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만이라도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다루는 작가 마스다 미리.

《수짱의 연애》 를 비롯한 다양한 만화 작품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이자 만화가로 알려진 그녀는
만화를 제외하고는 여행에세이 등의
작품활동을 주로 하는 편이지만,
드물게 장편소설도 집필하곤 했는데
이 책이 그녀가 써낸 두 권의 장편소설 중 하나이다.

사별 후 여유로운 인생의 후반기를 보내고 있는
기요코 이모의 제안으로 불쑥 갑자기
브라질 패키지 여행을 떠나게 된 히나코.

그녀는 이혼 후 혼자 살아가고 있는
언니 야요이의 집에 얹혀
파견직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30대로,

화려하고 뜨겁게 빛나는 브라질에서
마치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에 빠진듯한
느낌에 휩싸여 총 천연색으로 빛나는
새로운 삶의 자극을 받게 된다.

여행을 준비하며 외모가 별로라 관심없던
직장의 영업팀 정규직인 이시오카씨가
'남미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 하나로
그를 새로이 보게 되서는
여행을 계기로 그와 공감을 이뤄 관계를 진전해
인생의 반려자가 되면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하는
소위 '김치국'을 마시기도 하고

같은 패키지에서 알게 된 화과자 가게를 운영하는
기무라 부부의 미혼 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그들 중 하나와 결혼해 기무라 부부의 가업을 물려받아
'젊은 사모님'의 역할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히나코가 함께 살고있는 언니 야요이는
결혼을 이유로 전업주부의 삶을 살다가
이혼으로 인해 경단녀(경력단절 여자)로서
요양보호사 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는데

동생이 여행을 간 동안
평소에는 하지 않을, ‘매일 새로운 일을 하는 룰’을
정해 하나씩 기록해나가기로 하며
그녀 역시 나름대로 일상에서의 일탈을 통해
본인의 삶에 변화를 주는 시간을 갖게 된다.

언니인 야요이 역시 동생 히나코처럼
요양보호사로 방문하는 가정에서 알게 된
아들과의 미래를 잠시나마 떠올린다거나
수영장에서 만나 새로이 알게된
(부자이며 여유있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친구와 함께 일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부장'이라는 직함을 가지며
커리어적으로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그렇게 일탈을 통해 빛나는 장밋빛 인생을
꿈꾸고 상상하던 그녀들은
각각 여행이 끝나고 일명 '현타'로 인해
와장창 다시 조금은 암울한 현실로 돌아온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지만,
능력도 없고 노력할 의지도 없는 그녀들은
여전히 현실에서도 기요코 이모의 유산과 같은
요행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여느 픽션과 달리
마스다 미리의 소설에서는 어림없는 소리이다.
꿈에서 와장창 깨서 현실로 돌아와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녀들의 모습으로
이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과하지 않은 현실적이고 신선한
마스다 미리식 마무리에 피식하고 웃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녀들의 꿈처럼 장밋빛 미래가
현실이 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약간만 일상에서 변화를 주어도
그 일상 속에서 내 모습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그리고 평범한 그녀들의 일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매일을 살아내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많은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기요코 이모는 여행을 통해
내심 자신을 데려가지 싶어 질투가 난 듯한 언니와,
노력하지 않는 히나코,
머릿속으로 계산이 빠삭해 약은듯 싶은 야요이까지
세 여자에게 좋은 자극은 물론
새로운 삶을 스스로 이끌어내는 방법을
일깨워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어떤 의미로든 이 여행을 통해
엄마는 오래된 본가의 주방 리모델링으로
새로운 환경을 만들었고
히나코는 좀더 코드가 맞는 직장을 찾게 되었으며
야요이는 마지못해 하고있다고 생각했던
요양보호사 일에 대한 확신을 다시 얻게 되는 등
각자의 성장을 얻게 되었으니,
다뤄지지 않은 그들의 미래는
좀더 뜨겁고 뜨겁게 빛나는 시간으로
바뀌었으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