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개의 관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9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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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읽다가 멈춘 적이 많다.

서른 개의 관..이라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내용 역시 독특했고.. 이야기가 재밌기도 했지만..

무섭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기 때문에.. ㅠ


유명한 학자 앙투안 데르주몽의 딸 베로니크는 어느 날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이는 단순한 납치 사건이 아닌.. 일종의 선전포고와 같은 것이었다.

미인 베로니크를 납치한 이는 알렉시스 보르스키 백작이었는데.. 베로니크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베로니크의 아버지 데르주몽은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했고.. 이에 모욕감을 느낀 백작은..

앙심을 품고.. 연인이었던 베로니크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홀로 납치 사건을 꾸민 것이었다.

데르주몽은 딸을 믿었지만.. 백작은 몇 통의 편지를 세상에 공개하면서..

아버지 데르주몽이 이기적이고 구두쇠이며 딸 베로니크는 그 밑에서 불행하게 컸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데르주몽은 결혼을 허락했지만..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백작과 베로니크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나자.. 데르주몽은 손자를 납치하여 요트를 타고 이동하다가 풍랑을 만나

익사를 하게 되고.. 이 사실을 안 베로니크는 결혼 생활을 등지고 수녀원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자그마한 의상실에서 일을 하며 살고 있는 베로니크는.. 어떤 영화를 보게 되었고..

그 영화에서 잠깐 스쳐 지나간 오두막 문에.. 숫자와 함께 적혀 있는... 자신이 결혼 전에 썼던 성명을 발견한다.

10년이 훨씬 넘게 쓰지 않던 성을 영화 속에서 발견한 일이.. 이상했던 베로니크는 조사를 부탁했고..

편지를 받고 직접 그 장소에 가본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오두막에서 사람의 시체와 이상한 그림을 발견하고..

신고를 하지만.. 시체는 사라지고 없다.. 괴이한 일이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이상한 표식을 따라 움직이게 된 베로니크..

결국 서른 개의 관이라 불리는 사레크 섬에 사는 오노린 부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와 그녀의 아들이 살아 있고.. 사레크 섬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노린 부인과 함께 그 섬으로 향하는 베로니크...

그녀가 섬에 나타나면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아들이었는데..... 베로니크가.. 내가 엄마라고 자신의 존재를 밝히기도 전에..

그 아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총을 쏜다.. 자신의 할아버지인 데르주몽을 죽인 프랑수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베로니크 자신의 아들이 살인자라는 사실...

또 이 사건을 전해 들은 사람들은 섬에 저주가 내렸다면서 불안해하고....

섬에 오는 동안에.. 오노린 부인은 자신은 섬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그런 저주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그래서일까.. 전설과 예언을 너무 믿은 나머지..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평소 미신이나 이런 걸 믿지 않기 때문에.. 특히 안 좋은 이야기는 들으면.. 두고두고 생각나고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아예 신경을 쓰지 말자..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 계속 예언이 어쩌고 무시무시한 운명의 힘.. 책 속에 등장하는 이런 말들이 낯설기도 하고..

광기 어린 사람의 모습을 보면 무섭기까지 했고.. 과연 뤼팽은 언제 등장하는지.. 그의 모습이 얼른 나타나기를 간절하게 바라게 됐다.

모리스 르블랑은 이 책에서 괴도 뤼팽을 구원자로 만들었는데.. 거의 신처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제 뤼팽은 괴도가 아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괴도는 다양한 모습. 다양한 역할을 맡아 활약하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구원자로서 상당히 멋있기도 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뤼팽을 도둑이라고 미워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처음 뤼팽을 생각하면.. 도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전집을 읽는 동안 뤼팽의 팬이 되는 것 같고..

새로운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쓰는 모리스 르블랑의 저력에 매번 깜짝 놀란다.

이 책도 상상하니 오싹해지고 무서운 느낌이 강해서 다 읽기까지는 오래 걸렸지만.. 그럼에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다 읽을 수밖에 없었고.. 작가가 뤼팽을 사랑하는 만큼.. 글 속에서도 그것이 느껴지고.. 뤼팽의 새로운 모습에 푹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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