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은 왜 생겼을까? - 복지 대책의 틈을 채울 7가지 새로운 모색
조영태 외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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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어딜 가든 임산부를 보거나

동네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많이 들렸고

이따금씩 주변 집들에서 아기가 백일을 맞았다며

떡을 돌리기도 하는 등 '출산'은 언제나 항상

우리의 생활과 삶 근처의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 요즘은 상황이 참 다르다.

길에서 임산부를 마주하기도 어렵거니와

아기들을 마주치기도 힘들고

뉴스에서 연일 대도시의 학교에서도

입학생이 없어 폐교하는 일이 있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을 하는 나도

매출이 확연하게 줄어듦을 느낄 정도로

저출산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른 것이다.


엄마 아빠가 한창 어리던 때에는

아이들을 7,8남매씩 낳는 집이 흔했기에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인구정책을 펼칠 만큼

'베이비붐'을 일으키기도 했다는데,

30년 남짓의 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어쩌다 합계출산율 1.0에 못 미치고

지금도 계속 끝없는 추락으로

'국가 소멸'이나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나 싶다.


이 책은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초저출산'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해결을 위한

복지 대책에 대한 7가지 모색 방향을 담았다.


인구학, 진화학, 동물학, 행복 심리학,

임상심리학, 빅데이터 전문가, 역사학 등

다양한 분야의 관점에서 바라본

초저출산의 원인과 사회에 대한 분석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현재'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 다양한 시각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인구 절벽의 위기 앞에 인구학은 둘째 치더라도

진화학이나 동물학, 행복 심리학이

도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가정,

혹은 결혼을 하지 않아 자연스레

비혼과 비출산으로 이어지는 삶이

어째서 그런 학문과 연관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저출산을 바라보는 시각을 들여다보며

단순히 정책을 바꾼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을 분석해야

해결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화학자 장대익

"출산 의욕을 감소시키는 경쟁에 대한

심리적인 밀도를 줄여야 한다."


동물학자 장구

"인간도 대사성 변화(비만)에 의한

생물학적 요인으로 저출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행복과 같은 긍정적 정서와 구성원 간 사회적 신뢰가

결혼과 출산의 필요조건이다."


임상심리학자 허지원

"불행에 몰두하는 감정적 에너지를 줄이고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집합적인 통계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아이를 키울 때 느끼는 무게를 줄여야 한다."


역사학자 주경철

"인구 감소 현상에 적응한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해

새로운 제도와 도덕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인구학자 조영태

"생물학, 심리학, 인구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인구 조절 메커니즘을 고찰한 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갈수록 노령인구는 늘어나고 초저출산으로 인해

노동자 수의 감소나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는 심각하게 언급되고 있다.


나와 같은 청년층만 하더라도

매달 납부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우리가 노년이 되었을 때까지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갈수록 경쟁이 심화된 세상에서

나 하나만 건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아이를 키워내 사회로 내보낸다는

책임감은 성취감이나 기쁨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와

출산이라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


'아이를 낳는 것'이 망설여지는 이유가

그저 나만 생각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이기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분석을 통해 이렇게 받아들이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원인들을 찾아내고

어떻게 해야 이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기대하고 생각하게 할 사회가 될지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는 측면에서도

참 의미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왜 애를 안 낳아' 하고 닦달하고

공연한 위기론을 가진 기성세대가

출산을 망설이는 요즘 사회의

세태와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구조 개선의 의지를 드러낸다면

지금의 초저출산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든다.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본 출산의 의미는 물론,

아이를 낳지 않는 특정 세대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직면한 현대 사회의 현실이라는 것을

강조한 저자들의 의견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실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러다가 나라가 없어지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면서도 결혼과 출산은

나와는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저자들이 제안하는 복지 정책과 사회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된다면 나 역시도 망설일 이유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산'을 망설이거나 고민하지 않는 사회로

멋지게 성장하는 우리나라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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