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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실 천국 같은
오가와 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블북 / 2022년 12월
평점 :
엇비슷한 매일이 반복되는 일상,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즐거움을 만끽하기란 쉽지가 않다.
지나고 과거를 다시 돌아보며
그때 참 좋았는데 하며 아쉬워할 때도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행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늘 뒤늦게 과거를 후회하며 사는 것 같다.
나 역시 하루의 조각들을 모아보고자
블로그에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지만,
쓰면서도 그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과거의 오늘' 알림이 울려
지난 일상의 기록들을 되짚다 보면
문득 소소함 속에서 충만하게 느껴지는 행복,
잊고 있던 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워진다.
《두둥실 천국 같은》은
일본 힐링 소설의 대표 작가인 오가와 이토의
2017년 한 해의 일기를 모은 책으로,
그녀가 일상에서 캐낸 소소한 순간과 감각을
소설 속 문체처럼 따뜻하고 잔잔하게 담아냈다.
대단한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고,
행복하고 즐겁지 만은 않은 순간도 있지만
삶을 무겁게만 바라보지 않고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은 기쁨과 여유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다시 하루를 살아내는 그녀의 기록을 보며
가볍게 살아가는 행복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삶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
책의 시작은 오랜시간 갈등했던 어머니와의 관계가
'글쓰기의 시작'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때로는 폭력과 상처를 안겨주었기에
마냥 행복하지 않았던 부모-자식 관계였지만,
어머니와의 작별을 경험하며
마냥 밉기만 한 감정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학창시절 부모님과의 마찰이나
행복하지 않은 내용을 일기에 그대로 쓸 수 없어서
주변의 풍경과 생활 속 작은 물건처럼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했고
그것이 본인이 작가가 된 시작이라 추억했다.
그리고 그녀만의 감성이 잘 녹아든
작품을 연상시키듯
거창한 목표나 성취보다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으로
하루하루가 풍요로워진 경험을 따라가며
단순하고 가볍게 사는 삶,
그것이 얼마나 편안한 행복을 주는지 일깨워 준다.
책은 그녀를 따라 일본에서 베를린으로,
때로는 혼자 어학원에 가서 언어를 배우는
초심자이자 낯선 외국인으로
또 어떤 때에는 남편 펭귄, 반려견 유리네와
소박한 가족 간의 정을 느끼며 일 년을 지나간다.
베를린에서 만난 낯선 이들과의 만남,
그리고 감사한 인연들과 함께 한 추억처럼
누군가의 하루를 들여다보면서
인생을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는
가벼움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일본과 베를린의 생활습관의 차이,
고국을 그리워하며 만드는 음식이나
낯선 곳에서 만끽하는 새로운 즐거움 등
가벼이 스쳐 지나가기 쉬운
하루의 조각들 중에서 어떤 의미,
행복을 발견하며 이를 기록하며
그런 마음이 그녀의 작품의 씨앗이 되었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고
때로는 정치나 사회 이슈에 분노를 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매일 속 자기 기분에 솔직하게,
하루하루를 자유롭게,
그리고 가장 자신다운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삶을 향한 그 긍정적인 태도와 맑은 에너지는
나의 기록을 되돌아보게 하며
마냥 닮고 싶은 행복한 시선이었다.
평범한 일상을 어쩜 이렇게 청량하게,
마음가짐에 따라 각별한 행복으로 만들 수 있는
그 태도가 참 부럽고 또 아름다웠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내가 체감할 수 있는 행복의 크기와 양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고 나니,
일상의 순간은 각별한 행복으로 받아들이는
작가 특유의 감성을 본받아
나 역시도 밝고 행복한 매일을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 숙제처럼 오늘의 일을 나열하며
즐겁고 행복한 감정은 쉬이 휘발시키고
힘들고 속상한 기분만 자세하게 써 내려간
나의 기록과 일기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무거운 현실을 살다 보면
일상에 지쳐 소소한 행복을 놓치기 쉽다.
반복되는 매일에 매너리즘에 빠져
따스하고 가벼운 위로 필요한 이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일깨워 주고
매일을 긍정하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나의 하루에, 그리고 일상에 지칠 때
두둥실 천국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의 따스한 감성을
두고두고 아끼며 한 장씩 펼쳐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