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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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복잡해지거나 고민이 생길 때

그런 마음을 털어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누군가는 노래방에 가서 소리를 지르거나

혹은 청소나 빨래를 하며 깨끗해지는 모습에

잔뜩 흐려졌던 마음을 씻어내기도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마음이 복잡할 때면 일단 주변을 청소하고

먼지와 때를 씻어내거나 혹은 귀찮아서 미루던

운동화를 빨며 잡생각이 많아지는 마음을

청소나 빨래에 집중하며 털어내는 편이다.


이 이야기는 나처럼 마음속 어딘가에 가진 작은 상처,

걱정이나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온기로 보듬어주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연남동 골목 한곳에 위치한 '빙굴빙굴 빨래방'이라는

이름의 무인 빨래방을 무대로 한다.

빨래가 다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빨래방에 앉아

음료를 마시기도 하고

그곳 한편에 누가 일부러 놓은 것인지

혹은 흘리고 간 것인지 알 수 없는

연두색 다이어리에 방명록처럼 내 마음을 적어내며

자신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것이다.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아픈 감정들도 되려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다.


진돗개와 사는 독거노인의 씁쓸하고 외로운 마음,

산후우울증이나 경력단절로 인한 경제문제

그리고 육아 스트레스로 힘든 날을 겪는 엄마,

관객 없이 가수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버스킹 청년,

만년 보조작가로 일하며 언젠가의 드라마 작가

데뷔를 꿈꾸는 작가 지망생을 비롯해

데이트 폭력 피해자와 기러기 아빠,

보이스피싱으로 가족을 잃은 아픈 사연까지


흔하지 않은 것 같은 각자의 사연이지만

이만큼 들여다보면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두의 일상이

너 나 할 것 없이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다.


속상한 마음도 꼭 해결 방법이 있는 문제라 아니라도

어딘가에 터놓고 얘기하면 속이 풀리는

고해성사 같은 마음으로 빨래방을 찾는 각자는

자신의 마음을 다이어리에 털어놓고

또 이름 모를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위로에

감동을 받아 하루를 살아낼 힘을 얻는다.


어느덧 빙굴빙굴 빨래방은

단순히 '빨래하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의 젖은 마음, 더러워진 기분을 씻어주며

마음도 깨끗하고 뽀송뽀송하게 씻어주는

치유의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일상 속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빨래방이라는 공간에

우리의 이웃이자 나 자신이기도 한

보통 사람들이 모이는 이곳은

사람들의 감정이 쌓이고 각자의 이야기가 모여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된다.


그렇게 다이어리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따스한 공감과 온기로 사람 내음 가득해진

이 공간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그저 모르는 타인에서

마음을 나누는 이웃이자 또 다른 의미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의 진행은

삭막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르는' 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했다.


각 등장인물의 사연을 따라 빨래방을 오가며

이야기의 후반부 등장한 다이어리의 주인공과

이 다이어리에 얽힌 사연을 따라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는

연남동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던 우리네의 '정'이 이런 거였지,

투박하고 살가운 터치는 아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누군가의 손글씨 답변처럼

우리를 살게 하는 관계의 힘,

따뜻한 온기와 사람 내음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각자의 아픔을 짊어지고 그저 삭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마음에

'누군가에게 기대도 괜찮다'라는 위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라는

과하지 않은 기대감은

넘치지 않은 적당한 정도의 따스함으로

일상을 살아가고 버티게 하는 힘이 된 것 같다.


꼭 소설 속 빨래방이 아니더라도

주변을 둘러보고 관심 있게 지켜본다면

우리 곁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뻗어있다는 걸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아니더라도

나도 누군가를 위해 따스한 시선과 온기로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주변을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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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그림자
최유안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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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편의점 회사 홍보맨이 쓴

《어쩌다 편의점》이라는 책을 읽었다.


책에 담긴 다양한 편의점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공감도 가고 꽤나 흥미진진한 독서였는데,

그 가운데 개성공단에서 운영되던 편의점과 관련된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 직원들의 쉼터 역할로,

북한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었지만

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북한 인원이 스태프로 근무하는

그야말로 '적과의 동침'인 공간이었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며 서먹서먹하던

남한의 점장과 북한의 스태프들은

시간을 더해가며 어느새 친한 오빠 동생이 되었고,

이념은 이들의 인정人情 앞에

보이지 않는 벽이었다고 했다.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으로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는 아직도 개성공단의 편의점 전화번호를 기억해

가끔 생각이 나면 전화를 걸어 통화 신호를 들으며

그들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고.


그저 일로 잠시 엮였을 뿐인데도

그리운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따금 눈시울을 붉히고,

잘 살고 있을지 여전히 자신을 기억할지,

이렇게 오래 못 볼 줄 알았다면

그때 더 잘해줄 걸 하는 회한이

마음속 씻기지 않는 슬픔으로 남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직접 그들을 마주하고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개성공단 편의점에서의 이별은

이렇게도 가깝고 생생한 슬픔인데

통일은 여전히 거대담론으로 미뤄져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탈북, 그리고 통일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큼 한 뼘만 안으로 들어오면

나의 이야기, 혹은 가족이나 내 곁의 현실임에도

대체로 회피하거나 상관없는 일처럼,

그 이면의 이야기들을

누구도 나서서 알리려고 하거나

혹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있는 것 같다.


아마 책 속에 등장하는 해주에게도

탈북자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동서독 통합을 주제로 한 논문 자료 조사를 위해

독일에 머무르던 전직 경찰인 해주는

마지막 면담을 앞둔 어느 날,

사례 연구차 연락을 주고받았던 박사를 통해

독일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동양인 사망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망자는 독일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28세의 윤송이.

그녀는 한 폐쇄된 건물에서 추락사했고,

사건은 자살로 종결되었다.


하지만 박사는 그녀의 자살 동기가 충분치 않은 데다

재독 교포 거주 비율이 높은 베르크에서 사는

탈북자라는 점에 의문을 품고 해주에게 귀띔한 것이다.


해주는 송이의 죽음에서 불현듯

자신을 잘 따르던 탈북자 동생 용준을 떠올린다.


그저 자유를 찾아 한국에 오게 되었고,

다른 한국 사람들처럼

평범한 직장에 들어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평생 한국에 터를 잡고 사는

소박한 소망을 가졌던 이십 대 청년.


알고 보니 평양의학대학 재학생인 용준이었지만

그는 한국에서 자신의 그저 '탈북자'일뿐이라며

씁쓸하고 차가운 현실 앞에 사그라들어 간다.


그전까지는 탈북민이나 북한에 전혀 관심 없던

해주의 시선은 용준과의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상황을 좀 더 알게 될수록 변화가 나타나고

손을 잡아주지 못하고 품어주지 못했던

용준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이

그로 하여금 독일에서 윤송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쫓게 만든다.


해주는 베르크에 모여사는 교포들,

그들과 관련되어 있는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추적하며

언젠가 용준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탈북이 그냥 북한을 나온다는 말이면 얼마나 좋겠냐고,

그것은 이미 목숨을 내놓고 시작하는 일이라고.

언제든 북한으로 다시 끌려갈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평생을 살게 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고.

그럼에도 뛰쳐나오는 거라고.


그렇기에 알면 알수록 윤송이에게서

자꾸 용준이 겹쳐 보이고,

윤송이 사건의 내막을 알아야만

세상을 등지고 떠나버린 용준에게

덜 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용준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의 세계를 알게 되지 않았더라면

과연 그는 윤송이의 사건에 관심이나 있었을까.


그저 진급을 하고 연봉이 늘고

먹고사는 문제나 생각하며 살아갔을 해주가

자신의 곁에 '분명히 존재했던' 용준을 통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그림자를 쫓고

그들을 기억하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이 아닐까.


이는 해주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탈북민들을 바라볼 때

'이방인'이라는 차가운 시선은 물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또 이념이나 정치적인 문제로 골치 아프니

모른척하고 외면하고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던

암묵적인 방관자였던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해서


윤송이와 용준, 홍성수에게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방인으로 헤매고 있을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에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우리들,

혹은 겪어보지 않았기에 그 마음이 어떤지

제대로 그들의 현실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 걸까?

이런 문제를 누가 고민했어야 할까,

과거에는 외면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까?

하는 안타까움에 그저 답 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미 통일을 이뤄낸 독일이라는 배경 속,

자유를 쫓아 목숨을 걸고 나왔으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 돼버린 탈북민과

그들에게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장춘자와 베르크 사람들, 해주를 통해

우리가 외면했지만 이제라도 알아야 할 마음을,

불편하고 불안해 회피하던 과거를

제대로 마주하게 된 계기가 된 독서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변해버린 밤,

죄책감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해주의 용기 있는 선택처럼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그리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존재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 외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는 많은 윤송이와 용준, 홍성수가 있다.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한 필사의 새벽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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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 마음이 보이니? 중학 생활 날개 달기 4
이명랑 지음 / 애플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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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안의 어린 아기 같았던 조카 녀석이 자라

어느덧 중학교에 입학하고

지난해에는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다는 '중2병'에

톡톡히 사춘기를 거치는 모습에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요즘이야 우리 어릴 때와는 세상이 달라져서

초등학생 때에도 서로 '사귀자'라며

공식적으로 남자친구, 여자친구 선언을 하며

커플링을 나누기도 하고


연애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딱히 하는 건 없이 날짜만 세는'

관계는 금세 소원해지기도 하며

아이들은 나이를 먹고 성숙해져간다.


아직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2차 성장이 전부 나타나지도 않은 아이들에겐

'누군가를 이성적으로 좋아한다'라는 것이

미지의 세계이지만 누군가를 사귄다는 것 자체가

또래들 사이에서 조금은 더 성숙하고,

무언가 다르게 앞서가는 기분이 들어

'나도 여자친구(남자친구) 사귀고 싶다'라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내가 볼 때는 아직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조카가

어느 날부터인가 '나만 모쏠(모태솔로)이야' 하며

연애하고 싶어 하는 뉘앙스를 열심히 풍기기에

고 녀석 참 귀엽네 하면서도 그 말 안에 담긴

로망이랄까, 마음을 헤아리고 싶어서

직접 묻는 대신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이 책은 중학생이 되고 맞이한 첫 여름방학,

학교 축제에서 공연할 연극의 연습에 돌입한

나무 중학교 1학년 1반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연출을 맡은 태양이는 1학기의 마지막 날인

방학식 날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있고

예쁜 외모로 주목받는 미애에게 고백을 받는다.


아직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잘 모르는 태양이는

이 고백 앞에 어쩔 줄 몰라 하지만

태양이가 미애에게 고백받은 사실을 알게 된

반 아이들은 자연스레 '공식 커플'로 그들을 엮고 있다.


하지만 태양이의 마음 한편에서는

그저 친구이자, 대화가 잘 통해 잘 어울리던

현정이의 반응을 괜스레 신경 쓰게 되고,


태양이와 미애, 현정이의 엇갈리는 삼각관계 외에도

먼저 연애를 시작해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우진,

먹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줄 알았던 영웅이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음을 털어놓으며

연극 연습은 어느새 핑크빛으로 물들게 된다.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미애와

현정에게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설렘과 신경 쓰임을

인식하기 시작한 태양이는

과연 '좋아한다'라는 감정을 제대로 알고

이성 교제를 이어가게 될까?


아직은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태양이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조카의 얼굴이 몇 번이나 떠올라

얼마나 웃고 또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는지 모르겠다.


이맘때 또래 아이들이 그러하듯

생각보다 본인의 좋아한다는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런 감정은 어떻게 깨닫는지도 모른 채

그저 유행처럼 혹은 '나도 연애하고 싶다'라는

호기심의 감정으로 이성 교제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참 많다고 들었다.


심지어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조카조차도

'사귄다'라는 것이 그냥 친구와 뭐가 다른지,

다른 친구들 역시 그렇게 시작한 이성 교제는

어떤 감정이 드는지 모르고 있다니 말이다.


아직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깨달아가며 느끼는

좌충우돌 시행착오와 같은 이성 교제를 따라가며

여러 사건, 다른 친구의 조언,

그리고 사귄다는 겉으로 보이는 관계 외에

진짜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따라

용기 있게 움직이며,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첫사랑의 설렘은 물론

자기의 마음을 깨닫고 앞으로 나아가고

때로 고민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래전의 추억도 떠오르고,

이 책을 조카가 읽는다면 '정말 나 같아' 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태양이 우진과 영웅, 현정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던진 '넌, 네 마음이 보이니?'라는 말처럼

자기 마음도 제대로 깨닫지 못했던 청소년들이

조금씩 자라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 이 이야기는

비단 청소년들뿐 만 아니라

자기 마음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주변의 상황에 의해 마음이 흔들리는

어른들에게도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울림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진짜 감정을 깨닫고 용기 있게 행동한

태양이의 앞날에 어떤 이성 교제가 다가올지

무척이나 궁금해졌고,

아직은 '이성 교제'의 마냥 좋아 보이는 모습만

쫓는 조카에게도 태양이처럼 성장할 수 있는

경험과 기회가 생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창 사춘기를 겪는 조카를 둔 언니에게도,

내 마음이 어떤지 모른 채 새로운 인간관계가

마냥 궁금하고 설레는 조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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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김의 심리학 - 정신의학 전문의의 외모심리학 이야기
이창주 지음 / 몽스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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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 예쁘고 잘생기면 뭐든 유리할 거란 생각이
외모 열등감으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뇌는 외모를 보지만, 외모만을 보지 않는다며
외모 콤플렉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이 마음처방전이
작은 위로이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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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나아가는 법 -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매일 1%씩 성장하는 삶의 기술
김나헌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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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오래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한 회사를 거쳐

꿈꾸던 회사에 이직하게 되었을 때의 기억이 난다.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IT업계의 외국계 대기업,

설레고 벅찬 마음에 이제부터는

진짜 제대로 멋지게 해내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엄청난 자신감과 포부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 설레었던 마음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크게 다르지 않게 반복되는 일상,

과연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

현실의 벽에 세게 부딪치면서

매일 퇴근길에 혼자 울 만큼 자존감이 떨어졌었다.


얼마나 힘들게 들어왔고,

꿈꾸던 자리였는데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딘 것처럼 느껴지는

나의 성장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이어져

점점 더 나를 위축되고 작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아마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과연 사회생활을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고,

또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시간이 한참 흘러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적인 사업을 하는 지금도 순간순간마다 여전히

그 질문은 꼬리표처럼 따라오고 있다.


늘 내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더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면서도

해내지 못할까 봐 실패할 까 두려운 마음에

도전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며

새로운 미지의 세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그저 지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현실에 멈추어있지 않고

용기 있게 익숙한 안전지대를 벗어나

스웨덴이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자신을 내던지며

더 나답게 일하며 사는 삶을 깨우친

스포티파이의 유일한 한국인 여성 개발자

김나헌의 매일 성장하는 삶의 기술을 담은 책이다.


국내에서도 이름난 포털인 네이버에 근무하며

충분히 안정적인 생활이었을 텐데도

그녀가 과감하게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과감하게 떠날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삼십 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누군가에겐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늦은 나이라 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증명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라며

여전히 일을 하며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환경으로 떠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하였다.


언어 문제는 물론,

국내와 다른 물가와 문화에 적응하며 헤매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을 통해 본인의 욕심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배우고,

또 일과 삶의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법은 물론

회의나 발표에 부족한 영어로도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법을 익힌 그녀의 노력을

과연 늦었다고 말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면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이지만,

왜 그리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는 생각보다 드문 것 같다.

일을 하는 나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 지향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며,

성과를 낼 수도 혹은 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 자체에서 배운 것은

결과의 성공 여부를 떠나 우리의 안에 계속해서

남아있다고 믿는 그녀의 자세는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던'

나의 생각을 다시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일을 성공으로 이끌게 하기 위해

애쓰고 또 때로는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과정 속

나조차 잘 모르던 나를 알게 되고,

또 여러 상황을 겪으며 변화하는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성장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었는가의 관점으로 바라보니

늘 부족하고 망설이는 과거가 아니었나 싶다.


처음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전 앞에

불안으로 무기력해질 수 있고,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은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도전 앞에 그리고

실수와 실패 앞에 조금은 더 용기를 낼 수 있는

위로와 응원이 되리라 생각된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를 추구하는

세상의 말에 휩쓸리다 보면

진짜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희미해진다.


작가는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강요하며

스스로에게 무자비한 사람이 되지 말자고,

나에게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릴 줄 아는 절제와 단순함이

훨씬 성숙하고 용감한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수많은 타인의 성공 앞에 마음이 어지럽고

그의 페이스에 따라 나를 채찍질할 때가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의도적으로 세상과 나 사이에

거리를 두고 나에게 질문하며 진짜 중요한 것을

쫓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글을 써 내려간 그녀가 용기 있게 나아간

세상의 발걸음에서 깨달은 조언들은,

하나같이 직장 생활을 하며 내가 겪었지만

포기하고 넘어가거나 안주하고 외면했던

세상 속에서 얻은 '성장의 과정과 결과물'이었다.


그녀보다 더 많은 나이임에도,

더 긴 사회생활의 과정 속에서 그녀가 깨달은 것들을

미처 깨우치지 못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한

그간의 마음이 어쩐지 부끄러워지기만 했다.


분명 더 나아지고 싶기에

기존의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결심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희망과 기대보다는 늘 다가올 불확실함에서 오는

위험과 부담감만을 먼저 생각했던 지난날의 내가

손에 쥐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너무 많은 고민과 걱정은 자연스럽게

불안과 무기력을 불러오게 되는데도 말이다.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변화하고 싶다면 시간을 달리 쓰고,

사는 곳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들 속에

나를 데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거창한 계획이 아닌 단순한 행동으로

매일 1% 조금씩 쌓아가는 노력과 실행이,

두려움을 넘어 나를 믿고 오늘을 살아갈 때

늘 일과 삶에 자연스레 따라오던 불안과

고민을 떨쳐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이제라도 하나씩 용기 있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앞에

매일 꾸준한 발걸음을 쌓아봐야겠다는 다짐이다.

이런 오늘이 쌓이면 언젠가 이만큼 성장한 나를

마주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사회 초년생은 물론 매너리즘에 빠져있거나

늘 돌다리를 두드리느라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혹은 생각이 많은 스스로를 위해

선물하면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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