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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평점 :
※ 본 포스팅은 샘터 물방울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은
시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마주할 수밖에
없는 감정이라고는 하지만,
퍽퍽한 현실 속에서 마냥 해맑게
일명 '긍정 회로'만을 돌릴 수는 없기에
지금의 우리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좀 더 현실적으로 와닿기 마련이다.
그런 마음에 최재천 선생님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빗대어 우리의 절망 어린 시선에
물음표를 다시금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
똑같이 매력적인 두 길을 바라보며
어느 쪽이든 가볼 수 없기에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 해석하기도 하지만
우리 인생 앞에 놓인 여러 갈래의 길 중
이 '가지 않은 미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이를 아쉬움이 아닌 다른 감정으로
마주할 수 있다는 것.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메시지로
마냥 멀게만 느껴지는 희망보다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대해
마냥 유쾌하고 긍정적이지는 않더라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한 발짝씩이라도 앞으로 내디딜 때,
또 다른 결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실용적인 제안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달리는 사람은 없으니,
단번에 명확한 결과를 예측해
큰 목표를 세워 이루려고 하지 말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을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해보는 것만으로도
내 앞에 어떤 길이 나타나거나,
혹은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았을 때
그때부터 앞만 보며 달려도 늦지 않다는
다독임의 메시지는 '이게 맞나'싶어
방황할 수밖에 없는 청춘들에게
위안과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론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최재천 교수가 직접 인생을 살아오며
마주한 삶의 깨달음이기도 하기에
인생 선배의 이 따뜻한 조언은
그 어떤 미래에 대한 희망찬 예견보다
더 마음 깊이 다가왔다.
책을 통해 그는
내 삶에 주어진 최선을 다하기 위해
그는 '행동'의 방법으로 통섭과 독서,
글쓰기와 숙론, 경쟁적 협력,
생태적 삶의 전환 등을 제시한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익숙지 않고 어렵지만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책을 붙들고 씨름하며,
글을 많이 써보고 고치는 습관,
그리고 '누가 옳은가'를 따지는
우리가 아는 토론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숙론을 통해
경쟁과 협력을 조율하며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과 손잡고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는 경쟁 사회 속
타인과 싸워 '살아남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
누군가와 협력하는 법을 잊은 우리 인류에게
경종을 울리는 포인트이기도 했다.
여러 갈래로 나뉜 인생의 길목에서
어느 길이 성공하는 길일까
재고 따진 뒤 나아갈 길을 결정하는
지금까지의 방식은 어쩌면
되려 지레짐작으로 어떤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기에 '희망을 버리는'
삶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따지거나
미리 계산해 포기하기보다는,
때로 어렵고 두려운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절실하게 꿈을 찾아 방황하고 부딪치며
그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직접 경험해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예상했던 그 이상의 결과와 희망으로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의 손 내밂은
판에 박힌 교육과 입시,
희망을 꿈꾸지 않고 쳇바퀴 돌듯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내일과 미래를 바라보
새로운 '인생수업'이자 '희망 수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희망으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나간다면
그런 우리의 매일이 쌓여,
함께 나눈 숙론들이 이 땅에 피어난다면
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샘솟는다.
그동안 해왔던 수많은 공부,
내가 배워왔던 지식을 떠나
이 책을 마주하고 나서야
진짜 삶을 '공부'했다는 생각이 든다.
방탕이 아닌 방황으로,
서로가 숙론하며 공생할 수 있는 미래.
그런 인류가 만들어낼 지구는
더 이상 절망이나 두려움보다는
희망으로 가득 찰 것이라는
믿음을 배울 수 있었던 독서였다.
인간 중심으로 지구를 바라보고
경쟁으로 서로를 지켜봤던 지난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의 시대와 환경,
미래를 마주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
조금은 비관적으로, 혹은 절망으로
'태어난 김에 삽니다'식의 생각을 가진
요즘 세대에게
꼭 한 번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