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잔의 비밀 - 최후의 만찬과 십자가의 신비를 밝히다
스콧 한 지음, 이형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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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파스카의 완성, 그리고 미사의 신비: 스콧 한의 『네 번째 잔』을 읽고

이번에 가톨릭출판사에서 뜻깊은 도서 선택의 기회를 주셔서,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둘러보며 기쁜 마음으로 책을 골랐습니다.

어떤 책을 접할까 고민하며 여러 작품의 상세 내용을 살펴보던 중, 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책은 바로 스콧 한(Scott Hahn) 교수의 『네 번째 잔』이었습니다. 저자인 스콧 한은 본래 열성적인 장로교 목사였으나, 진리를 향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가톨릭으로 개종한 신학자이자 신앙인입니다. 그의 회심 여정이 담긴 이 책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줍니다.

성미술 작업을 이어가는 저에게 성경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일은 작업의 본질과 직결된 중요한 과업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관념적이거나 심리적인 위로, 혹은 막연한 기도의 영역을 넘어, 신앙의 본질을 관통하는 하나의 지점을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파고들길 원했습니다.

그러던 중 가톨릭 신앙의 핵심인 ‘최후의 만찬’, 곧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를 지내시며 친히 언급하신 ‘잔’의 의미를 깊이 둘러보고, 그 신학적 본질을 충분히 깨닫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이 책은 마치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신 하느님의 선물처럼, 책장을 넘기는 내내 하느님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다시금 체율하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미사의 본질에 대해 깊이 탐구하던 차에 만난 이 책은 전례의 핵심을 명확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오늘날 개신교인들이 가톨릭에 대해 지닌 오해의 지점들이 무엇인지를 짚어줍니다. 오직 ‘성경 중심, 성경 해석 중심’이라는 논리에 머무는 것을 넘어, 성경 속 예수님의 행적과 그분께서 이루신 구원 사업,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이 역사 안에서 펼쳐진 과정을 제대로 바라본다면 지금 가톨릭의 전례가 지닌 참된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개신교의 예배와 가톨릭 미사 사이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차이, 그리고 저자가 왜 가톨릭으로 개종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명확히 수긍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학식 있는 장로교 목사이자 신학교 교수로서 복음주의와 칼뱅주의 신학에 깊이 뿌리내렸던 그가 왜 가톨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는가. 책은 파스카 축제에 숨겨진 ‘네 번째 잔’의 비밀을 풀어내며, 우리를 미사의 거룩한 신비 앞으로 안내합니다.

본래 스콧 한의 생각 안에는 다음과 같은 완고한 전제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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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과 전례를 암시하는 그 어떤 것이든 그저 헛된 반복, 죽은 활동, 혐오스러운 것으로 보며 종교 개혁자들이 그리스도교를 여기에서 해방했다고 여겼다. 전례는 그저 개신교가 잃어버린 이들, 곧 가톨릭과 정교회, 성공회 신자들의 것이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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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성찬례와 파스카의 신비, 그리고 최후의 만찬에서 시작되어 가톨릭 미사 전례로 이어지는 고리를 ‘헛된 반복이자 죽은 활동’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러나 탁월한 언변을 지닌 한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그의 마음에 거룩한 의문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설교자는 십자가상에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 남기신 "다 이루어졌다"라는 말씀을 조명하며 이렇게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무엇을 다 이루셨다고 말씀하신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습니까? 그것이 단지 추상적인 '구원'을 의미한다고만 생각했다면 다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 물음을 기점으로 저자는 예수님께서 완성하고자 하셨던 '그 무엇'의 실체를 찾아 나섰습니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재trace하며 학문적·신학적 탐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그 거룩한 신비를 찾아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관통하는 핵심 주제입니다.

책은 '그 무엇'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구약과 신약의 정교한 통일성, 예형론(Typology), 예수님의 공생애 행적, 공관복음과 요한묵시록의 연결고리, 그리고 파스카 축제의 일정과 해석 방식에 담긴 세밀한 교리적 배경을 명쾌하게 풀어냅니다. 매우 깊이 있는 신학적 내용을 편안하고 다정한 문체로 쉽게 다가오게 하여, 이 거룩한 진리를 이렇게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사실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껏 읽었던 신앙 서적 중 손에 꼽을 만큼, 주위의 수많은 신자분께 기꺼이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자주 접하면서도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계약', '잔', '어린양', 그리고 파스카 축제 동안 네 번에 걸쳐 술을 마시는 유다인의 전례적 행위 등을 심도 있으면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설명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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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에서 기억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상기하는 심리적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그 사건이 재현됨을 의미한다." (p.36)

"희생제사는 오직 어린양의 고기를 먹음으로써 끝맺을 수 있었다. 이는 계약을 새로이 갱신하는 행위였다." (p.37)

"희생제사는 하느님과 그분 백성 사이의 모든 계약을 새로이 하고 확증하는 행위다." (p.46)

"그래서 나는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만약 세례가 계약의 인호라면, 주님의 만찬은 계약을 갱신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라고 적었다. 우리 그리스도인 각자가, 그리고 모든 이가 공동체적으로 하느님의 가족, 그분 백성에 대한 소속감을 재확인하고 견고하게 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말이다."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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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신학적으로 고민하며,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다 이루어졌다"라고 선언하시기 전 마지막 네 번째 잔을 언제, 어떤 맥락에서 드시고 숨을 거두셨는지 그 파스카적 의미를 치밀하게 밝혀냅니다.

그리고 과거 자신이 혐오했던 '죽은 전례'와 '헛된 반복'이 사실은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계약 갱신의 거룩한 현장'이었음을 증명해 보입니다. 예수님께서 완성하신 구원 사업과, 그 남겨진 잔을 받아 모시는 우리가 어떻게 그분의 삶을 이어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달아 가는 과정을 참으로 감동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책의 신학적 흐름을 따라가며, 오늘날 우리 삶 가운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놓여 있던 미사 전례의 진짜 의미와 그 비할 데 없는 거룩함을 새롭게 깨닫고 각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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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장 중요한 책의 핵심 내용들은 책 을 꼼꼼 읽으시며 발견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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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우리에게 지금 일상처럼 펼쳐져 때로 좀 안가면 어때, 가기 귀찮다 , 고해 하기 싫으니 가자..이런 정도로 퇴색되 버린 미사의 의미, 그 감사, 그 깊은 사랑, 그 중요성.. 계약의 갱신...가톨릭전례의 의미를 새로이 하실 계기가 되기 바래 봅니다.

그리고 주변에 기독교 안에 개신교와 가톨릭을 구분하기 힘든 분들, 개신교에 다니며 가톨릭을 이상하게 바라보시는 분들 , 자신의 종교만이 종교인 분들께..전할 수 있길 바래 봅니다. 관계 안에서 종교로 멀어져 계신 분들께도..

도움이 되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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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분의 사랑안에 우리가 이 은총안에 머물러 있음을 오늘도 기억하며!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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