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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시호도 문구점 2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5년 4월
평점 :












190여 년의 전통을 지닌 긴자의 시호도 문구점.
1800년대에 문을 연 이곳은,
지금도 변함없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
문구에 얽힌 사연과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다양한 손님들에게
그에 걸맞은 문구를 추천하고,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문구점 주인 다카라다 겐의 진심 어린 모습은
독자에게도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그 감동을 전했던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는 새로운 손님들과의 교감은 물론,
겐과 료코의 서사가 더욱 깊이 있게 펼쳐진다.
겐은 여전히 진심을 다해 손님을 맞이하고,
손님들의 이야기 속 추억이 담긴 작은 문구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하며,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시호도의 기적은
이번에도 독자를 책 속으로 끌어당긴다.
새롭게 문구점을 찾는 손님들은
단어장, 가위, 명함, 책갈피, 색연필 등
각기 다른 문구에 얽힌 에피소드를 품고 있다.
결혼을 앞둔 외동딸이 남긴 단어장을 따라
긴자를 여행하게 된 부부는
시호도 문구점에서 딸이 남긴 사진과 편지를 읽으며
감정적 거리감을 좁히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직업 체험을 위해 문구점을 찾은
성격이 다른 남녀 고등학생은
일을 함께하며 예상치 못한 교감을 나누고,
타협과 존중을 배우며 새로운 우정을 쌓아간다.
정년퇴직을 맞은 직장인은
사회 초년생 시절 회장님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새로운 인생을 향한 따뜻한 도약을 준비한다.
겐과 료코의 온천 여행 에피소드에서는
겐의 불안정했던 어린 시절과 가족사,
그리고 이를 넘어선 성장을 엿볼 수 있으며,
1권에서 이어지는 서사와
미묘한 로맨스가 잔잔하게 스며든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세계적인 미술 감독이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시호도를 다시 찾아오며 깨닫게 된
전통과 변화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흔히 구할 수 있고, 별것 아닌 듯 보이는 문구들이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과정은
1편에 이어 변함없이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따뜻한 감동과 잔잔한 위로를 전한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더하는 시호도 문구점.
오랜 전통을 지키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시간이 지나도 흐려지지 않고
오히려 선명해지는 추억과 감동을 전한다.
1편이 시리즈의 시작으로
문구점의 분위기와 주인장 겐의 역할을 소개하고
손님들이 문구에 얽힌 개인적인 사연을 통해
위로를 받는 스토리 중심이었다면,
2권에서는 겐의 과거와 가족사, 어린 시절 등
인물의 내면에 더 깊이 다가가며
1권에서 호기심을 자아냈던 서사를 회수하고
궁금증을 해소함으로써
더 연결성 있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감정적으로도 더 뭉클하고, 눈시울을 적시는
깊이 있는 사연들이 펼쳐진다.
편지지나 잉크 같은 문구의 디테일뿐 아니라
왼손잡이용 문구, 색연필의 색 이름처럼
시대의 변화에 따른 문구의 역할과
현대적 이슈를 반영함으로써
이야기는 가족과 성장, 사회적 시선으로 확장된다.
문구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등장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기억과 감정을 회복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인물들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며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을 이해하고,
새로운 결심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성장의 여정을 보여준다.
문구점 손님과 겐이 서로에게 베푸는 따스함과 배려는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전하며,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위로받게 한다.
문구를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일상 속 작은 기쁨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퇴직이나 자녀의 결혼처럼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중장년층의 부모님 세대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복잡한 플롯 없이 단순하고 따뜻한 이 이야기는
마음이 지치고 조용히 위로받고 싶은 누구에게든
읽고 나면 마음 한켠이 말랑해지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