 만큼.. 모리스 르블랑이 만든 아르센 뤼팽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똑똑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위트가 넘쳐서.. 미워할 수 없는 존재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모험담이 궁금하다.

얼핏 전해 듣기로는 코너스톤에서 11권~ 20권까지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던데..

얼른 만나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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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개의 관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9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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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읽다가 멈춘 적이 많다.

서른 개의 관..이라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내용 역시 독특했고.. 이야기가 재밌기도 했지만..

무섭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기 때문에.. ㅠ


유명한 학자 앙투안 데르주몽의 딸 베로니크는 어느 날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이는 단순한 납치 사건이 아닌.. 일종의 선전포고와 같은 것이었다.

미인 베로니크를 납치한 이는 알렉시스 보르스키 백작이었는데.. 베로니크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베로니크의 아버지 데르주몽은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했고.. 이에 모욕감을 느낀 백작은..

앙심을 품고.. 연인이었던 베로니크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홀로 납치 사건을 꾸민 것이었다.

데르주몽은 딸을 믿었지만.. 백작은 몇 통의 편지를 세상에 공개하면서..

아버지 데르주몽이 이기적이고 구두쇠이며 딸 베로니크는 그 밑에서 불행하게 컸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데르주몽은 결혼을 허락했지만..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백작과 베로니크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나자.. 데르주몽은 손자를 납치하여 요트를 타고 이동하다가 풍랑을 만나

익사를 하게 되고.. 이 사실을 안 베로니크는 결혼 생활을 등지고 수녀원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자그마한 의상실에서 일을 하며 살고 있는 베로니크는.. 어떤 영화를 보게 되었고..

그 영화에서 잠깐 스쳐 지나간 오두막 문에.. 숫자와 함께 적혀 있는... 자신이 결혼 전에 썼던 성명을 발견한다.

10년이 훨씬 넘게 쓰지 않던 성을 영화 속에서 발견한 일이.. 이상했던 베로니크는 조사를 부탁했고..

편지를 받고 직접 그 장소에 가본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오두막에서 사람의 시체와 이상한 그림을 발견하고..

신고를 하지만.. 시체는 사라지고 없다.. 괴이한 일이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이상한 표식을 따라 움직이게 된 베로니크..

결국 서른 개의 관이라 불리는 사레크 섬에 사는 오노린 부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와 그녀의 아들이 살아 있고.. 사레크 섬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노린 부인과 함께 그 섬으로 향하는 베로니크...

그녀가 섬에 나타나면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아들이었는데..... 베로니크가.. 내가 엄마라고 자신의 존재를 밝히기도 전에..

그 아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총을 쏜다.. 자신의 할아버지인 데르주몽을 죽인 프랑수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베로니크 자신의 아들이 살인자라는 사실...

또 이 사건을 전해 들은 사람들은 섬에 저주가 내렸다면서 불안해하고....

섬에 오는 동안에.. 오노린 부인은 자신은 섬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그런 저주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그래서일까.. 전설과 예언을 너무 믿은 나머지..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평소 미신이나 이런 걸 믿지 않기 때문에.. 특히 안 좋은 이야기는 들으면.. 두고두고 생각나고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아예 신경을 쓰지 말자..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 계속 예언이 어쩌고 무시무시한 운명의 힘.. 책 속에 등장하는 이런 말들이 낯설기도 하고..

광기 어린 사람의 모습을 보면 무섭기까지 했고.. 과연 뤼팽은 언제 등장하는지.. 그의 모습이 얼른 나타나기를 간절하게 바라게 됐다.

모리스 르블랑은 이 책에서 괴도 뤼팽을 구원자로 만들었는데.. 거의 신처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제 뤼팽은 괴도가 아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괴도는 다양한 모습. 다양한 역할을 맡아 활약하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구원자로서 상당히 멋있기도 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뤼팽을 도둑이라고 미워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처음 뤼팽을 생각하면.. 도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전집을 읽는 동안 뤼팽의 팬이 되는 것 같고..

새로운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쓰는 모리스 르블랑의 저력에 매번 깜짝 놀란다.

이 책도 상상하니 오싹해지고 무서운 느낌이 강해서 다 읽기까지는 오래 걸렸지만.. 그럼에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다 읽을 수밖에 없었고.. 작가가 뤼팽을 사랑하는 만큼.. 글 속에서도 그것이 느껴지고.. 뤼팽의 새로운 모습에 푹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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