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딸 셋 집안의 샌드위치 속이다. 그녀의 아동기는 다른 이들과 같이 엄마에 의해 보살핌을 받았지만 그녀의 청소년기는 아빠에 의해 성장했다. 그래서 그녀의 정신적 지주는 아빠이며 엄마는 현재에 같이 있어도 언제나 추억 속의 인물이다.

그녀의 아빠는 내가 아는 어른 중 아주 대단한 편에 속하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맡은 바를 철두철미하게 해내는 점에서 인간적이지 않고 술과 소수의 사람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인간적이며 집안 더러운 꼴 못보고 분리수거는 직접 한다는 점에서 전업주부적이고 회사에서 중역을 맡고있다는 점에서 능력있는 가장이다.

그녀의 아빠는 딸들과 함께 음식점에 가도 코푼 휴지, 입닦은 휴지는 자기 주머니에 쑤셔넣는 남자다. 저들은 음식을 서빙하는 사람이지 나의 분비물을 처리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논리다. 또한 그녀의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지하철 쩍벌남이며 그렇기 때문에 항상 무릎을 다소곳이 모으고 앉는다.

그녀는 아빠의 이런 행동들을 보며 자라왔기 때문에 나이가 차서 사회에 던져졌을 때 아빠 또래의 다른 남성들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다른 아빠들도 나의 아빠같으려니 예상했던 것이지만 어림 반푼어치다. 그래도 그들은 남이니까 그런가보다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 중 한 사람과 가족이 되었다. 시아버지라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그녀의 시아버지는 딸과 아들을 두었다는 것 빼고는 그녀의 아빠와 다를 것없는 평범한 보통의 아버지였지만 그녀에게 보통이란 그녀의 아빠였다. 그래서 그녀는 아직도 보통이라는 것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 배움의 과정은 부정적 놀라움의 연속이며 상처가 생기고 말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너무 좋은 아빠를 가져도 이토록 힘든 것이다. 너무 좋은 것을 가지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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