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피플
차현진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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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여행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여행을 갈 때면 비행기 터미널,

혹은 현지의 버스나 지하철에서

유독 시선을 끌며 기억에 각인되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나와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어떤 모습에 자꾸만 시선이 가고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덧입혀가며

그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본 경험은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마주했던 사람과

또 한 번 만나게 된다면

어쩌면 '운명'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같은 차를 타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차현진 장편소설 《드라이브 피플》은

바로 그런 질문과 상상에서 시작된다.


화산 폭발로 인해 발이 묶인 암스테르담,

그리고 예기치 못한 동행을 이어가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사랑과 성장의 여정은

낯선 만남의 힘과 순간의 소중함,

인생의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한다.

읽는 내내 '이 만남이 어디로 향할까'라는

궁금증이 끊이지 않았다.


결혼을 앞두고 퇴사를 결정한 뒤

마지막 비행에 오른 항공 승무원 정원.

안정된 커리어와 자신을 편안하게 해줄

사람을 '선택'한 그녀의 인생은

흔들림 없을 듯 보였지만,

화산 폭발로 돌아가는 길이 막히며

그녀의 인생에 이변이 일어난다.

만약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정원이 느꼈을 불안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돌아갈 비행기는 기약이 없고,

하필 이런 때 병원에 있던 엄마가

위독하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어떻게든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렌터카를 예약한 그녀는

한국계 프랑스 입양인 해든과 마주하게 된다.


우연일까, 운명일까.

이미 비행기 안에서,

또 거리에서 몇 번이나 마주쳤던 그와

같은 차를 타게 된 순간은

묘한 설렘으로 두근거리게 한다.


해든은 과거의 실패와 상처를 품은 남자였고,

정원은 안온한 인생이 자신의 행복을

보장할 거라 믿어온 여자였다.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함께하는 여정 속에서

그들은 과거와 상처, 오해와 배신을 공유하며

그 안에 담긴 결핍을 들여다본다.

서로에게 자신을 털어놓는 그들을 보며

'낯선 사람에게 오히려 솔직해질 수 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정원과 해든의 시점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운명처럼 빠지는 사랑,

혼란스러운 감정을 따라가게 한다.

그들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책장을 손에 놓을 수 없었다.


해든을 만나면서 정원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욕망과 선택을 처음으로 마주한다.

그 설렘과 고민은 앞으로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기대되는 마음도 잠시,

결국 서로의 기억만 남긴 채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만다.


그저 짧은 일탈이었을까,

아니면 인생을 바꿀 만남이었을까.

쉬이 대답해주지 않는 질문을 계속 던지며

계속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어쩌면 사랑이라 하기엔 너무 찰나의 순간이었고,

낯선 도시에서의 우연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 짧은 만남과 긴 여운은

정원과 해든의 세계를 흔들고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낯선 공간에서 해든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며

진실한 자신을 마주한 정원의 삶은

그와 함께 하지 않는 선택을 하더라도

이미 다른 방향을 향하게 된다.

짧은 동행이었지만 그 안에서

서로의 상처와 과거를 공유하며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은

읽는 이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짧은 순간에도 인생을 흔드는 힘을 가진

사랑을 담아내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예상치 못한 동행이 가져온 자기 성찰과 사랑,

그로 인해 달라진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은

찰나를 넘어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한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정원과 해든의 사랑이 이뤄질까

집중했던 초반과 달리,

결국 중요한건 '누구를 사랑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사랑하는가'라는 메시지였다.

그들의 선택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이어가고 지켜나가는 완성으로 읽혔다.


누군가에게는 결말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예상치 못한 길에서 만난 두 사람이

웃고 울고 길을 잃다가 결국 용기를 내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은

아름답고 빛나게 느껴졌다.


결국 이 이야기는 우연한 만남이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순간을 영원으로 남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서 책을 덮으며 나 역시도

내 삶 속에서 어떤 우연을 받아들이고

어떤 순간을 붙잡아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때로 인생에서

목적지를 벗어난 길을 마주하더라도,

그 경로 이탈 속에서 만난 성장과 여운이라면

얼마든지 헤매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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