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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 -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켜낸 25명 마음 치유 기록
윤주은 지음 / 문예춘추사 / 2024년 4월
평점 :




망상이라는 말은 사전적으로는
'이치에 어그러진 생각' 혹은
'병적 원인에 의해 생기는 객관적으로 불합리한
그릇된 주관적 신념'을 말한다.
간단히 '병적으로 생긴 잘못된 판단이나 확신'을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 망상이라는 말에는
망상장애가 떠오르며 치매나 조현병 같은
정신병적인 문제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말들을 생각해 보자.
안 될까봐, 욕먹을까봐, 비난받을까봐,
아플까봐, 버림받을까봐
아마 이 말들에 해당하는 감정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여기저기 동그라미를 잔뜩 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말들의 감정을 느꼈다면
당신에게 '망상'이 자리하고 있고
마음 한편에 불안이 있는 것이라고
독서 치유 상담사이자 문학 박사인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게 될까봐'로 고민하거나 고통받는 건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나이 든 노인까지 누구나 가진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작은 '까봐'의 시작은
점점 자신을 망상으로 몰고 가 결국에는
상상 속에서 파국으로 가는 결말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고통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생성자는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만든 생각으로, 내가 만든 이야기로
내가 고통스러운 것이다.
습관처럼 '~까봐'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불안으로 내몰게 된 우리,
이 이야기들은 나 스스로가 만든 이야기니까
내가 그 이야기를 깨부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는 독서 치유 상담사로서 만나온
25명의 마음치유 기록을 담아
헛된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을 담았다.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무엇이 불안한지 물으면
막상 대답을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그들이 쉽게 자신의 불안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까봐의 감정을 담은
일명 '까봐 카드'를 만들어낸 것이 시작,
이 카드를 펼쳐놓고
자신의 감정과 동일한 카드를 선별해가며
내담자들은 스스로 가진 불안에 대한
구체적인 형상을 떠올릴 수 있었고,
그 불안의 실상을 마주하고 나니
정작 그 감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거짓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해결책을 내어놓게 된 것이다.
내가 가진 불안이라는 감정의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원인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역동은
정말 신기하기도 했고,
그 불안이 치유되는 사례들을 읽고 나니
'내가 가진 불안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궁금증의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과 내 생각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가운데 두지 못한 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도 한창 입시를 준비하다
수능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내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감보다는
기대했던 부모님을 실망시켰다는 것에
죄책감이 더 크게 들었고
그 실망한 마음을 만회하고
남아있는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행복했느냐고,
내 뜻이었는지, 만족스러웠는지 묻는다면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 같다.
그래서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이 담긴
이 책을 읽으며 내 안에 숨겨져있던
불안의 감정들을 제대로 마주하게 해주어
더 마음 깊이 와닿았다.
나에게 그랬듯,
크든 작든 불안이나 트라우마로 인해
자기주도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꼭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내가 가진 '불안'에서 시작된
망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받아들임'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지금-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에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까봐'하는
걱정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하면서
미래는 '오직 모를 뿐' 단정 짓지 말자 하고,
망상 이야기를 스스로 생성하지 않는
실천을 강조하는 이 책의 치유 방법은
어렵지 않게 시도해 볼 만하다.
요즘은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 건강이 참 중요하다.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가지려 애쓰는
요즘의 현대사회이니 만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 분명
약간씩이라도 누구나 마음에 '~까봐'하는
불안을 안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튼튼한 마음으로 자기주도적인,
그리고 불안하지 않고 안(安) 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오늘부터 내 마음속에 담긴 불안을
평안으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여보면 어떨까 싶다.
익숙하고 쉬이 빠지게 되는 ~까봐에서 벗어나
진짜 내 마음이 이야기하고 원하고,
진짜 나를 마주하는 인생을 사는 내일이
기대가 되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