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구 대백과 - 600개 아이템으로 보는 문구 연대기
다쓰미출판 편집부 지음, 김소영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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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렸을 때의 소박한 바람 중

하나를 손꼽아보면

'우리 집이 문방구였으면 좋겠다'는

조금은 허무맹랑한 생각이었다.


알록달록하고 예쁜 필기구와 노트,

나는 가지지 못한 여러 가지 색의

색연필과 사인펜, 물감을 비롯해

가볍게 가지고 놀기 좋은 완구나 팬시까지

내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모두 있는

문방구는 그야말로 로망의 장소였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어서도

문구와 사무 용품에 대한 짝사랑이랄까,

열망은 식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지금은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기능성을 우선으로 고르지만

귀여운 디자인에 예쁜 색감을 가진

문구를 볼 때면 여전히 '갖고 싶다'라며

살까 말까를 망설이게 된다.


문구하면 떠오르는 나라,

문구 덕후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섬세한 디자인과 뛰어난 퀄리티로

'이 브랜드가 일본 거였어?' 할 만큼

일본의 문구 문화, 산업의 발달은

시대를 넘어 꾸준하다.


어릴 적 일본 출장을 갔던

아빠가 선물로 사가지고 왔던

각종 캐릭터 필기구와 필통,

신기한 기능을 가진 문구를 보며

'이런 별천지가 있다니' 감탄했던 게

엊그제의 일 같은데

오랜만에 《일본 문구 대백과》를 통해

일본 문구 연대기를 살피며

그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다.


문구는 학생들의 전유물,

학교에서 공부할 때나 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에는 다이어리 꾸미기와 각종 취미,

많은 기록을 하지 않아도

그저 문구를 좋아한다는 열망 하나로

찾아보고 열광하며

수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책은 문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추억의 문구를 되짚는 시간이자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문구,

각 시대의 감성을 엿보며

일본 문구가 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지

또 내 취향에 맞는 문구를 찾을 수 있는

문구에 대한 특별한 모음집으로


일본 문구 산업은

문구를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사회 변화와 함께 발달해 온

'생활필수품'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다못해 지금도 통에 담긴 껌에

껌을 뱉는 종이를 동봉하는

'미친 디테일'을 자랑하는 나라답게

문구에도 그들만의 디테일이 녹아있다.


다양한 컬러와 형태로 발전해 온 풀,

미술인들에게는 필수품 같은

톰보 연필이나 지우개를 비롯해

다양한 샤프펜슬, 테이프, 필통 등

기능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끊임없이 세분화되고

사용자의 취향이나 요구에 발맞춰

발전시켜 나가는 문구사를 되짚다 보니


실용성을 넘어 특유의 귀여움과

정돈된 미감을 담은 감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릴 때부터 수많은 문구를 사용해왔지만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남아있는,

여전히 소장하고 있는 문구를 꺼내보면

하나같이 일본 문구 제품이다.


그냥 예뻐서, 혹은 맹목적으로

일본을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오래 써도 망가지지 않는

탄탄한 기능성을 전제로 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오래 쓸수록 더 좋아지는 만듦새에

그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따라 180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30년에 걸친

일본 문구의 역사를 실제 자료와 사진,

광고 등을 통해 살펴보면서

이를 보다 실감 나게 살필 수 있어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판매하고 있고,

내 필통 속에 자리한 아이템을 보며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추억 속 사용한 경험이 있는 아이템은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뭉클하기도 했다.


잠깐 반짝 나타났다 사라진 제품,

오랜 시간 조금씩 변화를 거듭하며

우리 곁에 존재하는 아이템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해 온 문구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니


작은 문구 하나에도

시대의 취향과 기술,

자국의 완성도와 감성을 녹여낸

그들의 문구 아카이브가

부럽게도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받고 추억 어린 문구들,

우리의 문화와 감성을 담아낸

아이템들이 분명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나니 오랜만에

필통과 서랍 속 아이템들을 꺼내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다.


이건 지금도 계속 나오면 좋을 텐데,

몰랐는데 이것도 일본 문구였구나

하는 깨달음 속에서

바쁘게 사느라 흐릿해졌던

문구에 대한 사랑과 열망,

문방구 주인을 꿈꾸던 그때의 마음이

되살아난 기분이었다.


일본 여행을 앞둔 사람에게는

꼭 사야 할 필수 쇼핑템을 추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꼭 일본 문구를 사랑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다양한 문구에 대한 정보와

한 나라의 문구 역사를 되짚어 보며

눈이 즐거워지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사용하는 볼펜 한편에서

'메이드 인 재팬' 문구를 본 적이 있는

누구에게나 공감을 줄 수 있는 책,

문구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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