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 공감부터 설득까지, 진심을 전하는 표현의 기술
정문정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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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쉼 없이 이루어지는 대화 속,
유난히 따뜻하고 다정한 말로 마음을 울리는 사람이 있다.
스스럼없이 대화하되 함부로 선을 넘지 않고,
친절하면서도 정확하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할 때면 나 역시 심도 있게 말을 고르고,
상대방이 그러했듯 배려 있는 태도로 귀 기울이며 집중하게 되는데
이렇게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은 백이면 백,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논리정연하고
빠지는 곳이 없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레 배우고 익히게 되는 말인데도
타인과의 대화는 어렵기 마련인데,
사회생활을 하며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업무 메일 등의
글쓰기는 더욱이 어떻게 써야 할지 망설여질 때가 많다.

이 책은 의사소통의 기본인 말하기와 글쓰기라는 자기표현 방법에 대해,
저자가 10여 년의 직장 생활과 다양한 강의 활동 경험을 통해 깨달은
진심을 전하는 표현의 기술을 담았다.
전작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면서 대처하는 법》과
《더 좋은 곳으로 가자》로 '글쓰기' 재능은 물론,
<세바시> 출연으로 '말하기' 까지 인정받은 정문정 작가의 신작이다.

이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먼저, 1부 〈말은 부드럽게, 글은 선명하게〉에서는
첫 책 출간 이후 강연자로서 그리고 많은 인터뷰를 통해
저자가 깨달은 말과 글의 차이에 대해 정리했다.
말하기에는 공감과 배려가 중요하기에 친절한 표현을 쓰는 것이,
글쓰기에는 논리와 정리에 더 중요한 가치가 있기에
섬세한 표현을 쓰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

2부 〈공감은 영업인처럼, 설득은 과학자처럼〉 에서는
설득과 주장을 잘하기 위해서 배워야 할 말하기 기술을
저자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주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 자신의 말과 글에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자영업자의 마음과
과학자가 가설을 재차 검증하며 이론을 세우듯 개인적인 믿음과
사실의 영역을 혼동하지 않고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과학자의 마음 모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3부 〈분노는 우아하게, 거절은 단호하게〉에서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아하게 말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었다.
우리의 말과 글에는 설득, 거절, 위로와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이 오가기 때문에 이것이 상처가 될 때는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나서일 때가 많으므로,
말과 글을 전달받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정을 거침없이 내뱉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대화할 때
서로에게 공감하고 서로를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게 해야 한다'라는 가르침의 메시지보다 '~게 어떨까요?'의 청유형으로
스스로 자신의 말과 글을 돌아보며 고치게끔 하는 작가의 권유는
다양한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하였기에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책 제목인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사람'의 전제는
내 목소리를 크게 내고자 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의 대화 속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또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고 이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내가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말하기와 글쓰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서로를 존중하는 편안한 소통아래 관계에서 성장이 일어날 때
말하고자 하는 이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좋은 내가 되어, 좋은 네가 오도록'이라는 말처럼
상대의 태도를 탓하기에 앞서 나의 태도를 바꾸고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서로에게 공감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상대의 유쾌하지 않은 말이나 글을 접하면
'이왕에 하는 말(글) 예쁘게 하지' 하고는 똑같이 투덜거리거나
삐딱한 태도로 나가 제대로 된 소통이 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상대에게 내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이 소통과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말을 내뱉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무게감과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다만 말을 잘 하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바람을 넘어
소통하는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까지
생각해보고 익힐 수 있었기에 더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이 될 것 같다.

닮고 싶은 사람의 말과 글을 자주 보고 들으면
간절할수록 미세하게나마 조금씩 닮게 된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의 어여쁜 마음이 담긴 글을 자주 펼쳐보고 또 실행하면서
그녀를 닮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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