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남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오정화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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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는 부부와 그 자녀들로 이루어져

함께 공간을 공유하고 '밥을 먹는'

경제적, 사회적 공동체의 최소단위를 말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부모와 자녀'라는

불문율을 가지고 있던 가족의 형태가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가져왔다.

이혼과 재혼으로 인해

각기 다른 부모를 가진 아이들이

서로 형제나 자매, 남매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요이치와 유카리 역시

각기 다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요이치의 엄마와 유카리의 아빠가

재혼하게 되면서 가족이 된 케이스이다.


여러 가지로 길을 돌아왔지만

'드디어 만났다'라는 느낌을 주는

금술 좋은 두 부부와 아이들은

새로운 가정에서 행복할 일만 남은 것 같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동시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미 성인이 되어 대학생이던 요이치는

부모님의 죽음 이후 중퇴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구했고,

유카리를 거두겠다는 친척들 앞에서

'우리는 남매니까요, 가족이니까.'하며

유카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회사에 다니며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을

오롯이 담당하는 오빠 요이치,

학교에 다니면서 나머지 살림과

요리를 씩씩하게 담당하는 동생 유카리.


계절의 흐름을 따라 변해가는 풍경,

함께 요리해 먹는 메뉴들을 따라가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를 단단히 지키는 남매의 우애에

슬며시 미소가 나오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은

앞으로의 삶은 모두 내가 알아서 하기에

현실을 버겁고 무겁게만 느끼게 할 것이다.


이 세상에 우두커니 혼자 떨어진 기분,

두렵고 막막한 상황에서

기꺼이 나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동생 유카리를 떠맡겠다고 다짐한 오빠 요이치는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해졌다.


현실 속의 요이치는

만사 천하태평하거나 조금은 귀찮은 태도로

휴일이면 집에 틀어박혀 있는 어설픈 사람이라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 싶은 마음이었는데


회사에 가져가는 점심 도시락을

매일같이 정성스레 만들고,

그가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

텅 빈 집안에 불을 밝히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로 따스함을 안겨주는

동생 유카리의 존재와 그가 주는 힘 만으로도

내일을 또 살아갈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는 그의 말에서

흔하고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가장 중요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서로가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고,

그렇기에 털고 일어나

'가족의 일원'으로 자신의 몫을 해내는

남매의 모습에서


얼핏 보기에는 '모조품'같은 남매가

그 어떤 혈연관계의 가족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결속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한 지붕 아래 있으면 가족'

혹은 '같이 밥 먹는 사이면 가족'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매일을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고,

곁에서 그의 일상을 함께 한다면

멀리 있는 친척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처럼


한 지붕 아래에서 누군가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간과하기 쉬운

'함께 살아가기'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

그리고 그에 담겨 있는 가치를 배웠다.


둘만의 힘으로 꾸려가는 일상,

종은 따르지만 그들과 함께 가족이 되어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주는 고양이 다네다씨,

우연히 누군가에게 친절로 베푼 우산,

반짝이는 여름 이웃집 뒷마당 밭에서의 시간과

갑자기 걸려온 말 없는 전화 이야기가 담긴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쫓아가며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며

평범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남매,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이 되었지만

이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노력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족'을 실감하게 했다.


요이치는 동생 유카리에게

함께 살아가는 공간,

저녁밥 냄새와 고양이의 재롱,

다정하게 묻는 안부와 따스한 저녁밥.

그것만으로도

'내일을 또 살아갈 수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그런 얘기를 함께 나눈 적은 없지만

같은 이유로 서로의 존재로 힘을 얻고

매일을 살아가는 남매의 사랑으로

잊고 있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그리고 당연한 듯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독서였다.


가장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기적인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스스로에게 되묻고 답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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