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발견 -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존 마우체리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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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에미상 수상, 빌보드, 그래미, 올리비에상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수상경력과 뉴욕필하모닉,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프랑스 국립관현악단 등 유수의 교향악단을 이끌고 활동한 우리의 존 마우체리가 이번에는 지휘봉이 아닌 펜을 들었습니다. 목적은? 바로 클래식, 즉 고전음악이 무엇이고 그 매력이 무엇인지 대중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가끔 음악을 들을 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일반인과 달리 음악가들은 고전음악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 이 부분은 음정이 틀렸군, 여기는 기교를 더 넣어야 해 이런 생각일까요? 아니면 작곡가의 위대함을 생각할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 대한 답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고전음악은 한국사회에서는 취미로 즐기기에는 진입장벽이 낮지는 않은 종류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는 음악 장르이기도 합니다. 클래식을 좋아한다 라고 하면 젠체한다는 선입견을 갖는 이들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클래식에 대한 진입을 막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무언가를 알게 된다는 것은 시간을 소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축, 음악, 예술, 수학 그 모든 것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때로는 비용도 수반되곤 합니다. 하지만 클래식은 시간을 들인 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장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방증하듯, 저자 마우체리는 본인의 저서 [클래식의 발견]에서 이와 같이 얘기합니다. “고전음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준다. 평생에 걸쳐 즐길 수 있을만큼 넉넉하게 준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우리의 모습이 바뀌듯 고전음악도 모양과 형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고전음악을 더 많이 즐기도록 돕고 싶다. 고전음악의 기쁨에는 끝이 없다

책은 총 9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의 거장 마우체리는 총 300페이지에 걸쳐 고전음악에 대한 역사, 본인의 경험과 애정을 녹여냅니다. 책을 읽는 중 음악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눈에 들어왔는데, 국경을 가리지 않는 코로나로 인한 뉴 노멀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전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음악만큼 적당한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한 각국의 아티스트나 교향악단이 비대면 공연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대면 공연 못지않게 청중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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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만든 사람들 - 과학사에 빛나는 과학 발견과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
존 그리빈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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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과학은 우리 곁에서 항상 진보해 왔습니다. 과학이 과학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던 때에도, 종교와 과학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던 때에도 과학은 항상 우리 곁에 존재했습니다. 이번 책 [과학을 만든 사람들]은 과학자들과 과학 그 자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과학은 인간의 정신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업적에 속한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업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하는 저자의 서문은 과학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과학을 만든 사람들]을 읽고 개인적으로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믹스된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빌 브라이슨에게서 신랄함과 시니컬함을 빼고, 칼 세이건의 낭만성을 뺀 후, 사실에 입각하여 거기에 자부심을 더 넣는다면 이번 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저자 존 그리빈은 양자역학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로 미국과학진흥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저명한 천문학자이자 저널리스트입니다. 어렵게만 생각되는 양자역학을 (물론 어렵지만요) 대중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 책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책에서도 대중을 위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려고 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과학사와 과학의 발견, 과학자들의 여정을 그리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전작보다는 훨씬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보다보면 우리가 잘 아는 과학자들도 나오고, 처음 들어보는 과학자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이 점이 바로 저자가 의도한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과학은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천재들의 연구 결과 발전한 것이 아니라, 한 걸음씩 발전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과학자들에게도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예전에 코스모스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위대한 발견을 했음에도 알려지지 않은 과학자들이 참 많더라구요. 물론 이런 점은 단지 과학에만 적용되는 건 아닌 듯합니다. 어느 분야이든지 위대한 업적을 남기더라도 살아 생전, 혹은 사후에도 그들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는 경우는 너무나 많으니까요.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암흑시대를 벗어나다

2: 기초를 놓은 사람들

3: 계몽시대

4: 큰 그림

과학사에 익숙한 분이라면 왜 제목을 저렇게 지었는지 보면 바로 아실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를 기반으로 시작된 과학과 (물론 당시에는 과학이 아니었지만요) 과학자들, 기반을 다진 과학자들 (개인적으로는 기초를 놓다고 번역하는 것보다는 기반을 쌓은 사람들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놓다라는 어감이 얼핏 봤을 때 부정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등 정말 굵직한 맥락에서 과학사를 분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성은 원래 갈릴레이가 아니었고, 갈릴레오 보나유티라는 조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갈릴레이로 바꿨다는 점, 코페르니쿠스의 본명은 미코와크였으며 그 당시 라틴어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유행이었다는 점 등 과학자들의 알지 못했던 사생활이나, 뉴턴이 자기 pr에 굉장히 능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던 사실을 과대포장했던 일,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괴혈병 예방약을 만드려다 산소를 발견했던 일 등은 우리가 몰랐던 과학사의 이면을 깨닫게 해줍니다.

본문만 900페이자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 크기 자체는 아담하기 때문에 페이지는 생각보다 빨리 넘어가는 편입니다. 또한 곳곳에 삽입된 실험 도구나 천체 등 각종 도면은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우주산업시대를 맞아 더욱 더 미래와 지구 밖으로, 우리 은하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지만 우리의 과학사를 아는 것도 바람직한 길이라 생각합니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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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과 유럽 문명의 종말 - 대규모 이슬람 이민이 바꿔 놓은 유럽의 현재와 미래
유해석 지음 / 실레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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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단체인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인하여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소식이 매일 미디어를 뒤덮고 있습니다. 무슬림 세력을 난민으로 받아준 영국도 이미 무슬림으로 인한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며, 유럽 전역이 무슬림으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영국과 같은 유럽은 난민 정책이 상당히 잘 설계되어 있는데도 이런 상황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로 계속 밀고 들어와 본인들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이들을 보면 답답할 뿐입니다. 이번 책 [이슬람과 유럽 문명의 종말]만큼 지금 시국에 잘 들어맞는 책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20년 이상을 이집트와 영국 등지에서 거주하며 영국 웨일즈대학, 칼빈대학교 대학원에서 이슬람을 수학하고 현재는 칼빈대학교에서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모습이기에 더 정확하고 상세하게 현재까지에 이르게 된 경위와 현재 상황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책은 총 6부로, 유럽의 이슬람 인구 성장 배경, 원인, 서유럽과 북유럽의 이슬람, 유럽의 다문화주의 정책의 실패 배경, 유럽의 이슬람 인구 증가로 나타나는 문제들, 다문화 사회에서 이슬람에 대한 정부의 배경으로 각각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자가 서술한 이슬람 인구의 성장 배경은 우리 한국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 무슬림의 다산, 일부다처제 등입니다. 특이한 점은 3천명에 가까운 유럽인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말하길 이슬람은 광범위한 삶의 스타일에 대한 지침이 있으며 선교적인 종교이다라고 했다는데 종교를 종교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에 모두 투영하여 강압성을 갖는 종교가 과연 광범위한 삶의 스타일에 대한 지침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개종한 이들은 본인의 가치관이 있으니 그런 선택을 했겠지만요. 저자는 개종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있습니다. 1) 무슬림의 열성과 실천 2) 단순하고 쉬운 교리 3) 공동체에 속하고 싶다는 이유. 3의 이유는 특히나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흑인들이 더욱 갈망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흑인의 이슬람 개종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일전에 신천지가 20대 남녀를 대상으로 그들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신도수를 파급적으로 늘렸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에서도 무슬림 세력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파고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자는 정부의 포용 정책의 헛점을 꼬집으며, 이슬람과 민주주의는 결코 공존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노동력 때문에 무슬림 출신 이민자를 고용한다면 차라리 같은 문화권이 훨씬 낫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출신 학자에 보수파인 저자가 쓴 책이라 너무 우파성향이나 기독교 성향이 짙은 것은 아닐까 걱정했습니다만, 굉장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잘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단순한 비판에서 끝내지 않고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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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피터 피스크 지음, 장진영 옮김, 조병학 감수 / 인사이트앤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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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날이 갈수록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변화 그 자체와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하여 전작 [게임체인저]에서 혁신으로 세상을 바꾼 사례와 방법을 제시한 피터 피스크가 신작 [아이디어]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기업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이 어떤 방법으로 비즈니스와 시장을 해석하고 기업의 성공과 활기찬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피터 피스크의 신작, [아이디어]를 오늘 리뷰해볼까 합니다.

[아이디어]DNA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DNA는 유전적인 요소가 아닌 비즈니스적 요소입니다. , DNA는 아이디어와 일맥상통하는데 전통적이고 낡은 아이디어와 관습으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 맞춰갈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논리입니다. AI, VR/AR은 이미 우리 일상에 침투하였으며, ICE(내연기관차량)이 아니라 EV, HEV등의 차량이 점차 자동차 시장에서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저자는 시장의 변화는 더욱 더 가속화될 것이며 소비자들은 더 깐깐하고 똑똑해질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기존의 산업화로 인해 지속가능한 지구의 가능성에 대해 모두가 염려하고 있는 만큼, 이윤만으로는 기업을 이끌어갈 수 없고, 환경보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미디어에서 늘상 얘기하는 CSRESG의 중요성과도 맞닿은 부분입니다.

이 모든 요소를 49개의 코드로 정리해서 저자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코드를 리더십 DNA와 함께 활용하여 성공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나아가 시장에서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성공적인 DNA를 가진 이들이 7(정확히는 6명의 사람과 1개의 AI입니다) 소개되는데 이 중 JK 롤링과 마윈이 눈에 띄었습니다. 마윈은 알리바바의 창시자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중국 정부의 미움을 받아 현재 행적이 묘연하기도 한 인물입니다. 여타 중국인들과 달리 사회의 복지와 개인의 자유에 관심이 많던 인물이라 요즈음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더 안타깝습니다. 무일푼에서 백만장자가 된 JK롤링의 사례는 많이들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상력으로, 또한 뚝심과 본인의 작품에 대한 믿음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이번 책 [아이디어]에서 롤모델이 될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음에 충분한 자라고 여겨집니다.  

경제 개론서와 같은 정보성 책이 아니고 해결책 및 방법을 제시하는 책인만큼 내용은 어렵지 않고 상대적으로 슥슥 읽히는 편입니다. 또한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는 부분도 책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같은 내용을 서술해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피터 피스크 책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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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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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조선시대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신가요?

식민사관에 따라 무능한 관리가 판을 치고, 없어졌어야 했을 나라? 교과서에서 배웠듯이 아름다운 강산과 4계절이 뚜렷한 백의민족의 나라?

저는 문서와 기록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박시백 작가의 조선왕조실록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가끔씩 보았던 사관과 왕들에 대한 기록을 보아도 편집증일 정도로 기록에 대해 철저함을 고수했던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정조의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조선시대의 기록에 대한 자부심까지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조선의 법과 정의는 어떤 식으로 행해지고 지켜졌을까요? 정작 우리나라 역사이지만 많은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청렴함의 상징인 다산 정약용과 그를 믿고 지원해준 성군 정조 치하의 법과 정의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책인 [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는] 정약용의 [흠흠신서]에 나온 판례집을 한글로 풀어낸 책으로서, 원서인 [흠흠신서]는 형법, 법 행정, 살인 사건 판례와 그에 대한 비평을 실은 저술이라고 합니다. [흠흠신서]의 구성은 아래와 같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         경사요의: 중국의 경전과 역사적 사례에서 법률적 원칙을 뽑아서 제시.

-         비상준초: 수령이 작성하는 검시 보고서와 관찰사의 수사 보고서의 모범 사례 수록.

-         의율차례: 중국의 살인 사건 사례를 소개하며 정약용의 비평을 추가함.

-         상형추의: 정조재위기에 있었던 145건의 사건을 22개의 유형으로 분류하여 수록

-         전발무사: 정약용이 실무 시절 직감접적으로 경험한 사건을 소개

오늘 얘기할 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에서는 흠흠신서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 상형추의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36건의 사례를 5장에 나눠 얘기하고 있으며, 백성의 억울함과 사건의 진상을 풀고자 정조와 정약용이 많은 고심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미디어에 의해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조선이라는 나라가 그 시절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백성을 위해 많은 정책을 펼쳤다는 것을 일전에 세종대왕의 업적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이번 책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는 백성들이 마음으로 따를 수 있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라는 정조의 판결문에도 잘 드러납니다.

36건의 사례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14. 임금이 칭찬한 여인의 복수극 건이었습니다. 김은애라는 가세가 기운 양반집 규수와 안 노파라는 구설수를 몰고다니는 두 인물이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데, 안 노파는 김은애의 부모님에게 매번 염치없이 물질적인 신세를 지다가 김은애의 부모님이 거절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김은애가 안 노파의 모자란 친척 남자와 정분이 났다며 행실에 대한 구설수를 퍼뜨립니다. 이로 인해 혼인을 하게 어려운 처지에 놓인 김은애는 많은 마음 고생을 하고, 그럼에도 그를 믿어준 남자와 결혼하게 됩니다. 안노파는 파렴치하게도 계속 말도 안되는 거짓소문을 퍼뜨리는데, 생활반경이 넓지 않은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면, 김은애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을지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국 김은애는 안노파를 살해하게 되는데 그 당시 김은애의 나이가 겨우 18세였다고 합니다. 정조는 김은애가 당한 수년간의 고통을 감안하여, 용기있는 행동이었다며 죄를 사면하고 치하합니다. 또한 해당 사례를 세상에 널리 반포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합니다. 정약용도 도둑의 누명은 끝내 벗을 수 있으나 간음에 대한 모함은 씻기 어렵다며 용감하게 복수하여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다라고 얘기합니다.

당시 조선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고구설수에 휘말리면 사람들은 흔히 여자를 욕하곤 하는데요, 오히려 몇 백년 전인 과거의 권력자들이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생각보다도 더 섬세하게 백성과 약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뿐인 백성을 위한 법과 정의가 아니라, 진심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와 법에 대한 사례를 읽고 싶은 분께 추천 드립니다.

이 글은 문화충전200%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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