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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평점 :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01.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
- 자메이카로 휴가를 간 '나'는 그곳에서 거대한 거북이를 잡은 어부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어른들에게 거북이를 풀어달라고 강력하게 말하는 소년.... 거북이를 끌어안고 절대 놓지 않는 소년을 보면서..
결국에는 소년의 아버지가 지배인에게 다시 거북이를 사들여 방생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하지만 다음날... 소년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02. 히치하이커
- 소설가가 자신이 아끼는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히치하이커를 차에 태우게 되고...
두 사람은 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나중에 소설가가 차의 속력에 대해 자랑하자.. 자동차 회사의 말은 믿을 수 없다며...
그것을 증명해보라는 히치하이커의 말에 발끈하여 과속을 하게 되고.. 경찰관을 만나게 되는데...
그 이후로 히치하이커의 정체를 조금씩 알게 된다...
03. 밀덴홀의 보물
- 로알드 달이 실제 사건을 소설화한 작품으로.. 오래전 땅속에서 로마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은식기를
발견한 농부 '고든 부처'와 그를 고용한 '포드',
당시 영국에서는 보물을 발견했다고 신고를 하면 그 물건의 가격만큼 돈을 받을 수 있었는데..
땅주인이 아닌 보물을 발견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었다.
포드는 고든이 이 법을 몰랐으면 하는 마음에 범에 대해서 알려주지도 않고 은식기를 자신이 가져가
깨끗하게 닦아서 집안에 진열을 해놓고 살다가 고고학자 포셋 박사에게 들키고 재판을 받게 된다.
이 두 사람이 은식기를 발견하게 된 날부터
욕심 때문에 고든을 속이고 혼자 은식기를 숨겨 놓았던 포드가 재판을 받게 되는 상황까지의 이야기.
04. 백조
-총을 생일 선물로 받은 어니와 그와 친한 레이먼드.
두 사람은 사냥에 나갔다가 모범생 피터를 보게 되고..
그를 악랄하게 괴롭히기 시작한다...
05. 백만장자의 눈
- 돈이 아주 많은 헨리 슈거.
일을 하지 않고 도박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던 중에..
'눈 없이도 볼 수 있는 임랏 칸'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 능력을 도박에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3년이 넘게 혼자 연습하여 그것을 터득하게 되고...
그 능력을 처음으로 실행해 본 날.. 카지노에서 6600파운드를 아주 쉽게, 금방 벌어들인다.
하지만 즐겁지도 않고 오히려 더 허무해진 그는..
발코니에서 길거리로 돈을 던지고...
혼란을 잠재우려고 온 경찰관은.. 그에게 돈을 의미 있는 곳에 쓰라는 말을 한다.
그 말을 듣고.. 고아원 사업을 진행하게 되고..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죽는 날까지 카지노에서 번 돈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돕니다.
06. 행운 -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07. 식은 죽 먹기 - 내 첫 이야기·1942년
- 작가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행운-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이 부분에서는 어릴 적 기숙학교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억압에 대해서.. 그리고 회사에서 동아프리카로 파견되고.. 나중에는 자신이 전쟁에
참전해서..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일과 나중에는 뉴욕에서 유명한 소설가를 만난 일 등...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어떻게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작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찬찬히 설명해주고 있다.
일곱 번째 이야기는 그가 쓴 첫 번째 소설로 자신이 겪었던 참전의 상황을 적은 것이다.
로알드 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정말 정말 재밌게 보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이기심과 그런 어른 밑에서 자란 아이들 역시 이기적이고 어리석다는 것을
알려주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보면서 주인공인 남자아이와 그 가족이 보여주는 가족애와 따스한 마음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을 했고.. 이 작가가 아이들의 순수함을 참 사랑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어른들은 단합하여 거북이를 호텔로 끌고 가려고 하고..
모두들 거북이 요리에 대해서만 기대를 하고 있었고.. 지배인은 등껍질만으로도 거액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오로지 단 한 사람, 소년만이 거북이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감싸 안는 모습을 보면서..
로알드 달이 어른들의 잔인함을 조용히 비난하면서.. 아이들의 진실함과 순수함을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는 짧은 내용이었지만....
수상한 히치하이커의 말을 읽으면서.. 상당히 큰 호기심이 생겼고..
예상외로 재밌었다.
짧지만 그 안에서 작가의 재치와 유머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세 번째 이야기.. 밀덴홀의 보물...
농부와 그를 고용한 사람... 그리고 보물...
고용주 포드의 행동이 얄밉고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것이 인간의 본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물 앞에서 욕심이 안 생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중에 재판 과정을 보면서...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네 번째 이야기.. 백조..
새를 사냥하던 어니와 레이먼드... 나중에는 피터를 괴롭히면서.. 악랄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피터를 기찻길에 묶어놓고 그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질 않나..
백조의 날개를 피터에게 붙이고 날아보라며.. 총을 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잔인함과 잔혹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모범생이란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남을 괴롭히면서도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폭력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못된 아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행동하려는 피터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글을 읽기가 참 힘들었다...
새삼 사람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느꼈다....
다섯 번째 이야기.. 백만장자의 눈...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의 글.
읽는 동안 진짜로 눈이 없어도 앞을 볼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좀처럼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타고난 부자.. 헨리가.. 임랏 칸에 대한 글을 읽은 후... 그처럼 되려고 몇 년간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저런 집중력과 끈기..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사람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고.. 경찰관의 말을 들은 후 완전히 다른 삶,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게 참 재밌고 즐거웠다.
로알드 달의 이야기의 매력을 많이 느꼈고 그의 다른 책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는 생각.
그것이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숨은 재능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획일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에서는 꽃피울 수 없었던 재능이
점점 커지면서 그를 작가의 길로 인도한 게 아닐까..
신선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가득한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의 상상력과 재치를 많이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