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놀이공원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타나카 타츠야 사진,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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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갈 때마다 설레는 장소가 있다.

바로 놀이공원이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신나는 놀이 기구,

아기자기한 공간과 인형과 꽃 등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며

마치 꿈속에 있는 듯 판타지를 자극한다.


어렸을 때는 '여기서 살고 싶다' 할 만큼

놀이공원의 매력에 푹 빠지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이런 마음은 여전히 가슴에 남아

놀이공원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평범한 날도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주는

놀이공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아오야마 미치코 작가가 '요일 시리즈' 신작,

《일요일의 놀이공원》을 출간했다.


전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통해

일상의 온기와 소소한 행복,

잔잔한 위로와 힐링을 만끽할 수 있었기에

이번 작품 역시 기대되는 마음으로 펼쳤다.


책은 지역 사람들에게 오래전부터

'구루구루메'라고 불려온

작고 오래된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주말을 맞아 이곳을 찾은

인물들의 사연으로 채워졌다.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 사이이지만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두 명의 대학생,

후배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으로

많이 위축된 디자이너 사리와 친구,

50년을 함께 살아온 70대 노부부,

날씨 좋은 주말 영업을 위해

놀이공원에 출근한 영업사원,

아이들을 데리고 온 두 부부,

입시를 위해 운동을 그만두게 된

농구부 아이들까지


총 8개의 이야기는 연작소설로 이어지며

평범한 누군가의 하루를 조명하고

그 안에 담긴 반짝이는 기적을 보여준다.


이 다정한 시선과 설레는 장면에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 타츠야의

사진이 더해져 보다 따뜻한 감성으로

책의 내용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회전목마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유논과 겐토.

함께 일하며 유논을 좋아하게 된 겐토는

함께 찾은 놀이공원에서

그녀에게 고백할 결심을 한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고백할 용기가 없어 망설이게 되는데,

회전목마에서 내리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친구라는 이름 너머의

진심을 전한다.


두 번째 이야기, 회전 놀이 기구

회사의 공모전에서 후배에게 밀려

위축된 마음의 사리.

그녀를 위로하고자 친구 아오이가

함께 놀이공원에 가자 권한다.


평상시에 좋아하지 않던 회전 놀이 기구에서

눈을 감고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던 중,

문득 펼쳐진 풍경의 아름다움과

피에로가 만들어 건네준 팝콘,

그리고 자신을 위로하며 함께해 주는

친구의 우정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는다.


아무것도 아닌, 의미 없는 시간을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 '적당한'

내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


세 번째 이야기, 푸드코트

50년 넘게 결혼생활을 이어온

70대의 노부부가 놀이공원을 찾았다.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 자신들이지만,

피에로가 건네주는 풍선 하나에

오늘 하루가 특별해지는 기분이다.


항상 젓가락처럼 꼭 붙어서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키우며

무탈하게 보낸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은 아니지만,

함께 지나온 시간에 감사함을 느끼며

질손을 위해 젓가락 공예를 하는 남편의

따스한 마음을 응원하는 잔잔한 하루를 담았다.


네 번째 이야기, 롤러코스터

주말이지만 상사의 호출로 인해

놀이공원에 출근하게 된 영업사원 에가미 준.


싫다고 거절하지 못하고 나오긴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일이 풀리지 않고,

'놀다 가세요'라는 말에 놀이 기구 앞에

줄을 서있다가 한 모녀를 만난다.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여전히 소중하게 사용하며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건질 수 있었던 하루의 끝에서

늘 불만투성이였던 자신이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오늘이

'행운을 얻은 하루'임을 실감한다.


다섯 번째 이야기, 스테이지

두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을 찾은 부부.

텅 빈 이벤트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보던 중

아이의 손에 묶여 있던 풍선이 풀리며

난감한 상황이 된다.


이때 공연을 하던 악당 캐릭터가

날아가던 풍선을 잡아 아이에게 건네주고,

다시 역할에 몰입해 공연을 이어간다.


극이 진행되며 캐릭터들이 악당을 공격하려 하자

자신을 도와준 악당을 보호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을 내보이는 아이를 보며

그곳에 있던 모두에게 그 마음이 물든다.


여섯 번째 이야기, 스윙머신

입시를 앞두고 농구를 그만두게 된

농구부 아이들이 함께 찾은 놀이공원.


열심히 했지만,

이제는 그 뜨거웠던 시간을 뒤로한 채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는다.


특별한 재능도 능력도 없는 자신을

코치가 농구부 주장으로 추천하며

그동안 '피해가 가지 말게 하자'라며

최선을 다한 에미리에게

농구부 팀원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서로 깊은 우정을 나눈다.


이렇게 함께한 시간이 끝나가지만,

지금까지 땀 흘린 시간만큼

각자가 자신이 맡은 다른 역할에서도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얻는다.


일곱 번째 이야기, 수영장

앞선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을 연결하고

그들에게 작은 깨달음과 위로,

반짝이는 기적을 안겨준 피에로.


시간을 알려주고, 풍선을 건네거나,

팝콘을 튀기고 옥수수를 굽는 등

마냥 웃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피에로 얼굴의 눈물자국처럼

그에게도 숨겨진 걱정과 불안이 있다.


신비로운 구루구루메 놀이공원의 비밀,

그에게 피에로로서 숙명이랄까

기적 같은 만남과 기쁨을

다시 일깨워 주는 안나를 통해

숨을 돌리고 한걸음 내디딜 용기를 얻는다.


마지막 이야기, 관람차

마지막은 구루구루메 놀이공원의

관람차에 오른 앞선 이야기들의

등장인물들이 다시 등장한다.


놀이공원에서의 평범한 하루 속에서

특별한 기적과 기쁨, 행운을 맛본 이들이

들어섰을 때와는 다른 마음으로

눈부신 하루를 마감하게 되는데


뜻밖의 순간 다시 사랑하고, 용기를 얻고,

나아갈 힘을 얻는 따뜻한 결말이

어디엔가 실제 존재할 것 같은

구루구루메를 찾고 싶게 만든다.


실제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각기 다른 모두의 삶에 고민과 걱정,

때로는 설렘이 이만큼씩 담겨있다.


구루구루메를 찾은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실제로 존재할 법하기도,

조금은 판타지 같은 장면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들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따스한 온기,

일상의 틈새에 숨어있는 기적 같은 순간들이

다시 용기 내어 하루를 살아 낼

힘을 준다는 메시지이다.


평범한 하루이지만

인생을 바꾸는 특별한 계기가 되는 순간,

그 찰나의 반짝임을 길어낸 문장들은

나의 하루에도 분명 존재하고 있을

반짝임을 찾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풍선 하나로도, 그저 가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해지는 놀이공원에 대한

로망과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반복되는 매일의 일상 속

지친 마음을 털어내고

잠시 웃음과 설렘을 되찾고 싶을 때,

위로와 잔잔한 응원이 필요한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 속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따스한 온기가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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