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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하루코 ㅣ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고미네 집안의 네 자매...
하루코, 나츠코, 아키코, 후유코...
지난번에는 나츠코 이야기를 읽었는데.. 이번에는 그 언니.. 하루코에 대해서 읽어보았다..
하루코..
고미네 집안의 맏딸... 조용조용하고 예쁘장한 미모... 미인대회 수상 경력도 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엄마의 몫까지 하면서 아빠와 동생들을 보살폈고..
그 후에 재력 있는 집안의 둘째 아들과 결혼을 했으며.. 딸아이가 한 명 있는 전업주부로 살다가..
얼마 전 이혼하고 친정에 와 있다..
남편 집안에서 말하는 이혼 사유로는.. 하루코의 동생 후유코의 정신질환... 그리고 하루코가 알코올 중독이라는 것이지만..
물론 이건 이혼을 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하루코도 아이까지 낳고 함께 살았지만.. 마마보이인 남편... 그리고 남편을 너무나 좋아하는 시어머니..
긴 시간 재미없고 지루한 결혼 생활에 질려서.. 그녀 역시 이혼을 원하고 있었기에..
남편이 이혼을 얘기했을 때 바로 합의를 하고..
남편 집안에서는 입막음을 하기 위해 넉넉한 위자료도 챙겨주었다.
이 책의 앞부분은... 자매들이 주고 받은 여러 통의 편지가 나온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재혼을 한다고 연락을 한 남편과 시어머니..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남들에게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데..
그 이후에.. 전 남편과 결혼할 여자가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여기서부터 솔직히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전 남편과 곧 결혼하는.... 아직 어린 그녀와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더니.. 동침을 한다.
그녀와의 관계 후.. 매몰차게 남이라고 선을 긋는 하루코..
하지만.. 남자들과는 좀 달랐다..
동생 나츠코와 오랫동안 사귄 다츠오... 그는 나츠코가 떠나자마자.. 바로 선을 보고 결혼을 한 유부남이다..
그런 사람과 미묘한 감정을 나누기도 하고.. 자신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말을 하는 다츠오에게.. 그럼 같이 자자고 말을 한다.
두 사람은 상당히 자주 만나고.. 무슨 일만 생기면 그에게 연락을 하면서 의지를 한다...
아무리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해도.. 하루코라는 사람은...
남자와 여자, 유부남과 이혼녀의 경계를 신경 쓰지 않고 행동한다.
말로는 동생 같다고 하지만.. 그녀도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같이 잘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보면서..
이 여자... 아무리 전 남편과 섹스리스로 살았다고 해도.. 기준도 없이 무작정 이렇게 행동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부남과 밀당이라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후유코의 담당의 사와키랑도 관계를 가지고.. 사와키가 이제 우리는 남남이 아니다..라고 말을 하니..
바로 발끈하면서.. 그런 식으로 엮이는 게 매우 불쾌하다고 화를 낸다.
자신을 아끼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와키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이런 하루코의 행동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그리고 나중에 나츠코가 등장하고.. 어떤 남자와 자고 온 그녀가.. 하루코에게.. 만약 재혼을 한다면.. 여러 남자를 만나본 이후에 하라는 말을 들은 다츠오..
나츠코에게 화를 내면서... 너는 너무 파격적이라고.. 하루코는 너와는 달리 쉽사리 아무하고나 잠을 자지 않는 게 하루코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어이가 없었다..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줄듯 말 듯.. 애간장을 녹이는 게 매력이라... 그것도 유부남에게???
유부남인 다츠오와 하루코는 단둘이 만나서 술도 마시고.. 키스도 하고.. 같이 자자고 하고.. 단 둘이 여행도 가자고 하고..
하루코 역시 자고 싶으면 잘 수도 있다.. 그날그날 다르겠지.. 이런 생각인데.. 나츠코만 파격적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더구나 나츠코를 만나면서.. 하루코를 생각하기도 했다는 다츠오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자유롭게 대놓고 즐기는 나츠코.. 그녀는 적어도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고..
하지만.. 하루코는 어떤 기준도 없다.. 은근히 남자들의 시선을 즐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중에는 사와키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결혼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결혼보다는... 결혼을 해도..
스스로 경제적 독립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자신만의 일을 갖는 게 먼저라고 말을 하고..
그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지만.. 다츠오와 사와키..라는 남자들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라..
하루코에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이해도 쉽지 않았고...
싫은 사람과 이혼을 했지만.. 자신이 낳은 아이에 대한 부분은 언급조차 안 하는 모습도 엄마 맞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하루코의 딸이라면..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
책의 앞부분에서.. 하루코의 딸이 엄마를 찾지 않는다..라는 부분을 보며..
가정 파탄의 원인이 꼭 전 남편과 시어머니에게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내가 느낀 하루코는.... 오락가락... 자신조차도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속을 모르는 사람.. 이란 생각이 든다..
그나마 좋았던 부분은.. 조울증.. 상태였던 후유코가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스스로 일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린 내면에.. 강인한 무엇이 숨겨져 있는...
이 책에서.. 나츠코 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후유코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후유코에 대한 책도 있던데.. 그 책도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내용이 다소 우울하고 어렵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궁금해진다..
하루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