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도 그렇고 내용 역시 정말 읽을수록 공감이 팍팍~!!!

잘 지내고 있지만... 가끔은 지금 이게 맞는 걸까?! 잘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숨이 나오고.. 어떨 때는 꼬리를 물면서 이어지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도 방황하는 나 자신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ㅠㅠ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이런 과정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걸 느꼈다.


34살의 모리모토 요시코, 수짱이란 애칭을 가진 그녀가 이 책의 주인공.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일기를 쓰게 되는데..

그녀의 일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었다.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하는 생각이란 느낌도 들면서..

잊고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성숙한 수짱에게 배울 점도 많았다.

그리고 수짱과 함께 그녀 주변의 이야기를 보면서..

직장 생활의 고달픔도 새록새록 생각나고..

나 역시 무심결에 누군가에게 말로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연애와 결혼에 대한 부담감도 공감이 많이 되고..

읽는 동안 그래그래..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던 책.


변하고 싶다.

나는 지금의 내가 변했으면 한다.

어떤 식으로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지금보다 좋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 p. 08 -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된 거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행복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마음도 이해한다.

 - p. 15 -

 


더구나 결혼에 대한 압박?이라고 해야 할까?!

수짱이 엄마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듣게 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그런 상황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함께

엄마에게 퉁명스럽게 말하는 것이나

카페 매니저에게 눈길이 가는 것도 이해가 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결혼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이에 쫓겨서 결혼을 해야만 한다.. 이런 압박을 받는 상황이 안쓰럽기도 했고..

솔직히 나이가 있으니 꼭 결혼을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수짱이나 주변 미혼 여성들이.. 결혼 말고 연애는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나이 들수록 쉽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그래서 한살이라도 더 젊을 때 만나려는 노력을 해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난 분명 책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 속의 캐릭터가 아닌... 내 가족 또는 친구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이 작가의 글은 일상을 잘 보여주고 있고.. 읽는 사람에게 그것을 잘 전달해주고..

공감대 형성을 참 잘하는 것 같다.

그래서 좋다.

조용히 내면을 바라볼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마스다 미리.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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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렘 2015-03-07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이책속의소중한글에 있는 글들이 너무너무 멋있는 것 같고 공감도 많이 돼네요!!뭔가 내 머리속에서 정리돼지 않던 것들이 글로서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아서 고맙기도한 그런 글들이네요. 저도 꼭 한번 이 책을 읽어 보고싶네요!!

하늘호수별 2015-03-07 22:00   좋아요 0 | URL
넹~ 저도 그런 느낌이었어요~ 읽으면서 많이 공감한 책이에용~^^
 
소피 Soppy - 둘이라서 좋아
필리파 라이스 글.그림, 전행선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연애를 달달하게 적셔줄 빨간책이 왔다!

연인과의 일상을 더 특별하게 바꿔줄 생활밀착형 일상툰.

 

로맨스툰, 생활밀착형 일상툰 <소피 SOPPY>

이 책의 작가인 필리파 라이스는 현재 삽화가이자 만화가인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

일기장에 자신의 일상.. 그리고 남자친구와의 연애를 그리기도 했는데..

어느 날 남자친구를 응원하고자... 빨간색과 검정색을 이용하여 색칠을 하였고..

블로그에 연재가 된 사랑스러운 그림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책으로도 나오게 됐다고 한다.

 

작가가 본인의 일상, 연애의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연인들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에게도 좋을 것 같고..

둘이 같이 사는 모습들은 꼭 신혼부부를 보는 것 같아서..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보아도 좋을 것 같고..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사실... 화투의 똥 광光이 떠올라서...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내가 화투패 중에서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라..

그림을 보는 순간 그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면서.. 그림이 친숙하게 느껴졌고..

오로지 빨강, 검은색만으로 색칠한 그림인데.. 이것만 가지고.. 사랑의 달달함을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기면서... 꼭 직접 보고 싶었는데..

막상 보니 완전 예쁘고 귀여웠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라는 표현이 알맞은 것 같다.

 

그림에는 대사가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말이 없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연애를 해본 사람들은 딱 보면 알 것 같다.

이게 무슨 뜻인지.. 서로 어떤 감정을 나누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다는 그런 감정들~

캬캬캬~ 달달한 연애툰을 보고 있으니..

나도 신랑과 좋았던 시기가 마구마구 생각나면서 웃음이 피식피식 나오고..

두 사람에 감정이입되는 것 같은 느낌이 팍~

진짜 소소한 일상이고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일상에 왜 이리 설레는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설레는 감정과...

지금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된 책.

책 뒤쪽에는 엽서로 쓸 수 있는 그림이 몇 장 들어 있어서..

책을 선물하면서 편지도 함께 써서 주면 좋을 것 같았고..

연인들끼리 쓸 수 있는 아기자기한 쿠폰도 들어있다.

뽀뽀해주세요, 안아주세요 등등..

보면서 진짜 연애할 때 생각이 많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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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은 하루 (윈터에디션)
구작가 글.그림 / 예담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정말 예쁘고 귀여운 그림...

그리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따뜻함과 희망이 가득 담긴 이야기.

<그래도 괜찮은 하루>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책!

 

그림이 굉장히 익숙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싸이월드 베니 스킨의 작가였다는 사실을 알고..

 아하~ 역시 그랬구나~ 어쩐지~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싸이월드... 한참 열심히 꾸밀 때 스킨 바꾸는 것을 좋아해서.. 도토리 충천하면 스킨 사고...

베니 스킨도 구입했던 기억이 떠올라.. 살포시 미소 짓게 되는...

 

두 살 때 열병을 앓아 청력을 잃은 구 작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망막색소변성증까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상황...

그 사실을 알고 좌절하기도 하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이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겨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차근차근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구작가....

목차

1부 너무 아팠지만 돌아보면 선물 같았던 어제

2부 하고 싶은 게 많아 설렘 가득한 오늘
3부 두근두근 희망으로 기다려지는 내일
4부 나에겐··· 너무 소중한 하루하루

 

1부에서는 구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작가가 된 계기와

작가가 된 후 자신이 얼마큼 행복했으며... 그 행복을 나누고 싶다는 소망과

시력검사 후 힘들었던 마음.. 그리고 그런 마음을 이겨내고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읽으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

특히나 어린 시절 말하는 법을 알려주려고 애쓰는 엄마의 모습...

엄마와 딸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실력만으로 입학한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부분에서는..

현실의 한계란... 참 무섭구나... 느끼기도 했으며...

 

2부에서는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하나 실행하는 모습이 나온다.

시력을 잃기 전에...

이렇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깊게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나 역시도 더 늦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부지런히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언제까지나 삶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니까.... 할 수 있을 때... 부지런히!

 

3부에서는 헬렌 켈러의 소원 들어주기란 주제로.. 3일 동안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구작가가 하나씩 해보는 걸로 시작하는데..

이 부분에 나온 이야기들 중에는 어떤 일은 나 역시도... 다음에 이거 꼭 해야지..라고 생각한 일들이 적혀 있었다.

예를 들면... 은사님 찾아가는 것, 가족 여행 가는 것(부모님과 함께), 나만의 사진 앨범 만들기 등등..

언젠가는 꼭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 동안... 오래전에 생각한 것도 아직까지 실천을 못하고 있다는걸... 깨닫고...

아.. 진짜 게으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진짜 진짜 더 늦기 전에 꼭 해야지..란 생각에

메모를 한 후에.. 책상 앞...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았다.

 

4부를 읽으며 구작가의 희망이 나에게도 크게 와 닿아서...

그녀의 삶도... 그리고 나의 삶도... 또 지치고 힘들어하는 누군가의 삶까지...

모두 다 힘내라고 응원하고 싶어졌다.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만약에... 들을 수 없는 상황에... 시력까지 잃게 된다면... 나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구작가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내일을 준비할 수 있을까?.......

새삼.. 구작가의 단단하고 깊은 마음이 느껴져 무언가가 울컥 올라오는 것 같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복지도 하지 못하고 있고..

기본적인 교육을 받는 것도 힘들고... 사회로 나와 직업을 갖는 것도 여러모로 힘들고..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도 만만치 않아서...

이 책의 앞부분에 나온... 구작가의 말처럼...

높고 두꺼운 벽을 부딪쳐가며 이겨내려고 해도...

결국은 현실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좌절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 그리고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분노하게 된다...

그들에게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기본적인 것을 누리고 살 권리가 있는데..

지금 사회는 그런 부분들이 너무나 열악하고 불편한 점이 많다..

선천적으로 몸이 아픈 사람들도 있고..

건강하게 살다가도 몸이 아플 수 있는 것인데..

언제쯤이면 이런 부분도 개선이 될 수 있을까?.......

모두가 모른척하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만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내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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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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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창립 40주년을 맞은 청조사.

이를 기념하기 위해 청조사 대표 작품인 <우동 한 그릇>을 새해 첫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 책에는 짧은 이야기 2편이 실려 있다.

구리 료헤이 작가의 <우동 한 그릇>,

다케모도 고노스케 작가의 <마지막 손님>.


어렸을 적 학교에서 들었던 <우동 한 그릇>

그때도 참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어른을 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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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집에서 일 년 중 가장 바쁜 섣달그믐날..

북해정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밤 10시가 넘으면서 손님이 뜸해지고.. 마지막 손님까지 가게를 나서서..

슬슬 가게 문을 닫으려던 순간에..

여섯 살, 열 살 정도 된 사내아이 둘을 데리고 들어오는 한 여인..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우동 일인분을 시킨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는 가게 주인이지만..

세모자의 모습을 보면서.. 손님과 아내 모르게.

우동 한 덩어리에 반 덩어리를 더 넣는다...

다 먹고 난 뒤 그 가족에게..

주인 내외는  진심을 담아 큰 소리로 말한다.

"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 다음 해 12월 31일... 바쁜 하루를 끝내고 가게 문을 닫으려던 순간..

한 여인이 두 명의 남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온다.

일 년 전과 같은 옷을 입은 여인의 모습을 보고 작년에 마지막 손님임을 알아본 주인 내외...

우동 일인분을 시킨 가족이 안쓰러워 아내는 남편에게.. 삼인분을 삶아주라고 하지만..

남편은 그럼 눈치를 챌 테고... 더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할 것이라며..

티나지 않게 우동 한 덩이 반을 삶는다...

북해정 우동을 내년에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가족의 말을 들은 주인 내외는..

다음 해.. 같은 날.. 그 가족들이 올 시간에 맞춰 그들이 앉았던 2번 테이블에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세우고..

여름에 인상된 우동 가격을 작년과 같은 가격으로 바꿔놓고 그들을 기다린다.

10시가 지나고..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세모자가 들어온다.

이번에는 우동 이인분을 주문하고..

엄마는 아이들에게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일으킨 사고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배상금을 갚고 있었는데..

큰 아이는 신문배달을 하면서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고....

작은 아이는 장보기와 저녁 준비를 해 준 덕분에..

엄마가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계획보다 더 빨리 빚을 다 갚았다는 이야기...

아이들 역시 그동안 엄마에게 하지 못 했던 이야기를 전한다.

동생이 쓴 작문이 북해도 대표로 뽑혔고.. 전국 콩쿠르에 출품하게 되어..

수업참관을 해야 됐는데.. 엄마가 무리해서 회사를 쉴 것 같아.. 그 일을 숨겼고..

동생 친구들이 형에게 말을 해줘서.. 형이 참관을 했다는 것.

학교에서 장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주제로 글을 썼는데.. 동생은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고..

북해정에서 있었던 일을 썼구나..라는 생각에 형은 부끄럽기도 했지만..

동생은 우리가 그동안 겪었던 일...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빚이 생겨서.. 엄마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형은 신문배달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12월 31일 밤에 셋이서 먹었던 우동 한 그릇이 무척 맛있었다는 얘기와...

일인분만 시켰는데도.. 우동집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해줬는데..

그 목소리가 '지지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자신도 어른이 되면.. '힘내세요. 행복하세요.'라는 속마음을 감추고..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제일의 우동집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것과

형은 동생의 글을 통해 부끄러운 마음 대신.. 

어머니의 용기를 잊지 않고.. 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지켜드리겠다고 다짐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주인 내외는 그 후로 12월 마지막 날이면 그 가족을 위해 예약석을 만들고 그들을 기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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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마지막 손님>

과자 전문점 <춘추암>에서 일하는 열아홉 소녀 게이코.

생활력 없고 무능력한 아버지는 무책임하게 집을 나가서 소식도 없고..

엄마는 몸이 아파서 일을 할 수가 없다..

남동생 둘과 여동생 셋이 있고.. 아버지의 가출 이후..

학교를 가는 것 대신.. 자신이 직접 생계를 이끌어 가고 있으며..

춘추암에서 근무한지 4년이 되었다.

매일 아침 사원 식당에서 조례를 하는데..

게이코는 손님에게서 선물 받은 시집의 한 구절(상인의 생활 자세)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사장과 직원 모두 따뜻하고 친절한 춘추암...

늦은 시각 퇴근하던 게이코는 큰길을 접어들 무렵.. 지붕까지 눈이 가득 쌓인 자동차를 보게 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 보니.. 가게 쪽을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자를 사러 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서둘러 가게를 향해 뛰어가고..

그 손님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문을 열고 난방을 하면서.. 손님을 맞는 게이코.

시로도..라는 그 손님은 자신의 어머니가.. 암으로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계셨는데..

삶의 마지막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을 해드리고 싶어 여쭤보니..

춘추암 과자가 맛있었다며.. 다시 한 번 드시고 싶다고 해서 오게 됐는데..

눈이 많이 내려서.. 시간이 지체되어 지금에서야 도착을 했다는 것..

이 말을 들은 게이코는 자신이 직접 최대한 먹기 좋은 부드러운 과자만 골라 담았지만..

혹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그럴 경우 다른 것으로 전해드려야지..라고 생각하고..

손님에게 연락처를 묻는다.

또한 손님의 어머님께 드리는 가게의 성의라는 말을 하면서.. 과자값을 받지 않고..

자신이 겨울 코트를 사려고 모았던 돈에서 지불한다.

다음날 걱정이 되어 연락을 해보니.. 손님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따로 과자를 주문하고.. 휴가를 내서 직접 장례식장에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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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이 짧은 이야기가 25년간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티나지 않게 남을 배려하는 주인의 모습,

우동 한 그릇을 나눠 먹으며 가족 간의 마음을 나누는 모습.

그리고 주인 내외의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세모자의 모습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고마움을 잊지 않고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배려와 감사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고..

특히나 인간과 인간.. 사람 사이에 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두 번째 이야기는 상인의 자세... 장사하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진정한 도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글에서도 게이코의 마음 씀씀이를 보면서 가장 먼저 사람의 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 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잊지 않는 게이코...

어린 나이지만.. 너무나 성숙한 행동을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냉철하고 자기중심적인 나카가와..라는 사람과는 달리..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직원이지만.. 열정과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는 모습은 정말로 본받아야 할 자세가 아닐까 싶었다.


방송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실제로 우동 한 그릇이나 마지막 손님과 같은 이야기를 가끔씩 전해 들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한 배려를 하거나.. 마음속 깊이 감사하고 그 일을 잊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운 시기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호의를 베풀어 주신 분들이 계셔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 좋은 기운을 나누고 싶지만..

선뜻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 수 없을 만큼..

사회에서 안 좋은 일이 많이 생기고 있고.. 그런 사건사고를 보면서..

타인에 대한 불신이 점차 심해지고.. 믿을 수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기에..

점점 호의를 베풀 생각을 안 하게 되고.. 

또 누군가 나를 도와준다고 해도.. 모르는 사람의 도움을 좋게만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에 외면해 버리는 일이 많아지는 것도 그렇고...

이 책을 읽고 생각하니.. 더욱 씁쓸한 현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릴 때보다 지금 더 이 책이 감동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마도 어른이 되고.. 사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얼마큼 냉정하고 치열한 곳인지 직접 겪으면서..

세상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누군가를 향해가 배려와 호의를 베푸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겨울 날씨만큼이나 차갑게 얼어붙었던 마음에 한 줄기 빛처럼 느껴진 <우동 한 그릇>

세상을 밝게 하는 일, 따뜻한 사회가 되게끔 하는 일이..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뜨거운 감동과 함께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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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0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감동의 여운이 길어요.
저도 다시 읽었어요.이번에..^^
 
6년
할런 코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열렬히 사랑했던 애인의 결혼식을 지켜봐야만 하는 남자...

불과 며칠 전까지 서로 사랑했고 사귀었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끝끝내 그 마음을 접지 못하고...

식이 끝난 다음에는 여자의 강요에 의해서..

두 번 다시 그들의 앞에 나타나지 않겠노라... 그들을 그냥 내버려 두겠다는 약속까지 하고야 만다.

6년 후... 정치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된 제이크 피셔.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랑하는 마음, 그리워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학교 홈페이지에서 동문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고..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남편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 앞에서 한 약속도 저버리고...

오직 그녀에 대한 안쓰러움과 애틋한 마음을 품은 채..

용기를 내어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생각하지 못 했던 일들을 보게 된다....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미망인이 된 나탈리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전혀 다른 모습의 부인이.. 다 큰 자식들을 데리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혼란을 느끼는 제이크...

사진을 보면서.. 분명 같은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사람이었던 것일까?

남편이란 사람은 집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가 사랑하고 있는 나탈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녀를 만나기 위해 조사를 하면 할수록

모두들 모른다는 말과 함께 외면하고...

제이크는 점점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실 앞부분을 읽는 동안에... 주인공인 남자가 너무 미련해 보이고..

결혼까지 한 여자에게 집착하는 것 같아서..

다소 부담스러운 유형이다..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이야기가 워낙 흡입력이 강하다 보니깐..

그래서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런 호기심이 강해지고..

계속되는 예측불허의 사건과 빠른 전개,

그리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탈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도대체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과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혼자 고민하고 의심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책이고..


이 책의 진짜 묘미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 때문에 발생한 숨 막히는 추격신이 아닐까.. 싶다.

진짜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라..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졌다.

또한 남자 주인공의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끈기에 놀라기도 했고...

솔직히 나였다면...

내가 찾아다니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더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포기했을 것 같은데.. 남자 주인공은 생명의 위협을 여러 번 겪으면서도..

끝까지 집요하게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결말이 어찌 되려고 이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6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답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반전이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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